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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때 아닌 보릿고개, ‘호황 속 불황’언제까지?

작성자 :	등록일 : 2012-08-07 오후 5:42:24

게임업계가 때 아닌 보릿고개를 넘기고 있다. 블록버스터 대작들이 시장 상위권에 안착하며 폭발적인 흥행이 이루어지고 유저들에게 새로이 개편된 시장의 가능성을 보이는 등 뜨거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지만 시장의 ‘흥행’, 그리고 분위기와는 달리 업계 불황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하반기가 시작됨과 동시에 2012년 2분기 실적 발표가 임박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 따르면 게임업계 2분기 실적이 극히 일부 업체들을 제외한 대다수의 업체들이 좋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새로이 흥행에 성공하며 업계 필두에 선 외산 게임들에 대해 직격탄을 맞은 여파로 보이고 있다.

특히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상위 업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들이 타격을 입고 전반적인 부진을 겪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다시 한 번 부익부 빈익빈 현상에 대한 우려가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업체 간 경쟁이 사라지면서 게임업체들 뿐만 아니라 관련 업종까지 때 아닌 보릿고개를 맞이하는 모양새가 되며 시장의 뜨거운 반응과는 달리 업계의 힘겨운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8월을 맞이해 업계 상장사들을 필두로 2012년 2분기 실적 발표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게임업계의 압도적 1위 업체인 넥슨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울상을 짓고 있는 모양새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와 함께 상위권 업체들은 실적뿐만 아니라 잠재적 악재까지 겹치는 등 좋지 않은 분위기를 맞이하고 턴어라운드를 기대할 만한 부분도 보이지 않아 힘겨워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넥슨에 최대주주 지위를 넘긴 엔씨소프트는 1분기 실적에 이어서 이번 2분기 실적도 좋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차기 주력작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앤소)’를 런칭했고 성공적으로 상용화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들었지만 상당한 수준의 마케팅 비용이 지출되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하락한 수준으로 집계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영업이익은 50억∼100억 원 수준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이 많다.

물론 ‘블앤소’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집계되는 3분기에는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지만, 부정적 분석도 적지 않다. 경쟁작 ‘디아블로3’의 급격한 하락으로 ‘아이온’의 뒤를 이어 국내 시장 독주채비를 갖출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안정적인 점유율을 바탕으로 다시금 반등에 성공한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이 도리어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여기에 ’블앤소‘와 다수의 블록버스터 게임들의 런칭으로 타겪을 받은 기존 주력작인 ’아이온‘에 가해진 타격도 적지 않아 앞으로의 전망을 낙관하기는 힘들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업계 한 전문가는 “’블앤소‘로 인해 엔씨소프트가 장기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중국 시장 진출 성공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 중국에서 여전히 강력한 매출을 담보해 주는 넥슨의 메인타이틀들로 인해 여전히 넥슨은 불황과는 상관 없는 매출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울한 분위기는 엔씨소프트뿐만이 아니다. 2012년 들어 이렇다 할 신작을 발표하지 않은 NHN한게임은 정욱 대표 대행 체제가 막을 내린 이후 기존에 시행되고 있던 사업들을 정리하는 등 내부 단속에 당분간 힘을 쏟고 있는 모양새다. 모바일 게임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는 있지만 기존 모바일 게임 강자들의 시장에 막혀 여의치 않은 모습. 상반기의 마이너스 성장을 상쇄할 동력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평가가 많다.

당장의 실적 하락폭은 크지 않지만 잠재적 위험 요소 때문에 위기설이 끊이지 않는 네오위즈게임도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울상’이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피파온라인2’와 ‘크로스파이어’에 대한 이슈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네오위즈게임즈의 주식은 이미 2만 원 대로 급락한 상태다. 주식관련 애널리스트들은 네오위즈게임즈에 대해 “2분기 실적 하락폭은 크지 않지만 잠재 불안요소가 큰 만큼 주가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내보이고 있다.

업계 허리인 중견급 게임사들의 실적도 만족스럽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CJ E&M은 전반기 야심차게 런칭한 ‘리프트’가 ‘디아블로3’에 직격탄을 맞아 좌초됐으며, 이로 인해 ‘서든어택’의 공동 퍼블리싱으로 인한 매출 감소액을 메우지 못했다. 모바일 게임에 사횔을 걸고 있는 위메이드 또한 제휴를 맺으며 화제를 모았던 카카오 게임센터의 런칭이 늦어지며 타격을 입었다. 여전히 중국 측에서 발생하고 있는 매출이 기대를 받고 있지만, 주력작인 미르의 전설3의 매출은 소폭 감소하고 마케팅 비용은 증가하고 있어 전망은 밝지 않다.

이에 반해 압도적 업계 1위인 넥슨은 이렇다 할 신작 활동 없이도 양호한 매출로 외산 게임 직격탄을 피한 것으로 보이고 있다.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측 매출이 여전히 꾸준히 시장에서 결과를 내고 있고 블록버스터 대작들의 런칭 여파도 크지 않아 1분기 매출과 크지 않은 수준의 양호한 실적이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엔씨소프트의 지분 인수라는 변수가 있지만 영업이익 자체는 좋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넥슨은 지난 1분기에서 글로벌 매출액이 4300억 원을 넘어서고 영업이익도 2400억 원을 웃도는 양호한 성적을 거두며 연 매출 1조 5000억 원 시대를 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하반기에 기대를 받고 있는 현재의 시장 상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굳어지면서 하반기 기대할 수 있는 반등 요인이 없다는 것에 있다. 업체별로 하반기 시장에서 신작을 준비하고 있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

‘블앤소’의 중국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는 엔씨소프트는 현재 ‘리니지’의 모바일 버전을 연내 출시하는 7것을 목표로 개발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둘 모두 물음표가 떨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시장에서 성공을 경험한 넥슨과 함께 중국 시장 성공을 도모하고 있다는 것은 다행인 상황.

NHN한게임은 ‘위닝일레븐 온라인’을 준비 중에 있고 CJ E&M은 ‘마계촌 온라인’, ‘하운즈’를, 엠게임은 ‘열혈강호 온라인2’를 준비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유저들을 틀어쥐고 있는 현 시장 체제를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따라다니고 있다. 특히 ‘블앤소’와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LOL'은 ’디아블로3‘의 등장에 점유율이 하락했지만 ’디아블로3‘의 급격한 하락세에 다시 유저들이 급격하게 돌아오는 모습을 보이는 저력을 발휘해 중하위권 게임들에 적지 않은 타격이 되고 있다.

△ 후반기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아키에이지’. 그러나 ‘디아블로3’몰락의 최대의 수혜자가 된 굳건한 점유율의 'LOL'과 ‘블앤소’에 이어 시장에 안착하는 과정은 중견 게임사들이나 중위권 게임사들의 주력작들의 점유율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막바지에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가 하반기 시장을 뒤흔들 대작 게임으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중하위권 게임들에 큰 타격을 주고 상위권에 랭크된다면 업계의 ‘허리’는 그만큼 얇아지게 된다. 오히려 넥슨이 ‘피파온라인3’를 내놓는다고 발표해 스포츠 캐주얼 게임까지 넘보고 있어 시장 장악력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전체적으로 중견 게임사들은 물론 넥슨을 제외한 기존 ‘4N'에 속해 있던 업체들의 신작에 대한 기대감이 사그라지면서 하반기를 거치면서 업계의 빈익빈 부익부가 더욱 강하게 두드러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절대강자인 넥슨과 외산 게임으로 시장 점유율을 놓지 않고 있는 ’LOL'과 경쟁을 할 수 있는 업체와 콘텐츠가 대두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전반적인 독주 체제가 굳어지면서 관련 마케팅과 프로모션 등도 현저하게 줄어들며 업계는 물론 관련 산업의 때 아닌 보릿고개도 골이 깊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더욱이 중견 게임사들이 실적 부진과 신작에 대한 기대감이 사그라지면서 프로젝트 해체와 구조조정도 있을 가능성도 없지 않아 시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전문가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의 대두가 시급하다”라며 “하지만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주력 신작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고 있어 안타까운 것이 사실”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겜툰 송경민 기자
songkm77@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