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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게임위, ‘사라져야 vs 존속’논란 마침표는?

작성자 :	등록일 : 2013-01-28 오후 5:48:04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의 파행 운영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한시적이었던 국고 지원이 중단된 상황에서 예정대로 민간 이양이 진행되지 못하면서 파행 운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게임위의 존속 여부가 이참에 결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22일 게임위는 조직 존폐를 포함한 게임법 개정안이 각계부처의 난색으로 인해 국회 본회의 통과를 이루지 못하면서 직원 93명의 급여 1월 분과 운영비 4억 5천만 원을 지급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는 주무부처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11월 운영 예산 편성을 실시하며 54억 800만원의 게임위 운영 예산 편성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국회에서는 게임위가 게임 심의 업무를 민간기관에 이양하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것을 이유로 예산 편성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게임위의 파행 운영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임시로 설립된 게임위의 존폐 여부를 이참에 결정지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아케이드 게임업계에서는 “게임위가 존속을 위한 거짓주장을 펼치고 있다”라고 팽팽히 맞서고 있어, 게임업계 또한 게임위 논란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게임위의 무임금 파행 사태가 빚어지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게임물등급 심의에 대한 업무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행법상 신작 온라인 게임은 물론, 기존 게임들의 업데이트 등은 모두 게임위의 등급분류를 받아야만 시장에 출시를 할 수 있다. 게임위의 업무 파행 기간이 이어질수록 등급분류 심사에 대한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당장 시장에 출시되는 게임들에 대한 등급분류 업무가 지연되는 것은 게임업계 입장에서는 치명적인 문제다.

이 때문에 게임위는 백방으로 국고를 보조받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며, 파행 운영을 막기 위한 국회와 정부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는 게임위를 사후관리 기관으로 바꾸는 게임법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했다. 그러나 게임위 폐지를 주장하는 전병헌 의원의 반발로 인해 국회통과는 되지 않았다. 또 민간이양 약속이 이행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문방위의 예산심사소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운영예산 전액 삭감이 결정되면서 국고지원이 끊긴 상황이다.

이에 게임위는 국고지원을 대체하기 위해 게임물 등급분류 수수료를 100%가까이 인상하는 ‘게임물등급위원회 등급분류 심의 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지만 실제 입법까지는 이루어내지 못했다. `물가안정'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기획재정부가 100% 인상에 난색을 표했기 때문이다.

△ 게임위의 운영이 로비와 비리 등으로 얼룩져 있다며 강력하게 게임위 폐지를 주장해 온 전병헌 의원. 지난 2012년 국정감사에서는 게임위가 특정업체의 로비를 받고 심의를 내주고 있다는 녹취록을 공개해 게임위 폐지에 대한 법안을 마련했다.

마지막으로 게임위와 문화부는 아케이드게임 상품권발행업체로부터 추가 수수료를 지급받아 마련된 기금으로 운영자금을 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아케이드게임업계의 강력한 반발로 이 또한 무산됐다.

문제는 이런 파행 운영되는 상황으로 인해 게임위 기능이 사실상 정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당장의 해결책이 제시될 수 있는 것은 1월 예정된 임시국회에서 긴급예산 투입을 기대해 보는 것이지만 임시국회 일정도 여야 합의가 무산되면서 이 또한 기대할 수 없게 됐다.

현재 이 같은 상황을 생존권 위협의 문제로 인식한 게임위 직원들은 노조 결성의 움직임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임금 체불이 장기화되고 이에 따른 내부 반발이 불거질 경우 게임위 기능 정지라는 초유의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예산 공백으로 인한 무임금 노동 상태가 지속될 경우 게임 심의와 행정, 사후 관리 등 관련 업무 중단이 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며 게임위 파행 운영으로 인한 문제가 부각될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당장 게임위의 업무가 파행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게임물 등급 업무에 대한 공백으로 인해 피해가 양산될 수 있다는 점에 걱정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 이에 따라 업계는 2월 5일 예정된 한국콘텐츠진흥원 운영위원회 결정에 따라 게임위 긴급 에산 투입이 결정될지에 대해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아케이드게임업계 등 일각에서는 게임위에 대한 존폐가 이번 참에 확실하게 결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2006년 중반 ‘바다이야기 사태’로 인해 만들어 진 임시 기관이 그 동안 업계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부작용을 낳았던 만큼 약속된 게임위 폐지와 민간심의 이양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게임위는 2005년 민간에서 게임을 전문적으로 등급분류가 필요하다는 목적으로 설립준비가 진행되다 2006년 중반 ‘바다이야기 사태’로 인해 급작스럽게 정부주도 하에 설립된 임시 기관이다. 정부는 사행성 게임물 악영향에 대한 방지를 위해 게임위를 설립했고 이 아래에서 현재까지 게임물등급을 심사해오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이고 전문적이지 못한 심의와 과도한 심의료 요구, 심의를 둘러싼 부정부패와 뇌물수수 혐의 등 잇달아 문제가 터져 나오며 업계의 불만을 사 왔다. 특히 임시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게임업계를 쥐락펴락하는 기관으로 군림한다는 비난을 받아 폐지와 민간심의 이양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 아케이드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는 최근 게임위가 직원들의 임금 체불 등을 빌미로 다시 한 번 게임위 존속을 도모하고 있다며 강력한 비판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이에 게임위는 지난 7년 동안 민간이양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민간이양을 3차례나 지연했으며, 민간심의 이양 분위기가 고조되던 지난 2011년에는 지속적으로 게임위 폐지를 주장하던 전병헌 의원에게 최광식 문화부장관이 2012년 1년만 더 연장해준다면 반드시 민간이양을 시키겠다고 약속을 했지만, 이 또한 이루어지지 않은 채 2012년을 보내게 됐다. 업계에서 “문화부가 약속을 저버리고 게임위를 영구 존속시킬 방안을 찾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민간이양을 준비하고 게임위 폐지 법안을 마련한 전병헌 의원과 마찰이 빚어져 국회 2개 법안이 충돌한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이 된 만큼 당초 약속대로 게임위가 민간이양 절차를 밟고, 이로 인한 업무 공백을 인수인게 기간 동안 자금지원을 받아 운영비 부족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케이드 게임업계는 “하지만 현재 게임위가 영구존속하려는 욕심을 부리고 있기 때문에 입법기관과의 마찰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90여명의 직원의 급여를 못 주고 있음에도 게임위와 문화부는 게임위 직원 급여를 볼모로 자신들의 의지대로 게임위를 영구존속 시켜달라고 온 국민들에게 압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게임위 측은 아케이드게임업계 등에 대한 지적에 법적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또한 게임위 운영에 대한 공백이 예상되는 만큼 국회와 정부의 조속한 결단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위 전창준 정책지원부장은 "아무리 봉사를 앞세운 조직이지만 정부가 임금 체불까지 할 줄 몰랐다"면서 "이곳 게임위 사무실도 전기료와 전화비 등 공공요금을 제때 내지 않아 연체료를 낼 판"이라고 밝혔다. 또 "파행이 계속되는 한 임금체불사태는 당분간 계속될 수도 있다"며 "게임 심의업무의 혼란과 부작용을 줄이려면 국회가 빨리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여전히 게임위가 약속된 민간이양 등에 대한 계획을 밝히지 않은 채 업무 파행을 빌미로 게임위를 존속시키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강하게 질타하고 있어 게임위 파행 운영을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겜툰 송경민 기자
songkm77@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