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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롤드컵 분산 개최는 한일월드컵과 평행이론
작성자 : 등록일 : 2014-07-01 오후 12:17:44


▲ 올해 처음 분산 개최로 진행되는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인기 AOS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세계대회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2014(이하 롤드컵 2014)’가 분산 개최된다고 공식 발표됐다. e스포츠팬들은 한국에서 단독으로 개최된다고 굳게 믿었지만, 조별 예선은 동남아(대만, 싱가포르)에서, 8강부터 결승전이 한국에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실망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발단은 지난달 26일 라이엇게임즈에서 ‘롤드컵 2014’ 세부 일정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오는 10월 열리는 대망의 결승전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스포츠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려 뜻깊지만, 9월부터 시작되는 예선전은 국내가 아닌 동남아권 국가에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 단독 개최로 여론이 형성되었기에 파장은 더욱 컸다.




지난해 11월 12일 용산 e스포츠 경기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전병헌 한국 e스포츠 협회장이 깜짝 발표를 전했다. 바로 ‘롤드컵 2014’가 한국에서 열린다는 발표로, 전 협회장이 협회장 취임 이후 내건 공약을 지킨 날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당시 발표는 한국이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 인정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건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한국 팬들은 이에 대한 보답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가 국내 1위 게임으로서 더욱 단단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도록 무한한 신뢰를 보냈다.

지금에 와 돌이켜보면 당시 라이엇게임즈코리아 오진호 대표(현 해외사업총괄 대표)는 질의응답에서 앞으로의 ‘롤드컵’ 개최지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아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 말한 바 있다. 또, 두터운 팬 층이 있는 국가 모두 후보지로 고려되었다고 설명해 한국이 유일한 개최국이 아닌, 개최지 중 하나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넌지시 알린 셈이다.

그렇지만 당시 명확한 사실은 ‘롤드컵 2014’가 한국에서 열린다는 소식이었이기에 누구도 설마 분산 개최라고 생각할 수 없었다. 그리고 발표 이후 6개월 동안 ‘롤드컵’에 대한 자세한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대회임에도 준비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오지 않는다는 점이 의아했다. 그러다 ‘롤드컵’이 한국에서 열린다는 발표처럼, ‘롤드컵 2014’가 한국을 포함한 동남아 지역에서 분산 개최된다는 깜짝 소식이 전해졌다.

▲ 온라인 커뮤니티인 pgr21에 올라온 전병헌 협회장 사과문 일부 발췌

속였던 것일까? 아니면 숨길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어느 쪽이든 라이엇게임즈와 한국e스포츠협회의 의사소통 부재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해 전 협회장은 사과문을 통해 조별 예선이 동남아 국가에서 진행된다는 소식을 지난 3월에야 알았다고 밝혔다. 그리고 좀 더 적극적이고 제대로 된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못해 혼란을 준 것에 대한 아쉬움 마음도 전했다.

전 협회장은 사과문을 통해 라이엇게임즈의 이 같은 입장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어 보이콧까지 생각했지만, 결국 라이엇게임즈의 결정에 동의했다고도 알렸다. e스포츠의 세계적 저변을 넓히고, 한국을 중심으로 e스포츠 발전의 지속 가능성을 높여가는 계기로 활용하겠다는 판단에서다.

▲ ‘리그 오브 레전드’에 올라온 브랜든 벡 대표 사과문 일부 발췌

논란이 확산하자 라이엇게임즈의 브랜든 벡 대표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브랜든 벡 대표는 당초 ‘롤드컵 2014’의 조별 예선은 여러 나라에서 치른 후 결승은 한국에서 열자는 취지였지만, 지난해 11월 발표 당시 이 같은 상세한 정보를 알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 단독 개최로 여론이 형성된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간과했음도 솔직히 털어놨다.

분산 개최 이유는 라이엇게임즈가 그동안 지역 간 균형을 맞추고자 노력해왔고, 올해 ‘롤드컵’을 기점으로 전 세계 플레이어들이 함께 즐기는 최상의 경험을 주자는 데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조별 예선 구조를 변경할 수 없다고 양해를 구할 뿐이라, 일부 e스포츠팬들은 한국 팬을 기만하고 있다며 ‘롤드컵 보이콧’ 의사를 내비추고 있다.

여기에 분산 개최로 인해 우려되고 있는 것은 해외 유명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팀들의 예선전부터 직접 관람할 기회를 잃었다는 점과 선수들의 피로감 증대에 인한 경기력 저하다. 예선과 결승까지 최대 3개국을 오가며 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비행기를 타고 오가는 시간 그리고 시차 적응까지 누구에게나 고된 일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브랜든 벡 대표는 대회 기간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자 이동과 대회 출전 없이 온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날을 반드시 넣겠다고 대책을 내놓았다. 더 나은 서비스, 최고의 대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뜻과 반대로 여러 부분에서 지난해 ‘롤드컵’과 다르다는 점에서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큰 것이 사실이다.




‘롤드컵 2014’ 공동 또는 분산 개최 논란은 지난 한일월드컵과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 한일월드컵이 월드컵 역사상 처음 있는 공동 개최였던 것처럼, 올해 ‘롤드컵’은 대회 역사상 첫 분산 개최다. 여기에 한일월드컵은 개막전을 비롯한 조별리그는 대부분 우리나라에서, 그리고 결승전과 폐막식은 일본에서 각각 진행되었는데, ‘롤드컵 2014’ 역시 조별리그는 동남아에서, 그리고 8강부터 결승전은 한국에서 따로 열린다.

더불어 ‘롤드컵 2014’ 분산 개최에 대해 유저들 사이에서는 또 다른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발표 이후 라이엇게임즈가 충분히 분산 개최라는 것을 알릴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은 것, 한국e스포츠협회는 미리 이 같은 소식을 접했음에도 대내외 이 사실을 미리 공개하지 않았는지 등,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한일월드컵은 왜 공동으로 개최되었는지 처럼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판박이다.

‘롤드컵 2014’는 9월 중순부터 북미, 유럽, 한국, 중국 지역 각 3개 팀과 동남아 2개 팀, 그리고 브라질, 터키, 러시아, 호주 등지에서 선발된 2개 팀이 16강을 치른다. 월드컵 규칙과 마찬가지로, 각 그룹의 상위 2개 팀이 8강 토너먼트를 거쳐 결승 진출팀을 가린다. 예정대로 동남아 지역에서 예선이 시작돼 10월 19일(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결승전이 진행된다.

겜툰 임진모 기자
jinmo@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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