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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유럽 최대 게임박람회로 보는 유럽메세

작성자 :	등록일 : 2009-08-25 오전 11:21:58

1회이자 8회차인 게임스컴(이하 GC)는 그 회수에서 알 수 있듯 새로운 시도이자 변신을 상징한다. 분할된 게임컨벤션온라인의 처참한 흥행실패와 외면으로 GC도 비슷한 전철을 밟지 않겠냐는 우려가 있었으나 GC는 지난해 게임컨벤션2008보다 훨씬 왕성하고 풍성한 모습으로 게이머와 언론들을 놀라게 했다.

8회차에 접어들만큼 오랫동안 노하우와 마케팅의 산실로서의 가치도 풍부했고, 반대로 1회차로서 바뀌어진 장소와 운영방법에서 미진한 부분도 공존한 것이 이번 GC의 특징이라면 특징이었다.

변신 전이었던 지난해에 비해 무엇이 더 좋아졌고, 무엇은 놓쳤는지 살펴보았다.

GC가 열린 퀼른메세는 12만 평방미터의 넓이를 자랑한다. 애시당초 박람회를 위한 공간으로 설립된 만큼 여러 개의 홀이 존재하고 용도에 따라 개방할 수도, 개별 운영할 수도 있다. 더욱이 야외 정원과 식당 등의 부대시설을 비롯해 컨퍼런스룸들과 전문화된 프레스룸까지 갖춰져 있어 어떠한 형태의 박람회라도 소화해낼 수 있다는 점은 GC가 발전할 수 있는 밑거름으로 평가된다.

△ 각 홀로 이어지는 중앙복도만으로도 왠만한 작은 박람회장보다 넓다

이제는 박람회-호텔의 연결이 당연시되기도 하지만 보다 많은 고객과 바이어를 원활하게 이어주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요소다. 5성급 호텔이 퀼른메세와 바로 연결되어 존재한다는 점은 큰 장점이지만 그 이하급의 숙박시설이 연계되어 있지 못한 점은 라이프치히보다 부족한 점이다. 물론 퀼른시 차원에서 이후에는 전략적 제휴 숙박시설을 늘려나갈 수는 있지만 처음부터 설계 및 고려되지 못한 점은 여전히 핸디캡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의 지스타2009는 올해 부산벡스코로 장소가 옮겨지면서 바로 인접한 센텀호텔과 연계된 점은 퀼른시와 얼핏 비슷해보이나 참관사를 위해 대단위 할인이 이뤄진다는 점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 셈이다. 하지만 좀 더 저렴한 여러 등급의 숙박시설을 마련해둘 필요에 대해서는 고려해봄직하다.

외지인의 이동편의를 위해 모든 대중교통시설에 대해 요금을 면제해주는 제도는 퀼른시의 GC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시켜주는 요소다.

라이프찌히의 경우에도 지상철의 요금을 전면 무료로 개방한다는 점은 외지인에게 있어 엄청난 이동편의를 제공한다. 퀼른시는 여기에 한층 면제폭을 넒혀서 GC입장권(목걸이형)을 구매한 모든 관람객에게 퀼른시 내의 모든 대중교통비를 면제해준다. 때문에 퀼른메세호텔이 아니더라도 접근의 어려움은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퀼른내 퀼른대성당이나 초코렛박물관 등 주요관광지로의 부담없는 관광이 가능하다는 점은 관람객에게 크나큰 혜택이자 관광수입을 증대시키려는 시청의 기대효과에도 부합되어 각종 언론매체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 퀼른대성당. GC관람객은 퀼른 내 어디든 무료로 이동이 가능하다

대중교통으로부터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지상철인 트램 정차역에서 찻길만 건너면 바로 메세 입구다. 입구는 동서남북에 각 1개씩이 존재하며 12만 평망미터의 넓이로 인해 각 출구는 서로 다른 랜드마크 및 주요대중교통시설들과 인접해 있다. 이는 퀼른시 지리를 모르는 관람객도 직관적으로 찾아올 수 있도록 해주는 효과를 갖고 있다.

실제로 각국 기자단들도 퀼른메세를 처음 접해봄에도 불구하고 안내장의 문구 몇줄만으로 쉽게 찾아왔다는 것은 대중교통과 퀼른메세가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되게 설계되었는지를 방증해준다.

지스타2009가 대중교통편을 강화하고 항공편 및 KTX 등 기간교통망과 잘 연계하고 있는 점은 훌륭하나 벡스코 입구까지 이어지는 대중교통망이 아직은 정비될 필요성이 남아있다는 점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다.

△ 출입구는 여러 대중교통과 인접해 있어 접근의 용이성이 뛰어나다

독일은 세계가 인정하는 자동차와 공업 강국이다. 모든 국민이 친숙한 차량을 게임박람회에 활용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지난해 뭇게이머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란투리스모 차량 시연대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해 수많은 체험희망자를 줄서게 만들었다. 하지만 올해는 한 술 더 떠서 대형크레인으로 시연대를 공중으로 들어올리기까지 했다. 이제 이보다 서프라이즈한 시연대는 한동안 등장하기 어려울 듯 싶다. 언듯 지나친 쇼로 보일 수도 있으나 온라인 서비스보다는 제품구매가 득세인 유럽 게임시장에서 관람객을 실구매자로 이어가는 것이 게임박람회의 제1의 목적이기에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확실한 믿음과 기쁨을 어떻게 제공해야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지스타가 세계적인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걸스타라는 불명예와 더불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오명까지 지적되었던 사실을 되짚어보면 관람객을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제공할지 반성해봐야 할 것이다.

△ 야외에 마련된 공중 체험대. 그란투리스모는 매년 놀라움을 선사하고 있다

△ 작년의 시연대는 그대로 등장, 역시 인기만점

△ 행사장 곳곳에 차량이 소품으로 이용되고 있다

부스 내 체험기기가 많다는 점과 부스 외 부대시설이 많다는 점도 GC의 특징이다. 차량 시연대와 락밴드 시연대 등을 기본으로 콘솔 관련 시연대 등은 유럽 게이머의 성향과 유럽 시장의 특성을 파악하기에는 그만인 듯 한다.

주로 홀 밖에 마련되어 있는 부대시설도 눈에 띈다. MS와 소니는 야외 비어가든을 설치해 관계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했고, 홀 뒤편으로는 야외 정원을 마련해 관람객들에게 제공되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계속된 부대시설들은 관람객들에게 놀 공간을 마련해주고 있다.

다른 게임박람회들과 비교해 가장 차별화된 부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들로 관람객들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와 놀이문화로서의 정착을 감안한다면 지스타에서도 한국형 부대시설을 대폭 늘릴 필요가 있다.

△ MS의 야외 비어가든

△ 야외에서 별도로 즐길 거리가 제공되고 있다

△ 야외정원도 마련되어 있어 반대쪽 공간에는 미니수영장도 있다

유럽에는 음악 게임이 유독 강세를 보인다. 락밴드, 기타히어로, DJ히어로, 락레볼루션 등 음악게임만도 10여개 이상이 전시되었을 만큼 음악 게임에 대한 유럽 게이머의 관심은 뜨겁다. 한국이라면 혼자 즐기는 기타히어로도 큰 호응을 끌어내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3~5명이 필요한 락밴드 등의 인기몰이는 이상기후 수준이다.

부스가 작은 것도 아니다. 액티비전의 경우 락밴드 무대를 따로 만들고,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방음실을 10여개나 운영했다. 엑스박스360과 PS3 관련 게임사들 마저도 저마다 음악게임 한두개씩은 들고 나왔을 정도니 한부스 건너 한부스마다 음악게임이 보여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유럽 게이머의 음악게임에 대한 인기는 비틀즈락밴드, 레고락밴드 등의 탄생을 이끌어냈다는 것만 봐도 그 문화성과 시장을 확실히 옅볼 수 있다.

△ 음악게임 부스에서는 어김없이 공연과 유저 참여가 보여진다

△ 락밴드의 바리에이션도 풍부하게 보여질만큼 음악게임의 인기는 뜨겁다

뛰어난 박람회일지라도 알려지지 못한다면 그 효과는 반감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20여개의 언어가 존재하는 유럽에서, 27개국이나 되는 EU에서라면 언론활동이 결코 쉽지 않다. 이런 연유에서인지 이번 GC는 지난해에 비해 프레스룸의 기능과 활용성이 대폭 개선되었다.

우선 예년과 달리 프레스룸 출입에 대해 비기자는 게임사 중요임원일지라도 출입을 엄격히 금지시키게 바뀌었다. 이는 얼핏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나 취재 및 기사작성에 걸림돌이 될 요소를 원천차단하는 효과가 생기기에 기사 배포시간을 단축시키고 기사작성시 해당 관계자로부터의 간섭을 차단해 독자에게 보다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하는 효과를 가져다 줬다.

지스타의 프레스룸에는 게임사 홍보팀들이 자유롭게 출입하며 국외국 기자들에게 소음 등 불필요한 방해요소를 강제해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시급히 도입을 검토해야할 사안이다. 지스타가 국내잔치가 아니라 세계로 나가기 위한 토대이며 외국 바이어가 참석을 하는 한 국내외 언론에 대한 적절한 보호는 필수하다.

GC2009의 프레스룸이 보여준 또 하나의 특징은 통합 프레스킷 시스템이다. 기존의 경우 비게임 산업군의 언론이나 해외 언론의 경우 게임사 및 게임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관련 프레스킷을 확보해야만 하는데 이 때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각 게임사 직원들을 찾아다녀야하는 어려움이 발생한다. 이는 기사 노출의 기회를 줄이고 정보전달에 큰 장애가 되기도 했다. GC2009는 언어별 프레스킷을 프레스룸 내에 일목요연하게 비치함으로서 외신들로 하여금 정보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보다 빠른 외신 송출을 가능케 했다.

(물론 게임사들도 일손을 덜었다는 반응이었다.)

이처럼 프레스룸 개편은 성공적으로 평가받았고 실제 EU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으로의 기사 송출이 가장 원활했던 게임박람회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게 되었다.

△ 언어별로 구비되어 있는 통합 프레스킷. 외신의 활동이 한층 강화되었다고 평가받았다

△ PC가 마련되어 있는 프레스룸. 각국의 언론이 동시다발적으로 활동하는데 무리가 없도록 잘 운영된다

보통 박람회는 공간적 넓이와 많은 유동인구로 인해 안전문제가 뜨거운 감자다. 게임박람회는 여타 박람회들에 비해 위협수준이 낮다고는 해도 다양한 국가와 문화가 혼재되는 만큼 결코 간과할 수 없다.

퀼른메세는 공간 면적이 넓은 만큼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GC는 게임박람회 치고는 흔치않게 대단위 사설경비를 운영했다. 각 홀마다 보안요원이 순찰을 도는가 하면 경관들의 순찰도 종종 이뤄졌다.

한국이 유럽보다 치안이 잘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는 하나 경찰이나 보안요원이 일체 없이 안내요원들로만 운영되는 지스타에게는 좋은 참고사항이 아닐 수 없다. 비록 한국의 여건이 유럽의 그것과는 다르지만 세계적인 게임박람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풀어놓아야할 숙제다.

브로드밴드 보급이 저조한 것은 유럽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브로드밴드의 보급률이 낮고 그나마 회선의 속도나 상태마저도 낙후된 것은 유럽시장이 앉고 있는 유일한 문제처럼 느껴질 정도다.

개인 PC의 성능은 예년보다 지난해가, 지난해보다는 올해가 더욱 좋아지고 있다지만 회선이 한계가 있어서는 온라인 게임을 핵심으로 삼고 있는 한국 게임사에게 큰 핸디캡이다.

현지 ISP들과 프로모션 등 협력을 유지, 현지 인프라를 키울 필요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어서 한국 게임사들도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척, 선점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여건에서도 큰 성공을 거둔 와우와 길드워를 보면 패키지 판매를 통한 수익확보가 유럽에 얼마나 현실적인 영업방법인지를 뼈저리게 깨닫게 해준다. 더욱이 인프라의 미숙함 속에서도 원활한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게임을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GC는 분명 유럽을 대표하는 게임박람회다. 한국의 게임박람회와는 대상도 목적도 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고객에게 게임을 알리고 바이어에게 게임을 판매하려는 사실만은 동일하다. 그렇다면 해외의 박람회를 참고해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
GC는 게임박람회의 대형화를 위해 지스타가 고민해야할 부분을 먼저 보여준 셈이다. 또한 신시장으로 더욱 개척해야할 유럽 지역에 대한 좋은 기회의 장이다. GC는 여러모로 한국 게임사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겜툰 최승훈 기자
mugtrpg@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