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게임전시회인 ‘지스타 2009’가 11월 29일, 4일 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성황리에 폐막됐다. 역대 최대 관람객을 기록한 ‘지스타 2009’와 관련해 관람객이나 언론매체들의 반응은 호의적인 내용 일색이다.
하지만 이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둔 ‘지스타 2009’도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여전히 해결되지 문제들이 산재되어 있고 조직위뿐만 아닌 게임사, 관람객 모두가 어느 정도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과연 이번 지스타는 잘 치러진 것일까? 지금부터 살펴보자.
이번 ‘지스타 2009’에 대해 행사 시작 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스타는 1회 이후로 계속 내리막길을 걸어왔고 관람객의 수는 꾸준히 증가했지만 볼거리는 점차 빈약해지는 등 점점 게임전시회로써의 기능을 제대로 못하고 있었다. 결국 ‘지스타’는 존폐 위기까지 거론되면서 부산으로 장소를 옮기기로 결정해고 심기일전하는 모습이었지만 관계자들의 반응은 상당히 부정적이었다.
서울에서 진행해도 이 정도인데 부산에서 진행할 경우 교통상의 불편으로 인해 관람객의 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 지역에서 벌어날 경우 관람객 수가 급감했던 경우가 종종 있어왔기 때문에 불안감을 최고조에 이르렀다.
△ 역대 최다 관람객 기록을 세운 ‘지스타 2009’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지스타 2009’는 과거로의 회귀하는 모습을 보였다. 1일차와 2일차까지만 하더라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지만 3일차와 4일차의 폭발적인 반응은 그야말로 1회 지스타에서 보여줬던 영광의 모습이었다.
특히 마지막 4일차에는 비가 오기 시작하면서 관계자들은 다소 관람객이 감소할 것이라 내다봤으나 그것은 단지 기우에 불과했다. 마지막 4일차에는 3일차보다 1만 명 많은 8만 명이 지스타를 찾아 날씨도 유저들의 열정을 식히지 못했다.
△ 비도 그들의 열정을 막지 못했다
이번 ‘지스타 2009’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도 눈에 들어왔는데 지스타측에서는 가족 단위의 관람객을 위해 아이들을 위한 놀이방을 별도로 운영하는 등의 편의 시설을 준비해 많은 관람객의 환영을 받았다.
상당히 미묘한 문제다. 그동안 매년 ‘걸스타’라는 좋지 않은 이름으로 불려왔던 ‘지스타’가 이번에는 강력한 규정을 내놓으며 도우미 및 모델들의 복장을 규제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그래서인지 전반적인 분위기는 작년에 비해 더 차분해진 모습이다. 특히 ‘지스타 2008’에 비해 몰라보게 복장들이 얌전해졌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물론 중간에 코스튬 모델로 인해 잠시 문제가 발생하는 해프닝도 있었지만 그 부분을 제외하고는 규정도 잘 지킨 편이고 작년과 같은 민망한 쇼도 없는 담백한 분위기에서 진행된다.
△ 모델 출사 대회인지 게임 전시회인지 알 수 없는 묘한 분위기
하지만 일부 관람객의 과도한 모델 촬영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나 이번에는 관람객의 관람문화는 아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매년 모델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지만 모델 촬영에 열을 올리는 관람객을 보노라면 지스타가 아니라 모델 출사 대회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든다.
물론 점차 이런 분위기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에 우려할만한 문제는 아니지만 관람객의 관람 문화가 보다 성숙해져야 한다는 것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게임전시회라면 그에 맞는 관람 문화 형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올해 온라인 게임사들은 여러 가지 게임을 내놓기 보다는 하나의 대작 타이틀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년 여러 가지 게임을 내놓으면서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던 것과 대조적으로 유수의 게임사들이 대부분 1개의 타이틀에 집중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아직 <디아블로3>와 관련된 공식적인 발매일이 경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스타크래프트2> 단 1종의 타이틀만 가지고 지스타를 찾았다. 또 네오위즈게임즈 역시도 곧 서비스를 진행할 <에이지 오브 코난>을 기준으로 부스를 모두 꾸몄다. 올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인 CJ인터넷의 <드래곤볼 온라인>도 <마구마구>를 밀어내고 부스 메인으로 자리 잡았다.
당초 1종의 게임에만 집중하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는 문제였으나 전시회를 찾은 유저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여러 게임의 시연대를 설치해 관람객의 시선이 분산되지 않고 확실하게 메인 게임에 집중할 수 있었다며 더 좋았다는 평가도 있었다.
물론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신작 게임을 많이 선보이지 못한 게임사들이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결과물이기는 했지만 큰 문제는 되지 않았고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지스타 2010’에서도 이러한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관람객 규모로만 보면 해외 게임쇼에 뒤지지 않는 ‘지스타 2009’이지만 글로벌 게임전시회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먼저 B2C관에 참가한 외국계 기업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유일하다. 나머지는 국내 온라인 게임사들이 모두 점령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행히도 B2B관에는 외국계 기업들이 많이 참가했지만 과연 이것으로 충분한 것인지는 의문이 남는다.
△ 글로벌 게임 전시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아케이드, 콘솔, PC 모두를 아우르는 자세가 필요하다
해외 게임전시회를 기준으로 보면 자국의 게임사들도 참가하는 것은 물론 해외 게임사들의 유치가 일반화되어 있다. 그것도 B2B관이 아닌 B2C관에서 말이다. 아직까지 지스타의 B2C관에서 해외 게임사들을 보기 어렵다는 것은 결정적으로 아직까지 ‘지스타’가 온라인 게임에만 편중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지스타가 진정한 글로벌 게임전시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외국계 기업들의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매년 반복되는 글로벌 게임전시회로의 도약을 이번 부산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 볼 수 있을 가능서도 있기 때문에 ‘지스타 2010’이 진정한 글로벌 게임전시회로 거듭나기를 희망해 본다.
겜툰FOCUS/겜툰특집
지스타 2009, 1년 농사 잘 지었나
니가내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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