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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위기의 CJ인터넷……자업자득?

작성자 :	등록일 : 2009-08-13 오후 2:33:41

최근 국내 게임업계를 이끌어 나가는 대형 게임업체들이 잇따라 2009년 2/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비상장사인 넥슨을 제외한 게임업계의 1위권 그룹으로 평가받는 ‘3N'중 2N인 NHN과 NC소프트, 그리고 2위권 그룹이라고 할 수 있는 네오위즈게임즈와 CJ인터넷 등 상장선두권 게임업체들이 분기별 실적을 발표해 향후 사업 방향은 물론, 사업 실적 등을 공개했다.

이번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글로벌 게임의 비중이 게임업계의 명암을 갈랐다는 것이다. 해외시장 공략에 주력한 업체는 성장세를 구가한 반면, 내수에 치중한 기업들은 저조한 성적표를 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국내 내수시장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게임 개발이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런 추세를 뒷받침하듯 해외 시장에서 아이온과 크로스파이어로 흥행에 성공한 NC소프트와 네오위즈게임즈가 계절적 비수기인 2/4분기에서 전년대비 호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NC소프트의 경우 아이온 돌풍을 중국에서 일으키며 로열티 매출 확대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70%, 353% 증가한 1,378억 원, 475억 원을 기록했으며, 네오위즈게임즈도 중국에서 최고 동시접속자수 120만을 돌파한 크로스파이어의 흥행 몰이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8%, 135% 증가했다. 양사는 직전분기에 비해서도 매출과 영업이익 양쪽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 2009년 여름, 본격적인 CJ인터넷의 위기가 시작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글로벌 대박 게임을 보유하지 못한 CJ인터넷은 고전을 면치 못하며 저조한 매출 실적을 발표했다. CJ인터넷의 경우 매출은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9.9% 증가한 510억 원을 거뒀지만, 영업이익은 33.5% 감소해 92억 원으로 떨어졌다. 이는 직전 분기와 비교 해봐도 매출이 9.4%, 영업이익이 38.4% 감소한 수치다. 해외매출 비중이 총 매출의 3%에 불과한 것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국내 시장의 치열한 경쟁과 포화로 인해 신작 게임을 통한 국내 매출의 극대화를 기대하기 힘들어 진 시점에서 CJ인터넷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해외에서 통할 수 있는 자사의 라인업이 얼마나 튼실한가에 따라 업계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는 최근의 추세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는 사업 방향을 짜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CJ인터넷의 부진을 매우 심각하게 진단하고 있어 위기론은 더욱 심각하게 언급되고 있다.

여기에, 이런 실적 부진에 이어서 소송과 함께 업계에서 도의적으로 좋지 않은 소문까지 휩싸이게 되면서 악재들이 줄을 이어서 CJ인터넷을 덮치고 있다. 바야흐로 CJ인터넷에게 ‘위기의 2009년’이 될 전망이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CJ인터넷의 2/4분기 매출은 다른 선두권 기업들에 비해 상당히 저조한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통적인 게임업계 비수기를 맞이해 일시적인 저조 현상일 것이라는 일반적인 시각과는 달리, 향후 전망은 물론 전망보다 훨씬 더 나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게임・인터넷 주식을 평가하는 증권가에서는 CJ인터넷의 주식을 하향 평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인터넷은 올 2분기 매출 510억 원, 영업이익 92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각각 9%와 39%나 감소했다. 특별히 증가를 할 만한 요소가 없을 것이라는 업계의 관측에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긴 했지만 예상보다 더 나쁜 수준이다.

△ 일본산 온라인 게임에 이어, 최근에는 중국 온라인 게임 퍼블리싱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2/4분기 게임업체들의 실적이 엇갈리게 된 주요 원인으로 글로벌 대박 게임을 지목하고 있다. 계절적 비수기와 환율 하락 효과 등 중첩된 악재에도 불구하고 NC소프트와 네오위즈게임즈는 아이온, 리니지, 크로스파이어 등 해외 시장을 공략하며 선전했지만 CJ인터넷 등은 그러한 능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자체 개발 신작보다는 퍼블리싱에 주력을 하는 모습에 해외 유명 게임들을 내수 시장으로 역수입하는 것을 주력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의 선전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또, CJ인터넷의 매출 근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웹보드게임의 매출도 눈에 띄게 추락했다. 전 분기와 비교해 무려 26.3%나 떨어졌다. 이는 게임산업협회가 주도하는 그린캠페인을 통해 본인인증제 실시 등 웹보드 게임에 대한 정부 규제의 영향이 미쳤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최대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네오위즈게임즈의 웹보드게임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21%의 안정적 성장세를 구가했다는 점에서 경영적으로도 크나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CJ인터넷 김동희 이사는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게임포털보다 엄격하게 본인인증제를 실시해 웹보드게임의 매출이 많이 떨어진 측면이 있다"며 "매출을 올리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한게임과 피망에 이어 업계 추세에 발을 맞추지 못하고 꼴찌로 처지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편, 증권가에선 CJ인터넷의 이런 실적 부진을 '어닝쇼크(Earning shock, 기업의 실적이 예상치보다 훨씬 저조하게 나왔을 경우)'로 평가하면서 잇달아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하향조정에 나서고 있다.

△ 야심차게 등장한 프리우스 온라인은 사실상의 실패를 맛봤다

더 큰 문제는 퍼블리싱과 개발, 글로벌 경쟁력 등 게임포털 역량에 있어 확실히 반등을 시켜줄 만한 동력이 없다는 점이다. 프리우스 온라인의 사실상의 실패 이후 확실한 신작 라인업을 내보이지 못하고 있는 CJ인터넷은 현실적으로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의 사업 파이프도 단기적으로 만들어 내기 힘든 실정이기 때문에 매출 신장을 거두기 위해서는 내수시장에서의 신작 성공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렇다 할 신작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경쟁사들이 여름 대목 시장에서 앞 다투어 신작들을 선보이는 판국에서 CJ인터넷은 명백히 한 발 밀리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한 업계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최근의 추세라고 할 수 있는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의 활약은 물론, 주요 매출 파이프라고 할 수 있는 내수시장에서 활약을 할 수 있는 신 성장 동력이 없기 때문에 부진한 매출을 반등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런 내부적인 문제와 함께 외부 악재도 끊이지 않으면서 먹구름이 CJ인터넷의 시름을 한층 깊게 만들고 있다. 주요 수익원이라고 할 수 있는 온라인 야구게임인 ‘마구마구’에 대한 소송이 본격화되면서 끊임없이 지적되어 왔던 도의적인 문제까지도 다시 한 번 불거지고 있다.

지난 5일 마해영, 박정태, 주형광, 진필중, 임선동 등 전직 은퇴 야구선수 13명은 ‘마구마구’등 인터넷 온라인 야구게임에 캐릭터 초상권 사용을 금지해달라며 가처분신청을 냈다. 이들은 온라인 게임업체들이 신청인의 허락 없이 선수시절의 개인기록 및 실명, 사진 등을 수록한 게임을 만들어 판매함으로써 인격권을 침해했다며 게임업체의 매출 및 순이익 대부분이 은퇴한 야구선수들의 성명권 및 초상권을 침해한 캐릭터를 이용한 것으로 관련 게임 매출이 커질수록 손해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만큼 한시라도 빨리 게임업체들의 침해행위를 금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온라인 야구 게임에 대한 은퇴 선수들의 초상권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한 전 LG트윈스 투수 이상훈(38)씨는 최근 잠실구장 앞 분수대 광장에서 자신이 보컬로 활동 중인 밴드 '왓'과 함께 공연을 겸한 서명운동을 벌이며 게임업체들의 비양심적인 행위에 대해 쓴소리를 던졌다. 이에 앞서 이상훈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마구마구의 무단 초상권 침해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며 선전포고를 한 바 있다.

△ CJ인터넷의 마구마구는 현 한국 프로야구의 메인 스폰서이다. 그러나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줘야 하는 메인 스폰서는 도의적인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문제는 은퇴 프로야구 선수들에 대한 초상권 문제가 몇 달 전부터 계속해서 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해결책을 게임사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마구마구를 앞세워 현 2009프로야구 스폰서를 맡고 있는 CJ인터넷에 대한 따가운 시선은 걷히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 한 야구인은 “그 동안 몇 년 동안 무단으로 초상권을 침해해 수십, 수백 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수익을 챙겼으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기는커녕 문제가 불거지자 게임상 에서 논란이 될 만한 선수들의 이름을 수정하는 등의 편법으로 얼렁뚱땅 문제를 해결하려고 넘어가려 했던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라고 지적했다. CJ인터넷은 앞서 불만을 제기한 전 LG 투수 이상훈 선수의 캐릭터만 슬쩍 내렸을 뿐 소송을 제기한 다른 은퇴선수들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만약 소송 결과에 따라 매월 3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는 ‘마구마구’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선수를 카드 방식으로 게임 상에서 유저들에게 돈을 받고 판매한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환불 처리 등에 문제가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게 되면 보상비용도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설사 승소한다 하더라도 매출과 CJ그룹의 이미지 타격은 물론이고 법정 소송을 통한 손해도 막심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게임업계 종사자들은 소송이나 협상과는 별개로 문제가 된 전직 야구선수들의 재산권부터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직 프로야구 선수들의 소송이 정당한 재산권 보호행위라고 판단되면 일단 기술적 보호조치를 먼저하고 결과에 따라 보상을 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는 것이다. 또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CJ그룹 자체 내에서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문제가 소송 등으로 불거진 이유도 CJ인터넷 임원진이 이상훈 선수와의 대화에 안이하게 응하면서 커졌다는 것이다.

△ 최근 무단초상권 문제로 적극적으로 문제 대응에 나서고 있는 이상훈씨의 블로그의 모습. CJ엔터테인먼트는 최근 개봉한 영화 ‘해운대’에 초상권을 침해하는 행위와 불법 다운로드를 근절하기 위한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이의 초상권 침해 문제에 대해서는 법적인 문제로까지 번지게 대응하고 있다. 남이 하면 침해, 자신들이 하면 침해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이 그들의 현실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CJ인터넷에 내, 외부 악재가 한꺼번에 찾아온 것 같지만 그 동안 계속해서 암암리에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이 되어 왔던 것”이라며 “이전과 같이 계속해서 둔감하게 문제에 대응을 하게 된다면 지금보다 더 큰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