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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다시 등장한 규제, 이번엔 ‘마약=게임 법적 지정’

작성자 :	등록일 : 2013-05-06 오전 10:40:23

잠잠할 만하니 다시 등장했다. 온라인을 포함한 모든 인터넷 게임물을 알코올과 도박 등 중독성이 높은 물질들과 동일시 해 관리해야 하는 법안을 마련하려는 또 다른 규제법이 등장한 것이다.

지난달 30일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은 인터넷게임을 포함해 알코올, 도박, 마약 등의 중독 예방·치료와 중독 폐해 방지 및 완화를 총괄하는 '국가중독관리위원회'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중독 예방·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을 대표 발의했다.

중독 및 중독폐해는 다양한 사회, 경제, 문화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범정부 차원의 통합적 관리체계가 필요하다는 것. 이를 위해 국무총리 소속의 국가중독관리위원회를 두도록 하는 법안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의 추가적 규제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특히 현존하는 거의 모든 게임물을 국가차원의 중독관리 범주에 넣자는 것을 넘어서 마약 등 심각한 범죄적 중독 요소들과 함께 공통분모로 삼는다는 것에 업계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은 해당 내용을 골자로 하는 '중독 예방 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의 발의 이유는 4대 중독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인구 약 5천만 명 가운데 333만 명이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중독자로 추정되고 있으며, 문제의 해결을 위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범정부차원의 통합적 관리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 의원은 제안 이유에 대해 “중독폐해로 인해 다양한 사회, 경제, 문화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중독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범정부차원의 통합적 관리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을 통해 신의원은 4대 중독 문제에 대한 관리 업무가 여러 부처에 분산되어 있고, 부처간 협력 체계가 미비하기 때문에 통합적으로 대처해 이를 대응하기 위한 체계 구축을 주장하고 있다. 중독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환경을 조성하고, 범부처 차원의 통합적인 중독관리체계를 구축하자는 것이 이번 법안 발의의 목적인 것이다.

△ 최근 중앙대학교 정신건강학과 한덕현 교수는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뇌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반응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른 것이 아니라 모두 동일하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술을 보고 좋아하듯, 김치를 좋아하는 사람이 김치를 보고 좋아하듯,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게임을 보고 좋아하는 반응은 모두 같다”라고 밝힌 바 있다. 게임의 중독성이 병리학적으로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는 상황에서 법적으로 게임을 마약 등과 함께 묶어 관리해야 한다는 법안이 등장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발의안에 따르면 신설되는 국가중독관리위원회는 ▲5년마다 중독 예방ㆍ치료 및 중독폐해 방지 ▲중독 완화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 ▲중독관리센터를 설치 ▲중독 예방, 치료 전문인력을 양성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게임업계는 강력히 반발하며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게임이 문화콘텐츠임에도 불구하고 알코올이나 도박, 마약 등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중독 요인으로 분류했다는 이유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해당 문제를 관리하고 치료하는 것은 옳은 일이다”라며 “그러나 게임과 중독에 대한 병리학적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술이나 마약과 함께 국가적 차원에서 관리해야할 4대 중독으로 묶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비판했다.

올해 초 게임매출 1% 강제 징수와 셧다운제를 연장하는 내용의 ‘인터넷게임중독 치유지원에 관한 법률안’과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안’이라는 손인춘 새누리당 의원의 법안에 이어서 게임을 마약과 동일시하게 바라보는 법안의 등장으로 인해 업계는 사실상 집권당과 정부가 게임을 바라보는 보수적 시각에 명확해 졌다고 언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당혹감을 넘어 또 다시 등장한 업계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관련된 법안에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게임을 바라보는 정부의 시선이 지난 정부와 비교해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됨에 따라 업계는 정부가 각종 규제로 인해 시장 규모가 축소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사실상 게임을 마약과 같은 중독물로 낙인찍으려 한다며 지난 손인춘 의원이 대표 발의했던 규제법과 마찬가지로 단체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정치인들이 게임관련 협회의 요직에 앉게 되면서 게임산업협회 등이 정치권과 연이 닿아 있게 됨에 따라 이번 기회에 적극적으로 정치권과의 소통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 어쩌면 희대의 규제법이 될지도 모르는 법안의 대두가 이루어짐에 따라, 업계는 지난 ‘지스타 보이콧’때와 마찬가지로 강력한 단체 행동도 불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어서 지속적으로 규제법이 등장하는 만큼 업계 자체적인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 유진룡 문화부 장관과 게임업계 대표들의 상견례 밑 간담회 자리에서 게임업계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에 대한 의견을 내며 적극적으로 업계 자체적으로도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특히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청소년들이 이용하는 게임에 너무 과도한 사행성 아이템을 판매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라며 자성의 목소리를 촉구하기도 했다. 최근 게임산업협회가 자율규제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만큼 업계 자체적으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내용을 담고 업계 스스로 규제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뜻을 피력한 것이다.

이에 따라 주무부처와 업계가 적극적으로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고 이를 강력하게 지켜 나가는 모습을 보임은 물론, 또 다시 업계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는 규제에 대하 정치권과의 소통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법적으로 게임과 마약이 한데 관리되어야 한다는 희대의 법안이 대두된 가운데, 업계의 대응책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겜툰 송경민 기자
songkm77@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