올 상반기를 마무리 지을 대작 타이틀 ‘블레이드앤소울’이 6월 30일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블레이드앤소울’은 서비스 시작부터 20만 명 이상의 유저가 몰려 성공 가능성을 점쳤는데 유료화 서비스 이후가 큰 관건이 될 전망이다.
문제는 정식 서비스 시작과 함께 요금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한 점이다. 현재 ‘블레이드앤소울’은 타 정액제 게임보다 다소 높은 2만 3천 원 대의 가격으로 책정된 상태다. 여기에 부가세까지 포함되면 2만 5천 원이 넘게 된다. 유저들은 정식 서비스 시작부터 가격이 너무 비싸다며 엔씨소프트를 향해 성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기서 생각해 볼 문제는 과연 합리적인 온라인 게임 서비스 요금은 어느 정도인가 하는 점이다. 최근에는 부분유료화 게임이 많기 때문에 정액제 요금의 경우 비교 대상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인데, 유저들은 여전히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정한 2만 원 이하의 가격이 가장 적당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액제 요금은 온라인 게임 서비스 초장기부터 확고한 자리를 잡고 있었던 수익 모델이었다. 일정 금액을 내면 한 달 동안 얼마든지 게임을 즐기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에 유저들에게는 가장 적절한 수익 모델로 평가 받았다.
정액제 요금이 쉽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과거 게임들이 게임을 사용한 만큼 요금을 내는 종량제 요금 방식을 채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종량제 요금 방식은 게임을 한 만큼 요금을 내는 방식으로 머드, 머그 게임들에 채용된 바 있다. 하지만 종량제의 경우 게임 플레이 시간이 늘어날수록 유저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단점이 있다.
결국 이러한 점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유저들을 잡아 두기 위해서 정액제 요금 방식이 마련됐고, 유저들은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정액제 요금 방식은 서서히 자취를 감췄다. 바로 부분유료화 방식이 온라인 게임 시장에 채택됐기 때문이다. 게임은 무료로 서비스하되 게임 외 아이템을 판매하는 방식인 부분유료화 요금제는 도입 초기에는 유저들의 큰 반발에 부딪혔지만 대부분의 게임사가 채용함에 따라 유저들도 이를 받아들이고 소비하는 형태로 변화했다.
현재는 아이템에 의존하는 과도한 부분유료화 정책도 존재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발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개발사들은 게임 내 밸런스를 해치지 않는 방향에서 아이템을 제공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게임사들은 수익을 벌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유저들의 구미가 당기는 아이템을 게임에 적용시킬 수밖에 없다.
항상 이런 부분을 지적받는 부분유료화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결국 일각에서는 과거 정액제 요금 시절이 더 나았다고 토로하지만 이도 일정 요금 이상이 넘어가게 되면 너무 비싼 요금을 유저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결국 게임사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온라인 게임 서비스도 어디까지나 자신의 상품을 구매자에게 판매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각 퍼블리셔 및 게임사의 경우 정액제 요금 및 아이템 가격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약간의 차이일 뿐 대부분 거의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는 점을 알 수 있다.
결국 정액제 요금 역시 대부분에 맞게 책정되기 마련인데, 최근 ‘블레이드앤소울’은 이러한 관례를 깨고 유저들 사이에서 기본요금이라고 보는 2만 원 대를 넘긴 상태다. 하지만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은 모든 상품이 다 동일한 가격을 책정할 필요는 없다. 물론 너무 과도하게 가격을 책정하면 분명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적정 수준에서 가격이 설정된다면 크게 문제될 것은 아니다.
하다못해 군것질할 때 먹게 되는 과자도 제품별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그 중에는 저렴한 제품도 있지만 아주 비싼 제품도 존재하는 등 제조업체가 책정하기 나름이다. 물론 비싼 제품은 그만큼 값어치를 충분히 해야 구매자들도 충분히 납득할 것이다.
‘블레이드앤소울’의 가격 책정도 이러한 맥락에서 접근해야 옳을 것이다. 과연 가격에 맞게 충분한 서비스를 유저들에게 제공했는가를 따져봐야 할 것이다. 만약 충분한 값어치를 했다면 이에 대한 불만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 반대로 충분한 서비스를 하지 못했다면 유저들의 따끔한 질타를 받아야 한다.
문제는 아직 충분한 서비스가 되었는지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점이다.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으로 정식 서비스까지 과연 충분한 검증이 되었는가는 분명히 생각해 볼 문제다.
냉정하게 따지고 보면 엔씨소프트가 굳이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정책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 어디까지나 기업을 수익이 있어야 하고 그래야 양질의 서비스도, 기업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무턱대고 저렴함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현재 ‘블레이드앤소울’의 요금제를 옹호하는 유저들의 의견 중 하나는 ‘물가 상승에 따른 개발 비용 상승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꼽는다. 과거와 달리 개발 비용이 상당히 상승한 부분은 비단 국내 게임사뿐만이 아니라 해외 게임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결국 그에 따른 반동으로 해외 게임사들도 오랜 시간 지속해온 프로젝트를 파기하는 등의 행보가 속속 포착되고 있다.
반대의 입장에서는 시장 상황에 비교해 2만 원 이하가 가장 적당한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혼자 가격을 높여 가격 상승을 부추긴다고 주장한다. 수익은 늘지 않는 상황에서 여가비까지 늘어나게 될 경우 부담이 너무 크다는 뜻이다.
게임사 입장에서 요금제로 승부를 보기 위해서는 유저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서 수익까지 함께 얻을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한다. 무턱대고 가격을 올렸을 경우 유저들을 떠나는 건 시간문제다. 어디까지나 적정 수준을 찾아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블레이드앤소울’의 가격도 이러한 점을 충분히 고려했을 것이다. 아니라면 더 높은 가격을 불러도 이상하지 않다. 2만 원 이하의 가격은 이미 수년전에 책정된 금액이다. 현재의 물가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번 ‘블레이드앤소울’의 가격 책정은 새로운 기준점을 만들 수 있을지 시험하는 장이 될 전망이다. ‘블레이드앤소울’이 정식 서비스 이후에도 승승장구를 거듭한다면 이는 유저들이 2만 3천 원이라는 가격에 납득을 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그 반대라면 분명 시기상조라는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유저들이 현재의 가격을 납득하지 못한다면 결국 이 이상의 가격을 받아들이기에는 유저들의 준비가 덜 되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이제 남은 것은 유저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 가에 달렸다. 이미 엔씨소프트는 주사위를 던졌다. 이 주사위를 유저들이 받아들지 아니면 부술지는 앞으로 다가올 시간이 가려줄 것이다.
겜툰FOCUS/겜툰특집
정액제 요금 논란, 선택의 시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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