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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일본 만화와 온라인 게임의 역학관계

작성자 :	등록일 : 2009-10-23 오후 5:40:39

게임을 개발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전체적인 틀을 구성하는 시나리오를 빼놓을 수 없다. 현재 국내에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들 중 대다수는 특별한 원작을 가지고 있지 않고 100% 오리지널 창작에 의존해 개발되고 있다. 이와 반대로 가까운 나라인 일본의 경우는 게임을 개발하는데 있어 다양한 미디어가 활용되는데 그중 가장 인기가 높은 콘텐츠는 ‘만화’라고 할 수 있다. 콘솔 게임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는 일본은 이와 관련된 게임을 찾는데 그리 어렵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최근에는 일본 유수의 만화들이 온라인 게임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콘솔만이 아닌 온라인으로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현재 국내 만화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일본에서 수입된 만화들이다. 물론 국산 만화들도 꾸준히 출판이 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시장 규모부터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일본의 만화에 밀려 기를 못 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팬층 역시 10대부터 30~40대까지 골고루 일본 만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상황을 반전시키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일본 만화 문화와 국내 만화 문화의 결정적인 차이점을 꼽아보면 얼마나 상업적인 부분을 가지고 있는가라는 부분이다. 일본의 경우 인기 만화가 단순히 책 하나로 끝나는 것이 아닌 원 소스 멀티 유스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 그 중 가장 각광을 받는 곳이 바로 애니메이션과 게임이다. 일본의 게임 시장은 대부분 콘솔 게임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다수의 게임들이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 원작의 분위기가 사라지기는 했지만 <리니지>도 엄연히 원작 만화가 존재하는 게임이다

이렇게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를 볼 수 있는데 먼저 재미있는 스토리를 그대로 게임에 적용할 수 있다는 부분과 그에 따른 캐릭터들을 구성하기 쉬운 점이다. 특히 해당 만화의 팬들의 경우 게임의 구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판매효과 증진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이와 반대로 국내 만화의 경우 게임의 소재로 사용되는 경우는 많으나 성공하는 경우는 드문 것이 사실이다. 가장 큰 인기를 모은 게임으로는 <리니지>, <바람의나라>, <열혈강호 온라인> 정도로 손에 꼽을 만큼 적다. 특히 이들은 게임으로는 서비스가 되고 있지만 그 외의 분야에서는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 일본 만화와 상대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국산 만화들이 게임으로 진출하기도 버거운 상황에서 이제는 일본 만화들이 온라인 게임으로 속속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먼저 가장 대표적인 온라인 게임으로는 구름인터렉티브의 <개구리중사 케로로> 시리즈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요시자키 미네의 동명 만화를 소재로 하고 있는 <개구리중사 케로로>는 만화보다 애니메이션이 더 유명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에도 많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토리야마 아키라의 대표작 <드래곤볼 온라인>도 한창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또 이노우에 타케히코의 <슬램덩크> 역시도 온라인 게임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 어린이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개구리중사 케로로> 시리즈

위에서 밝힌 3개의 만화들은 이미 콘솔 기기로는 여러 장르에 걸쳐 게임이 출시된 상황이다. 물론 제작사에 따라 일부 실패한 게임들은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만화를 좋아했던 팬층을 그대로 게임으로 손쉽게 팬층을 옮겨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슬램덩크>와 <드래곤볼>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모두 1억 부 이상이 팔린 만화라는 점이다. 그만큼 팬층도 두껍고 충성심도 높다. 특히 온라인 게임으로 만들었을 경우 많은 유저들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만화를 원작으로 한 게임 역시 큰 약점을 가지고 있다.

원작을 가지고 있는 온라인 게임의 경우 가장 큰 문제가 되는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세계관을 어떻게 구축하는가이다. 일반적인 경우 원작이 있을 경우 제대로 게임 내에 구현하지 못했을 경우 돌아오는 파장은 상당히 크다.

만화를 소재로 한 온라인 게임은 아니지만 PC 패키지나 콘솔로 발매되었던 게임들이 온라인 게임화 했을 때 가장 문제점을 지적된 부분이 바로 원작을 제대로 구현해내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컸다. 세계관이 뭐가 그리 중요한가 싶겠지만 원작의 분위기를 원하는 팬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개구리중사 케로로> 시리즈의 캐주얼 게임 장르이기 때문에 스토리보다는 게임 내 배경에 원작의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도록 해 큰 괴리감 없이 서비스를 할 수 있었다.

△ 문제는 과연 얼마나 원작에 충실할 수 있는가이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바로 원작 캐릭터를 사용할 수 없다는 부분이다. 콘솔 게임에서는 대부분 만화 원작의 게임의 경우에는 실제 등장하는 캐릭터를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직접 조작한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끼는 팬들의 입장에서는 이는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의 경우는 원작 캐릭터을 유저들이 사용하기 보다는 대부분 NPC로 등장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게임 네에서 원작의 중요 캐릭터들을 대부분 사용할 수 없다. 물론 이벤트를 통해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도 있기는 하나 이런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사실 원작에 집착하는 팬들의 입장에서는 큰 불만 중의 하나이기는 하나 특정 캐릭터를 다수가 사용할 경우 발생하는 문제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게임사들은 이 같은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확실한 사실은 아직 일본 만화를 소재로 한 온라인 게임이 극히 적은 상태이기 때문에 판단이 어렵다는 부분이다. 물론 <드래곤볼 온라인>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실제 서비스가 될 때까지 어느 정도 유저층을 확보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일본 만화를 소재로 한 게임이온라인 게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

△ <슬램덩크>도 이제 온라인 게임으로…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일본 만화들의 온라인 게임화는 계속될 것이고 이로 인해 반대로 국내 만화들의 온라인 게임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사실이다. 실제 오래전부터 영화나 드라마, 쇼프로그램 등에서는 일본의 콘텐츠를 구입해 국내의 형식에 맞춰 서비스하는 것이 일반화됐다.

아직까지 일본 만화 원작의 온라인 게임이 국내에서 가지는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차 이런 케이스가 늘어나게 되면 결과적으로 순수 창작물이나 국내 만화들로 이뤄진 온라인 게임들의 위치는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겜툰 민재홍 기자
trapmaster@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