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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죽여주는’마케팅, 여름시장 ‘후끈?’

작성자 :	등록일 : 2009-08-07 오후 2:38:26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과 방학 시즌을 맞이한 게임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년 초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오픈을 실시하는 게임들의 숫자는 많아지고 있으며, 잠시 주춤했던 신작들의 범람으로 인해 온라인 게임 유저들은 화제의 신작들을 플레이하기 위해 즐거운 고민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게임을 기대하고 있는 유저들에게는 그야말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상황을 선사해 주고 있다. 특히 여름시장 뿐만 아니라 2009년을 석권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는 게임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유저들로써는 ‘자고 일어나면 대작이 등장하는’시간이 지나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을 반기는 사람들이 있다면, 반대로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는 사람들도 있는 법. 유저들에게는 신나는 일임에 틀림이 없지만, 게임을 만들어 출시를 하는 게임사들에게는 참으로 곤혹스러운 ‘시추에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자고 일어나면 강력한 경쟁작이 등장하는’시즌이기 때문에 자신들이 만들어 낸 신작을 출시한다고 해서 마냥 기뻐할 수는 없는 것이다. 특히나 많은 대작들과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에 피 튀기는 경쟁을 해야만 한다.

△ 여름 게임 시장의 홍보 마케팅 전쟁이 뜨겁다. 사진은 최근 네오위즈게임즈가 실시한 스페셜포스 오프라인 이벤트의 모습

이처럼 유저들에게 ‘확실히 어필하지 않으면 한 순간에 도태된다’라는 위기감은 자연스럽게 홍보와 마케팅을 더욱 철저히, 그리고 더 많은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게 하는 고민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무리 게임을 잘 만든다고 하더라도 유저들에게 자신들의 장점을 극대화시킨 홍보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기 십상이다.

이렇게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게임사들이 벌이고 있는 ‘장외 타이틀 전쟁’이라고 할 수 있는 홍보 마케팅 시장도 상당히 재미있는 열기를 띄고 있다. 배너 광고 등을 통해 게임 오픈은 물론 대규모 업데이트를 알리는 고전적인 방식을 비롯해 유저들의 호응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내는 방법 등 독특하고 새로운 홍보 마케팅 수단의 등장은 신작 게임들의 등장과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해 주고 있다.

물론, 예년과 확실히 다른 열기를 띄고 있는 2009년 여름 온라인 게임 시장이기에, 예년과는 확실히 다른 마케팅 전법들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이런 독특한 마케팅들은 효과 여부를 떠나 유저들에게 뜨거운 논란과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게임시장에 등장하는 신작들의 마케팅 수단은 과거 ‘구닥다리’라고 할 수 있는 방법들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자체적으로 자극적이면서도 그 동안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들이 계속해서 등장하면서 치열한 여름시장 경쟁에서 유저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 동안 금기시 되어 왔던 부분들을 적극적으로 유저들에게 어필하는 방법들도 등장하고 있어 찬반논란은 물론 다양한 화제들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특히 최근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우리들은 자신 있으니 한번 무너뜨려 봐라’라는 식으로 유저들에게 도발을 하는 ‘배짱 마케팅’이다. 가장 자극적이면서도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마케팅들은 전부 이 ‘배짱 마케팅’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오픈에 앞서 가장 많은 화제와 주목을 받고 있는 게임인 NHN의 C9은 ‘스트레스 테스트~ 서버를 죽여라!’를 지난 8월 4일과 5일 양일 간 실시했다. NHN측은 이 테스트에 대해 서버 부하를 시험하기 위한 테스트라고 밝혔다.

△ C9의 스트레스 테스트의 결과는? ‘서버를 죽인’유저들의 싱거운 승리였다

C9의 테스트 이름 명, 즉 ‘서버를 죽인다’라는 뜻은 바로 유저들의 접속이 폭주해 서버에 과부하가 걸려 네트워크 장애를 불러일으킨다는 뜻으로, 유저들에게 자신들이 테스트를 실시할 테니 미션으로 서버를 죽여 보라는 자신만만한 ‘배짱 마케팅’을 펼쳐 보인 것이다. 수십 만 명이 게임 오픈을 기다리다가 한꺼번에 게임에 접속을 하게 되면 서버가 ‘다운(죽게)’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강행한 자극적인 마케팅인 것.

실제로 업계 관계자들은 화제를 모으며 테스트를 선언한 이번 C9의 ‘서버 죽이기’테스트에 많은 우려를 표시했다. C9이 지난 3월 클로즈베타테스트 참가자 모집 때 무려 28만 명이 몰렸다는 것과 함께 이번 이벤트가 접속자들의 인원 리미트를 제한하지 않는다는 것 때문에 십중팔구는 서버가 다운될 것이라는 관측을 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NHN 관계자는 "게임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마케팅"이라며 "C9을 기다려 온 많은 게이머들이 접속해 서버를 정말로 죽여주길 기대하고 있다"라며 자신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아무리 많은 게이머들이 몰려든다고 하더라도 자신들이 철저히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서버가 죽지 않을 것임을 자신한 것이다.

그러나 화제 속에 양일 간 실시된 ‘서버 죽이기’테스트 미션의 결과는 유저들이 30분 만에 C9의 서버를 간단하게 ‘죽이는 것으로’끝이 났다. 물론 서버를 죽이는 미션을 했다고 해서 테스트가 끝이 난 것은 아니었지만, 예상 외로 싱겁게 테스터들의 맹공이 승리를 가져가게 되자 테스터들은 게임과 게시판에서 ‘철저하게 대비했다더니 이게 뭐냐’라며 항의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C9의 이번 서버 죽이기 배짱 마케팅이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서버 다운을 지켜내는 것에는 실패했지만, 테스트 이전부터 다시 한 번 C9에 유저들의 관심을 집중시켰고 화제를 불러 일으켜 마케팅적인 측면에서는 ‘붐 업’을 일구는 데 성공적인 결과를 거둬들였다는 것이다. 특히 인원 제한이 없었던 오픈형 테스트에서 유저들이 크게 몰리면 어디까지 서버와 운영이 버텨낼 수 있는지에 대한 데이터도 만들어낼 수 있었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었다는 평가다.

△ 안정성 문제를 떠나, 이번 C9의 홍보 방법은 큰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C9뿐만 아니라 이런 독특하고도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종류의 마케팅들이 이번 여름 시장을 수놓고 있다. 최근 동시접속자 1만 5000명을 돌파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스튜디오 혼의 '트리니티 온라인'(trinity.goorm.com)도 배짱 마케팅 대열에 동참했다. 업계에서 입에 올리는 것조차 금기시 한다는 '해킹'을 건드린 것이다.

'해킹'을 통해 가상현실 속으로 뛰어드는 주인공의 유랑을 모티브로 삼고 있는 이 게임은 스토리상 배경으로 아이템 제련이 '해킹'으로 이루어진다. 어쩔 수 없이 '해킹'을 소재로 삼았다지만 '트리니티에서 해킹 성공해보자'는 식의 마케팅은 두둑한 배짱 없이는 하기 힘든 도발이다.

또, 갤럭시게이트의 홍문철 대표는 지난 KTH 올스타 신작발표회에서 '카로스 온라인'은 오토를 시스템화해 순기능은 지원하고 역기능은 차단시킬 예정이라 발표하면서 '오토와의 전쟁'이 봇물을 이루는 요즘 추세로 보면 다소 파격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물론 이들 게임들의 ‘배짱’과 금기를 거스르는 다소 파격적인 마케팅들이 어떤 결과를 낳게 될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미지수.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각각의 마케팅들의 효과를 떠나 다양하고 재미있는 마케팅들의 등장에 대해서는 ‘유저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줄 것’이라며 환영을 하면서도, 너무나 격해진 경쟁으로 인해 발생하는 자극적인 마케팅들에 대해서는 경계를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 최근 도가 지나친 배너 광고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다크 온라인

특히 최근 업계 관계자들의 우려처럼 ‘과열되는 자극적인 마케팅’의 조짐이 보이는 사례도 있었다. IMI가 퍼블리싱한 MMORPG ‘다크 온라인’은 게임 내 여성 캐릭터를 배너 광고를 통해 부각시키면서 성적인 매력은 물론 성인이 보기에도 민망한 수준의 자극적인 광고 문구를 삽입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홍보 마케팅도 다양한 경쟁으로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며 업계에 충분한 활력소가 될 수 있지만, 과거 비난, 비교 마케팅이 꾸준한 문제가 되었던 것처럼 단순한 과열 경쟁은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라며 과열된 자극적인 마케팅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