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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WOW 세 번째 확장팩 ‘대격변’, 불가능을 가능케하는 변화의 시작

작성자 :	등록일 : 2009-08-27 오후 3:12:11

대격변, 게임을 넘어선 온라인 게임 업계의 지각 변동 끌고올 듯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의 세 번째 확장팩 ‘대격변(Cataclysm)’가 공개되었다. 기존 게임을 즐기던 유저에게는 변화를, 온라인 게임 업계에는 새로운 개발 척도를 긋는 변혁에 가까운, 말그대로 대격변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콘텐츠로 평가받고 있다.

새로움을 더하기 위한 추가 작업에만 집중되었던 게임 업데이트 개발에 대한 획기적인 전환기를 마련해줄 것으로 보이는 이번 확장팩 ‘대격변’이 보여줄 변화의 의미를 알아본다.

이번 대격변에서 핵심적인 변화 요소를 언급하자면 바로 아제로스의 변경이다. 대격변 이후 변화되는 아제로스를 표현하면서 이에 포함된 전면적인 퀘스트 라인까지 포함되는 대규모 업데이트다. 85레벨까지의 성장에 필요한 새로운 지역이 아제로스에 연결되는 것은 물론 기존 아제로스의 전면적 개편을 통해 날것을 모든 지역에서 통행 가능하게 된다. 대륙 자체의 지도가 변화하는 만큼 이에 연결된 아제로스의 1천여 개 상당의 퀘스트들도 대부분 변화하게 된다.

기존 아제로스는 아웃랜드나 노스랜드와 달리 1~60레벨 구간의 레벨업 구간으로서의 기능 이상을 수행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날것 등과 같이 발전된 요소를 수용하기에는 기획적으로 구현 불가능한 요소들이 많아 사실상 버려진 곳과 마찬가지였다. 이는 확장팩과 달리 수 많은 인스턴스 던전과 필드로 구성된 방대한 아제로스 대륙에 대한 개편은 또 하나의 게임을 만드는 수준의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블리자드 개발진이 이미 여러 인터뷰를 통해 아제로스의 개편은 현실적으로 엄청난 부담이 된다고 밝힌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 대격변 이후 변화된 아제로스 대륙

‘대격변’이 이전에 선보인 두 번의 확장팩과 완전히 다른 형태의 개발 구성도를 보이는 것은 이미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게임 유저는 물론 새로운 신규 유저의 진입 통로를 발굴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기존 유저들에게 무용지물이였던 1~60레벨 구간의 성장 구간을 획기적으로 개편하여 새로운 모습을 갖추는 것은 물론, 이에 연결된 1천여 개의 퀘스트 개편을 단행했다는 것은 단순한 도전을 넘어선 과감한 변화로 평가할 수 있다. 이제까지의 온라인 게임이 새로 추가되는 콘텐츠를 위해 구 콘텐츠를 뛰어넘거나 가치를 떨어뜨리는 데 집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확장 콘텐츠만을 고려하여 개발을 집중시키는 업계의 분위기를 변모시키는 계기를 마련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대격변’ 이후 과거 와우를 즐겼던 유저는 더 이상 붕괴 직전의 아제로스를 만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새로운 종족이 추가되거나 계절 이벤트에서만 존재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던 아제로스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것은 유저들에게 이제까지 확장팩들이 보여줬던 변화 그 이상의 격변을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된다.

‘WOW’의 호드, 얼라이언스 진영은 게임을 지탱하는 대립과 갈등의 구조를 지속시키는 대표적인 요소다. 각 진영에 소속된 종족들이 상대방 진영에 대한 대립 구조를 통해 게임의 재미를 추구한다는 본연의 재미가 사라진지는 오래지만 각 종족이 소속된 진영은 게임의 뼈대를 유지시키는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이다.

‘대격변’에서의 신 종족 추가는 전면적인 시스템 개편 예고와 연결된다. 호드의 ‘고블린’, 얼라이언스의 ‘늑대인간’은 이미 NPC로서 게임 내에서 게이머들과 친숙한 존재로 등장하던 종족들이다. 종족 추가와 더불어 기존에 존재하던 종족에서 선택이 불가능했던 일부 직업도 새로이 개편되어 추가된다. 도적이나 마법사에 특화되었던 트롤 종족에서 드루이드 직업을 선택한다던가 나이트엘프 마법사 등 기존 종족에서 선택이 불가능했던 직업을 선택가능하게 되는 점은 불필요했던 종족의 특성을 다시 재조명하는 동시에 개편되는 아제로스 대륙의 콘텐츠를 기존 유저들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 새로운 종족 추가 만큼이나 종족, 진영 변경 등의 다양한 부가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시스템적 부분에서도 주문력, 전투력, 방어숙련도 등 전투에 관련되는 시스템들이 대폭 개편된다. 캐릭터의 전투력을 나타내는 척도로 판단되는 이들 시스템이 대폭 개편됨에 따라 발생하는 혼란이 다소 우려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신규 유저들이 이러한 척도로 인해 게임의 재미를 느끼지 못한 채 포기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은 편이다.

이미 'WOW'는 첫 번째 확장팩 ‘불타는 성전’에서부터 두 번째 확장팩 ‘리치 왕의 분노’에 이르기까지 연승 행진을 이어왔다. 세 번째 확장팩 ‘대격변’은 기존 확장팩의 계보를 이어 기존 유저를 대상으로 한 확장 콘텐츠에 집중될 것이라는 대다수의 예상은 시원스럽게 깨져버렸다.

‘대격변’이 가져올 시장의 변화는 단순히 ‘WOW’로의 신규 유저 유입으로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WOW’를 통해 국내 MMORPG 시장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었던 만큼 이번 ‘대격변’의 시스템적 변화 요인은 국내 개발자들에게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시간과 노력에 비해 큰 결과를 보여주지 않는 기존 콘텐츠의 개편보다는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여러 모로 편리했기에 블리자드의 이번 모험은 그 만큼 혁신적이면서도 위험한 시도다. 이미 만들어놓은 콘텐츠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것은 신규 게임, 후속작 제작에도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게임 업계에는 쉽게 도전할 수 있는 과제는 아니다.

△ 국내 온라인 게임 업계도 잉여 자원인 구 콘텐츠를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단계다

하지만 버려진 콘텐츠로서 어쩔 수 없이 존재해야만 하는 잉여 이상의 가치를 보여주지 못한 구 콘텐츠를 새로이 활용하는 방안은 분명히 국내 업계가 해결해야하는 방안이다. 기존 유저의 복귀, 신규 유저의 확보에 대해 마케팅적인 부분에만 혈안이 된 채, 부분 유료화 아이템 기획에만 집중된 국내 업계는 그래서 이번 ‘WOW’의 변화를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 이상의 결과치를 안전하게 보여줬던 블리자드의 그 동안 행보를 감안한다면 국내 업계 또한 대격변 출시 시점에서 이러한 행보에 대한 적절한 대처법으로 보다 변화된 콘텐츠로 무장한 모습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전 세계 온라인 게임 시장을 몇 년째 이끌고 있는 블리자드가 보여준 한수가 국내 게임 업계에 어떤 변화를 사뭇 기대되는 것도 후퇴보다는 전진하고 있는 업계의 발전이 반갑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겜툰 김 혁 기자
serika76@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