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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중복규제’업계 반발……신정부, 게임 산업 포기?

작성자 :	등록일 : 2013-01-14 오후 2:34:20

2013년 시장을 앞두고 발의된 강제 규제로 기습 발의로 인해 업계가 패닉에 빠진 가운데, 이번에는 업계 안팎에서 즉각적인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서는 2013년에는 그 동안 규제에 신음했던 업계의 진흥이 기대가 되었지만 새 정부 체제가 공식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등장한 과도한 논란읜 규제는 업계를 실의에 빠지게 하고 있다.

특히 업계를 이끌어 나가는 업체들이 국내 게임 시장의 중흥과 IT산업의 발전 등 소프트웨어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강조했던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에 맞춰 게임 산업 규제 완화와 지원정책을 기대했던 업계는 ‘뒤통수를 맞았다’며 분노를 터뜨리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기대와 달리 연일 쏟아지는 게임 산업 규제정책에 업계의 반발 움직임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전과는 달리 업계를 이끌어나가고 있는 업체들이 집단적인 반발이 거세질 전망이라 향후 귀추를 주목케 하고 있다.

지난 8일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 17인으로 구성된 의원인단은 ▲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안과 ▲ 인터넷게임중독 치유지원에 관한 법률안 2종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1년 넘게 시행되고 있지만 실효성 논란을 일으켰던 셧다운제를 확대 강화하고, 또 게임업계에 강제 기금을 징수케 하는 강제적 규제 법안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순이익에 해당되는 영업이익이 아닌, 국내에서 게임 사업을 하고 있는 게임업체들은 예외 없이 전부 총 매출의 1%를 강제적으로 징수해 게임중독 기금을 마련하겠다는 법안을 담고 있어 국내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업체들을 반발하게 만들고 있다.

새해 시장이 시작됨과 동시에 기습적으로 상정된 강제적인 추가 확대된 규제안을 맞이한 게임업계는 이전과는 달리 즉각적인 반발 의사를 내보이고 있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남궁훈 대표는 11일 개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일련의 규제책과 관련해 위메이드의 지스타 참가 거부 의사를 표명해 강력한 반발 의사를 내비쳤다. 남궁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이번 법안이 향후 어떻게 진행되는지와 상관없이 법안 상정 자체에 항의하는 의미로 지스타 불참을 결의했다"며 "심지어 해운대 지역구 의원까지 본 법안 상정에 참여한 참담한 상황 속에 지스타에 참가한다는 것은 스스로의 자존감이 허락하지 않는다”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규제책을 발의한 17인의 친박계 의원 중 부산지역구 의원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것에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 것이다.

이어서 남궁 대표는 "2013년 지스타 행사 자체를 원천 진행하지 않을 것을 공개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부산에 거주하고 있는 게이머들 또한 “국내 최고의 게임 축제인 지스타가 개최되는 지역의 지역구 의원이 게임 시장을 죽이려는 법안에 이름을 올린 것이 말이나 되느냐”며 각종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 남궁 대표는 이례적으로 즉각적인 반발 의사를 냈다. 메이저 업체 수장이 업계 규제에 대해 회사 차원의 대응을 공식적으로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그 만큼 업계의 불만이 쌓였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근년 들어 게임업계를 둘러싼 각종 규제책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게임업체 수장이 즉각적으로 반발 의사와 함께 게임 시장 공식 행사에 보이콧 의사를 보인 것은 처음이다. 또한 이와 같은 남궁 대표의 의견에 업계 관계자들과 대표들은 남궁 대표를 지지하고 있어 업계 전체가 강제적인 규제에 단체 대응을 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 또한 즉각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는 것을 들어 “맹목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연쇄적인 규제에 대한 반발심이 그만큼 쌓여 왔다는 뜻”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특히 남궁 대표의 공식적인 ‘지스타 보이콧’발언을 시작으로 처음으로 국내 업계가 단체적인 대응에 나설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무엇보다 게임업체로부터 연매출 1% 이하의 부담금을 부과·징수할 수 있도록 한다는 법안은 이미 2011년 발의를 시도했다 자동 폐기된 것을 다시 들고 나와 업계의 반발심을 자극하고 있다. 강제 기금 징수는 2011년 초 여성가족부 토론회를 통해 “게임을 하면 짐승이 된다”라는 근거 없는 악의적인 발언을 위시해 2000억~4000억 원까지 게임업계에서 강제 기금을 걷어야 한다는 주장에서 시작됐지만, 이후 18대 국회에서 법안 추진 도중 논란을 일으켜 자동적으로 폐기된 바 있다. 그만큼 현실성 없고 공감을 얻어내지 못하는 법안을 다시금 추진하겠다고 나선 것은 게임 시장 배척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김성곤 한국게임산업협회 사무국장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2011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게임 부담금 관련 공청화를 두 번이나 연기하다 결국 열지 못했다”며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은 법안을 발의하려 나선다는 것은 시장을 없애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 정부가 강제 기금을 걷기 위해서는 산업의 유해성을 입증해야 하지만, 정부가 이를 위한 유해성 입증은 하지 못하고 있다. 인과관계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기금을 강제 출원한다는 것에 업계의 분통을 사고 있는 것이다. 경마, 파친코 등 도박 산업에 부과하는 기금도 매출의 0.3%가량인데 게임 산업에 매출의 1%를 부과한다는 것은 지나치다는 의견 또한 시장의 시름을 더하고 있다.

지속적인 규제 속에 파묻힌 업계에 과도한 규제를 포함한 추가적인 규제책이 발의되었다는 것 자체도 자체지만, 무엇보다 게임 산업과 문화콘텐츠 산업 진흥의 필두로 게임 산업을 내세웠던 박근혜 당선자의 공약과는 달리 업계를 옭죄는 법안이 새 정부가 시작되기도 전에 친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기습 상정이 되었다는 사실이 업계의 분노를 사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문화공약으로 '5대 글로벌 킬러콘텐츠 집중 육성‘을 내세웠다. `문화가 있는 삶' 공약에서 총 5개의 육성 콘텐츠 중 필두를 게임으로 내세웠다. 당시 평론가들은 “문화콘텐츠 수출액이 48억 달러 가량인데, 게임이 이 중 27억 달러를 차지하는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평균(11.6%)를 웃도는 17.2%를 자랑한 만큼 박 당선인의 공약으로 당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당선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청년특위 위원으로 윤상규 네오위즈게임즈 대표를 임명해 게임 산업 진흥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게 했다. 게임업계 관련인사가 인수위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보수 경향을 지닌 정부에 대한 우려는 여지없이 ‘젊은 산업’의 규제로 불거져 나와 업계의 분통을 사고 있다. 남궁훈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진정 청소년 과몰입을 막는 것에 관심이 있는 것인지 매출 1%에 관심이 있는 것인지 명확히 해달라"며 "청소년 문제를 외면하겠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게임을 '암'적인 존재로만 취급하는 것이 문제"라며 "게임사들을 적으로 규정하고 배척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게임사와 함께 합리적으로 해법을 찾아가면 청소년 과몰입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이 나올 것으로 본다"며 전향적 자세를 주문했다. 하지만 업계는 대부분 “뒤통수를 맞았다”라며 분통해 하는 분위기다.

△ 이번 발의된 법안만큼 강력한 케이스가 없는 만큼 업계는 게임산업협회를 중심으로 하는 단체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13년 게임 시장을 둘러싼 우울한 소식들은 이 뿐만이 아니다. 게임과몰입을 이유로 이미 여성가족부의 강제적 셧다운제, 문화체육관광부의 게임시간선택제 등이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는 1월 중으로 고스톱과 포커류 게임에 대한 강력한 규제안이 시행된다. 또, 2013년 게임 산업 육성 예산은 이미 10%가 감소됐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013년 예산안 가운데 게임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 예산이 217억 5천 200만원에서 195억 5천 200만원으로 약 22억 원 삭감되어 10%가량 축소된 상황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게임 진흥예산은 200억 원이 안 되는데 국내 온라인게임사 매출 4조원의 1%인 400억 원을 기금으로 낸다는 것은 산업을 성장시키겠다는 의지가 없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새 정부인 ‘박근혜 정부’가 국내 게임 산업을 포기하고 사회적 문제의 원인이 되는 ‘문제아’로 낙인을 찍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일련의 규제책을 발의한 의원단의 전문성이 결여된 것으로 알려져 맹목적인 업계 죽이기를 위한 법안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해당 법안을 발의한 17명의 의원들 중 게임 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공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 소속 의원은 2명뿐이다. 청소년을 담당하는 여성가족위원회 소속은 없으며,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의원 또한 한명 뿐이다. 이 4명을 제외한 의원들은 게임 산업과 전혀 관련이 없는 상임의 소속으로 드러났다.

만약 해당 법안이 정식으로 발의될 경우 업계는 발전 가능성이 전무한 시장으로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해외 게임 이용이 크게 늘면서 국내 게임업체가 역차별을 받게 되고, 국내 시장은 완전히 붕괴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강제적 규제로 점철되어 있는 국내 시장에 해외 유수의 콘텐츠가 유입될 가능성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이고 있다. 또, 최근 급속도로 새로운 가능성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스마트폰 게임 시장 또한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이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중소기업 규모군으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는 게임업체들은 무조건적인 게임기금 출원에 큰 부담을 갖게 된다”며 “산업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중소규모 업체들의 고전은 불 보듯 뻔하다. 그렇게 된다면 국내 업계의 대대적인 위축은 물론, 청년 실업과 일자리 창출에 큰 영향을 미친 국내 게임 산업은 유망 직종에서 밀려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법안을 발의한 손인춘 의원 측은 “법안의 포커스는 규제가 아닌 게임중독 예방과 청소년 보호다”며 “아직 발의 단계이고 이달 말께 공청회 등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성이 결여되고 공감을 얻지 못하는 법안에 대한 진정성은 끊임없이 의심을 받고 있다.

신년 벽두부터 이전보다 더욱 심화된 규제책을 맞닥뜨리게 된 게임 시장. 새로운 정부가 공약과는 달리 게임 업계 중흥 의지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국내 게임업계의 단체적인 대응책이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겜툰 송경민 기자
songkm77@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