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툰-카툰으로 보는 재미있는 게임이야기

PWD

	최신 게임뉴스

	오픈/클로즈 베타뉴스

	게임업계 핫이슈

	겜툰 FOCUS

	게임 특집

	인터뷰/업체탐방

	게임 만평

	게임 포토뉴스

겜툰FOCUS/겜툰특집

HOME > 게임특집>

제 목 : 추억의 오락실게임 1990년대(대전액션 게임편)~ 8편

작성자 :	등록일 : 2009-07-22 오후 2:47:55

필자가 아랑전설 시리즈를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역시 기스 하워드라는 존재는 거대하다는 것이었다. 기스의 ‘카리스마 넘치는 마지막 최후’가 등장하는 리얼바우트 아랑전설의 경우에는 진승수, 진승뢰 형제를 비롯해 기스를 아무 조건 없이 선택해 플레이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보스를 이렇게 쉽게 선택하는 것은 메리트가 없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래도 기스의 엄청난 인기는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리얼바우트를 찾게 했다.

특히, 개인적으로 악당 보스 캐릭터를 매우 좋아하는지라(기스, 루갈, 베가 등 카리스마 넘치는 세계정복을 노리는 악당 캐릭터가 마음에 든다) 다른 스탠다드형 캐릭터보다는 기스를 항상 선택해서 플레이를 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기스를 플레이하면 한 가지 단점이 있었으니, 바로 필살기인 라이징 스톰의 커맨드가 너무 어려워서 발동을 시킬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상대가 점프를 해서 공중에서 공격을 해 올때 라이징 스톰을 발동시키면 그야말로 타이밍이 ‘딱’걸리는데, 그 엄청난 위력 때문인지 커맨드가 너무 어려워서 자유자재로 사용한다는 것은 저질스러운 본인의 능력으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다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본인의 이야기로, 당시는 물론 아주 예전부터 라이징 스톰을 밥 먹듯이 사용하는 능력자들은 존재하고 있었다. 과거 ‘모아서 쓴다’라는 개념을 몰랐던 시절에 가일의 소닉붐을 마구잡이로 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던 때가 생각났다고나 할까. 그렇게, 대전액션을 엄청나게 잘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부러움을 금치 못했었다.

과거의 로망, 젊었던 시절에 부러움을 금치 못했던 순간이었다고나 할까.

1994년 더 킹 오브 파이터즈 94(KOF94)를 제작해 출시를 한 SNK의 입장에서 KOF94의 히트는 다소 당황스러운 면이 없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KOF94를 만들고 출시를 하면서, 흥행에 대한 기대를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애초부터 KOF를 만들 때 ‘자신들의 대전액션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한데 모은 올스타 게임을 만들자’라는 단순한 의도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KOF94를 시장에 내 놓았을 때 SNK는 거의 이렇다 할 홍보를 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흥행을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생각이 짙게 깔려 있었기 때문이었으며, KOF94보다는 당시 같은 시기에 출시를 했던 리얼바우트 등(희대의 악역 보스 캐릭터인 기스 하워드의 최후를 담은)에 더 많은 신경을 쏟은 것이 사실이었다.

△ 아랑전설 대 용호의 권의 드림매치라고 불렸던 KOF가 95로 다시 돌아왔다!

하지만 홍보나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흥행을 해 버리자 당혹스러움과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SNK는, 후속작인 더 킹 오브 파이터즈 95(KOF95)를 발표한다. ‘SNK대전액션 게임 올스타’로 국한되어 있었던 것이 KOF94였다면, KOF95는 진정으로 다른 대전액션 게임들을 모두 평정하는 명작의 반열로 KOF시리즈를 끌어올린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KOF95는 전작인 94의 조작 시스템과 캐릭터들을 그대로 계승하고, 3명이 한 팀을 꾸려서 대전액션을 한다는 기본적인 골격과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 안에서 한 명이라도 놓치고 싶지 않은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팀 에디트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었다. 전작에서 국가별로 나누어져 있던 3명의 캐릭터들을 강제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던 반면, KOF95에서는 다른 팀원들이라도 각자 따로 한 명씩 선택해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3명을 조합할 수 있는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었던 것.

자연스럽게 플레이어들은 한 번의 플레이로 자신이 좋아하는 타 팀원들을 한 명씩 선택을 할 수 있음으로써, 자신만의 라인업을 구축하는 것은 물론 더욱 다양한 캐릭터들을 조작할 수 있는 재미도 함께 즐길 수 있었다. 전체적인 배경 그래픽은 물론, 캐릭터들의 움직임이나 구현도 등 전작보다 더욱 세련된 것은 물론이었다.

△ 이제는 전통적 라이벌이 된 쿄 vs 이오리의 라이벌 구도가 잡혀졌던 작품

여기에 본격적으로 KOF95부터 시작된 스토리 전개 스타일의 게임 전개도 코어 유저들의 흥미를 이끌어 내기 시작했다. 전작에서 등장했던 미국 캐릭터들을 삭제하고 야가미 이오리, 빌리, 키사라기 에이지로 구성된 일명 ‘악당 팀’이 새로운 캐릭터로 KOF95에 합류했는데, 이오리의 등장으로 KOF시리즈의 스토리의 축을 이루는 숙적 ‘야가미 가문 vs 쿠사나기 가문’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특히 또 한 명의 오리지널 캐릭터인 이오리의 존재는 많은 팬들을 양산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된다(당시 한 게임 매거진에서 실시한 KOF95 오리지널 캐릭터 인기도 설문조사에서, 한 유저는 ‘미친놈보다 변태가 더 싫다’라며 이오리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이런 스토리의 전개가 중심축이 되는 것에 또 하나의 큰 역할을 한 것은 단연 KOF95에서 다시 한 번 등장하는 루갈과 전작에서 존재가 언급되기는 했지만 등장은 하지 않았던 쿄의 아버지 쿠사나기 사이슈가 루갈에 앞서 중간보스로 등장한다는 것이었다. 이 둘은 스토리의 연계는 물론, 전작에서 폭발하는 배 속에서 살아남아 몸의 일부를 기계로 개조해 오메가 루갈로 변신하는 과정까지 드라마틱하게 보여주는 연결고리를 충실히 해 내게 된다(전 세계의 격투가들의 특기를 섭렵한 루갈 님, 열풍권과 카이저 웨이브는 물론, 긴 다리를 이용한 제노사이드 커터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신다).

△ 쿄&사이슈&루갈의 넘사벽 콤비, 어떤가!

개인적으로 KOF95는 굉장히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전작에 비해 KOF를 진정으로 명작 대전액션 게임으로 올려 둔 게임이기도 하거니와, KOF시리즈 중 가장 ‘제대로’플레이 해 본 게임이기 때문이다. 아마 KOF95의 인기가 워낙 인상적이었는지라, 많은 유저들 사이에서 ‘KOF시리즈의 영원한 최종보스는 루갈’이라는 이미지가 박히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말해서, 사무라이 스피릿츠의 시리즈 역사 상 최악의 게임으로 손꼽혀도 될 만큼 큰 실망을 안겨 준 게임으로 손꼽혀도 될 만한 진쿠로 무쌍검이었지만, 몇 가지 건진 소득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시즈마루의 존재와 사무라이 스피릿츠가 차기작에서 추구해야 할 효과적인 그래픽 기법을 발견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혹자들은, 지금 소개하려고 하는 사무라이 스프릿츠의 4번째 작품, ‘아마쿠사 강림’을 만들기 위한 프로토타입 버전이 진쿠로 무쌍검이라고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진위 여부는 솔직히 모르겠지만).

△ 아마, 이 기판으로 많이들 기억하지 않으실까 싶다

국내에서 4번째로 등장한 사무라이 스피릿츠~ 아마쿠사 강림은 대만 등 해외 기판이 국내로 들여와 ‘사무라이 쇼다운~ 패왕전설’로 불리는 경우가 많았다.

각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아마쿠사 강림은 전작이었던 진쿠로 무쌍검의 최종형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출중한 게임성을 보유한 채 유저들이 신작의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퀄리티로 등장했다. 앞서 살펴봤던 KOF95와 마찬가지로 전작이었던 KOF94의 기본적인 골격에 부족했던 게임성을 추가해 성공을 거두었던 것처럼, 아마쿠사 강림 역시 진쿠로 무쌍검이 가지고 있던 기본적인 골격과 뼈대를 그대로 물려받아 콘텐츠를 보강한 게임이라고 볼 수 있겠다. 특히, 아마쿠사 강림에서 추가된 몇 가지 콘텐츠는 게임의 향방을 완전히 바꾸어 버릴 정도로 큰 역할을 하면서도 게임 밸런스를 흔들지 않아 다시금 칼부림 대전 액션 게임의 로망을 불러 일으켰다.

먼저, 뭐니 뭐니 해도 '일섬(一閃)'이 가장 큰 주목을 받은 부분일 것이다. 일섬이란 사무라이 스피릿츠 특유의 기력 게이지인 ‘노(怒) 게이지’를 A, B, C버튼을 눌러 폭발시켜서 B, C, D를 동시에 누르면 플레이어의 남은 체력이 비례해 상대에게 엄청난 치명상을 입히는 시스템을 뜻한다. 말하자면 일발역전의 필살기로, 게이지를 폭발시켰기 때문에 한 번 폭발시킨 게이지는 다시 복구할 수 없다는 핸디캡을 가지고 있는 건곤일척의 승부수인 것이다.

△ 나코루루를 선택한 뒤 나찰로 선택을 하면, 악녀 버전의 나코루루가 등장한다. 이것은 진쿠로 무쌍검 당시 처음으로 등장한 것인데, 나찰 나코루루의 설정은 나코루루의 마음 속에 내제되어 있는 또 하나의 인격이라는 설정으로, OVA판에서도 등장을 하더니 훗날 ‘사무라이 스피릿츠 제로~ 스페셜’에서는 하나의 캐릭터로 분리되어 등장하기도 했다

또, 모든 캐릭터에게 똑같은 커맨드로 발동되는 14연참의 콤보 시스템도 빼놓을 수 없다. 14연참이라고 해서 철권의 콤보처럼 큰 대미지가 들어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미지 딜링용으로는 절대 쓸 일이 없지만, 끝까지 들어가면 노 게이지가 MAX상태가 되기 때문에 승부의 중요한 향방을 결정짓는 요소가 되기도 했다.

새로운 캐릭터들의 합류도 게임에 활력소가 되었다. 탐탐이나 샤를롯트가 다시 합류한 것은 그렇다 치고, 잔쿠로의 부활을 위해 재물로 바쳐지는 여동생을 구하려는 두 명의 형제 닌자인 신 캐릭터, '카자마 소게츠(風間蒼月)'와 '카자마 카즈키(風間火月)'형제도 게임 스토리의 주연으로써 새로움을 불러 일으켰다.

△ 노 게이지를 꽉 채운 이후 진쿠로의 큰칼을 맞으면 안드로메다가 보인다

전체적으로 약간의 밸런스에 대한 문제가 있는 것 같으면서도 그 허술함이 오히려 재미가 되었던 아마쿠사 강림은 KOF95의 인기가 약간 시들해질 무렵 등장해 칼부림 대전액션의 지존, 사무라이 스피릿츠의 멋진 재기작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