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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한국 온라인 게임, 창조적 발상이 필요한 지금

작성자 :	등록일 : 2009-08-12 오후 4:38:50

-히트작 고갈에 중국 게임에 치이는 한국 온라인 업계-
-표절을 넘어선 창조적 설계 통한 재도약이 필요한 때-

최근 솔로 앨범 타이틀곡의 일부 소절을 공개한 아이돌 그룹 멤버에 대한 표절 논란이 시끄럽다. 일부 소절의 비트부터 라임까지 외국의 유명 가수 노래를 샘플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 유명 포털 사이트의 커뮤니티는 저마다 이번 신곡의 샘플링에 대한 표절을 논하고 있는 누리꾼들의 말로 어지러운 분위기다.

최근 중국 더나인의 '뮤X'는 웹젠의 '뮤 온라인'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샨다의 '귀취등 온라인'은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의 표절 의혹으로 유명하다. 이들 게임은 중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국산 온라인 게임의 인기 요소를 카피한 작품들로 지목되고 있다.

현지 시장을 맡고 있는 일부 마케터들은 중국 시장에 온라인 게임을 내놓는다면 2~4년 내에 해당 게임의 중요 시스템을 표절한 작품을 내놓는 것을 감안하고 계약을 맺어야할 것이라는 빈정 섞인 의견조차 내놓을 정도이다. 특히 더나인 등 나스닥에 상장한 대표 기업조차 거리낌없이 표제에서부터 내용까지 표절하고 있는 마당에 과연 중국 시장에 한국 업계에 매력적인가라는 반문조차 제기될 정도다.

업계 관계자들은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게임 시장으로 급성장한 중국 업계의 공격에서부터 표절과 인용의 절묘한 외줄을 타고 있는 국내 업계의 외우내환에 대한 보다 현실적인 진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던전앤파이터’의 표절 의혹으로 유명한 ‘귀취등 온라인’

지난 10일 중국 시장 조사 기관 아이리서치는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이 지난 2분기 1조 2천 억원 상당의 매출을 기록했다며, 전년 동기 대비 35.9%의 성장세를 거두었다는 조사 기록을 내놓았다. 세계적인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세계 게임 시장의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의 성장세는 경이로운 모습이다. 성장세가 더뎌지고 있는 국산 온라인 게임의 현실을 감안한다면 이는 중국의 국가 주도형 자국 온라인 게임 성장 전략이 제대로 시장에 먹히고 있다는 사실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에서의 한국 온라인 게임의 약진은 아직까지는 그 입지가 흔들리지 않고 있다. 지난 5월말 '던전앤파이터'가 동시접속자수 190만 명을 돌파하는 것은 물론, 엔씨소프트의 '아이온', 엔도어즈의 '아틀란티카' 등 정통 온라인 게임들도 중국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중이다. 중국에서 최고 동시접속자수를 기록했던 '몽환서유'나 '완미세계'와 같은 폭발적인 인기를 계속 유지하진 못했지만 중국 내에서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일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국산 온라인 게임은 시장에서 꾸준한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하지만 중국인을 위한 중국 현지 시장을 대상으로 한 한국산 게임이 전무하다는 점과 현지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서비스 계약 이행에 대한 문제 발생, 저작권 침해 수준의 표절 작품에 대한 대응은 아직까지도 불만족스러운 부분이다. 중국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몽환서유' 등의 온라인 게임들이 중국 문화를 게임 내에 자연스럽게 녹아내었다는 평을 받은 것을 감안하면 아직까지 현지 사정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한국 업체들의 고질적인 컬츄라이제이션 문제는 지적받아 마땅하다.

이미 원년기를 맞이했다고 볼 수 있는 중국 시장 진출에서도 여전히 현지 퍼블리셔와의 계약 이행에 대한 이견이 발생하는 부분은 시스템적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현지 퍼블리셔와의 계약 불이행으로 인한 서비스 파행, 새로운 퍼블리셔로의 서비스 반복에서 벗어나 보다 현실적인 법률적 조치를 마련하여 사전에 이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

△ 중국의 국민 게임으로 자리잡은 ‘몽환서유’

중국의 온라인 게임 시장은 성장세 만큼이나 그 기술력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중이다. 이미 한국보다 1년 먼저 설립된 에픽게임즈의 중국 현지 지사는 그 현주소를 나타내고 있다. '리니지2' 등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온라인 게임 개발을 주도한 한국보다 현지 지사가 먼저 설립되었다는 점은 그 만큼 에픽게임즈에 있어 중국이 중요한 시장으로 부각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작년 중국 소주공업단지는 에픽게임즈 측과 기술 지원 및 서비스에 대한 협력 체제를 마련하여 조직적인 기술 지원 체제를 마련하고 발빠른 행보에 나선 바 있다.

자체 엔진 개발에만 집중했던 과거에 비해 언리얼 엔진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글로벌 시장 진출용 온라인 게임 개발에 나서고 있는 중국 게임 업계의 행보는 한국 업계가 글로벌 온라인 게임 개발에 집중했던 과거를 연상케할 정도다.

중국에 비해 일본 업계는 다소 뒤쳐지는 분위기다. 성장보다는 후퇴라는 표현이 걸맞을 정도로 내놓는 신작들마다 고배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애니메이션 등 미디어믹스를 전면에 내세운 '드루아가의 탑'는 기대에 못미친 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원작 만화의 인기를 바탕으로 개발한 '북두의 권 온라인'은 서비스 1년 만에 게임 서비스가 종료되는 모습이다. 일부 웹게임과 커뮤니티형 온라인 게임을 제외하면 일본 온라인 게임 업계는 여전히 한국 온라인 게임에 종속된 듯한 분위기다. 최근 몇 년간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는 중국산 온라인 게임으로 인한 시장 다변화를 제외하면 일본 업계의 독보적인 게임은 제대로 선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최근 한국 온라인 게임 업계는 중국산 온라인 게임의 행보에 적지 않은 혼란에 빠져있는 모습이다. 시장의 판도에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지만 잇따른 업체들의 중국 온라인 게임 수입은 마치 유행처럼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3류 완성도를 가졌다는 평가절하에도 불구하고 중국 온라인 게임의 한국 시장 유입은 분명 저가라는 메리트 외에도 마케터들의 인식 전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불구하고 한국 온라인 게임 업계는 여전히 안개속을 헤매는 모습이다. '아이온' 이후 이렇다할 히트작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아이온' 이후 PC방과 유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성공 사례가 나왔으나 이를 이어갈 작품들은 아직까지 미진한 모습이다. 오히려 '헤브 온라인' 등 일부 온라인 게임의 해외 게임 표절 의혹은 해외 게임 언론과 유저들로부터 질타를 받으며 오히려 한국 온라인 게임의 위상을 추락시키는 계기만 제공했다.

△ ‘헤브 온라인’의 표절 의혹은 한국 온라인 게임이 가진 딜레마의 현실

90년대 말 글로벌 시장의 거대 휴대폰 회사의 성공 사례를 수 천번의 조립과 분해, 재설계로 이룩한 삼성전자의 '애니콜 신화'는 표절이라는 테두리를 벗어나기 위한 창조적인 시도가 있었기에 현재의 위치에 설 수 있었던 것으로 유명하다. 제2의 '애니콜 신화'를 온라인 게임 업계에서 만들어내기 위한 창조적인 개발 환경 조성과 글로벌 시장의 한국 업계의 입지를 다질 수 있는 조직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지금이다.

겜툰 김 혁 기자
serika76@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