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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탐구생활 35화- 월드컵과 여름

작성자 :	등록일 : 2010-06-22 오전 12:06:24

4년 마다 한 번씩 자국의 이름과 국기를 흔들게 만들며, 특히 국내에서는 빨간 옷을 입고 다니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상황을 만들어내는 전 세계적인 이벤트. 올림픽과 함께 스포츠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흥하게’만드는 이벤트인 월드컵이 돌아왔다. 너도나도 빨간 물결에 동참해 길거리로 나가 월드컵을 만끽하고 있는 현재. 우리나라가 조별예선이든, 16강 토너먼트에서든 어쨌든 탈락을 하게 되는 날이 되기 전까지 세상은 월드컵으로 통하고 월드컵으로 이야기 될 것이다(월드컵이 끝날 때까지 그 분위기를 만끽하는 사람은 축구 마니아들 뿐!).

사실 자국의 축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자국 리그의 발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1人이기에, 4년 마다 한 번씩 월드컵에만 취하는 이런 응원과 관전 문화는 근본적으로는 사라져야 한다고-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돌 던지지 마시라!-생각한다. 특히 이번 기회에 편승해 어떻게든 이슈를 모으려고 하는 마케팅이나 노출이 심한 의상으로 관심을 모으는 여성들의 모습은 매우 보기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평소에는 축구에 축자에도 관심 없다가 저글링 러시하듯 우르르 거리로 달려 나와 옷을 훌러덩 벗어젖히고 노출증 환자처럼 등장하는 저 몸짱녀들은 대체 뭐라고 설명해야 한단 말인가?

△ 월드컵 열기가 뜨겁다. 너무 뜨거워서 그런지 기다렸다는 듯 훌렁훌렁 옷 벗는 아가씨들도 많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일거리 잡아 돈 버는 아가씨들도 많다. 세상은 요지경.

어쨌든 겜툰은 축구 사이트가 아니기 때문에 이 정도로 각설하고.

세상이 월드컵을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만큼 월드컵과 관련이 되어 있는 사업들은 당연하게도 그 흐름에 함께 편승해 폭발적인 상승세를 누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치킨과 맥주 등 먹거리에 관련된 업계는 즐거운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하니 가히 월드컵으로 국내 내수시장의 흐름이 흘러간다고 봐야 하겠다.

여러 면에서 떠들썩한 분위기를 내고 있는 것이 지금의 분위기지만, 그 반대로 게임업계는 잔뜩 몸을 사리고 상대적으로 조용한 월드컵 시즌을 보내고 있다. 월드컵을 안 보고 게임에 관심을 쏟는 사람들이 아무래도 적을 수밖에 없으니, 자연스럽게 새로운 사업과 자사의 신작을 선보일 만한 타이밍이 아니기는 하다. 패치라든가 혹은 예정되어 있던 테스트 등도 연기하는 곳들이 있으니 축구 관련 게임들을 제외하고는 그야말로 월드컵 열풍을 만나 빨리 지나가 주시기를 바라고 있다 하겠다.

문제는 지금이 여름 시장이라는 것에 있다. 여름방학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한 해 농사를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서는 ‘흉작’을 거둘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기 때문에 매우 예민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월드컵이라니! 물론 월드컵이 사스나 신종플루처럼 갑작스럽게 창궐하는 질병은 아니기에 충분히 예상을 한 스케줄이 되겠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일 게다.

‘여름’이라는 면만을 봤을 때는 ‘흥해야’하는 시기이지만, ‘월드컵’이 있기에 기를 죽이고 있는 게임업계의 천태만상. 바람직한 게임생활을 선도하는 겜툰의 탐구생활에서는 월드컵을 맞이한 여름의 게임업계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연애든, 게임이든, 스포츠든, 사업이든 모든 면에서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타이밍’이다. 시종일관 불리한 게임을 펼치다 타이밍 러시 한 방으로 역전을 하는 RTS의 사례들처럼, 타이밍이라는 것은 어떤 분야에서든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 사실이다. 어쨌든 안 생길 것이긴 하지만 타이밍을 무시하고 이성에게 들이댔다가는 될 것도 안 되는 것 또한 주지의 사실이다(물론, 잘 될 놈은 타이밍이고 나발이고 다 어긋나도 잘 되더라. 이런 더러운 세상).

아무리 훌륭한 콘텐츠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훌륭한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그 외적으로 뭔가 변수가 도사리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그것을 내놓기 꺼려하는 것이 인지상정. 그런 변수 때문에 자신들의 피와 살과도 같은 게임이나 콘텐츠가 행여나 묻히는 일이 생긴다면? 그야말로 자살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일 테니 말이다(그만큼 게임 개발자들에게 있어서 자신이 개발에 참여한 게임, 혹은 콘텐츠에 대한 애착은 매우 크다!).

이런 이유로 인해 월드컵이라는 국가적인 이벤트에 신작 게임을 내놓거나 대규모 콘텐츠를 단행하는 ‘쩌는 타이밍감각’을 보여주는 집단은 사람들에게 둘 중 하나로 여겨지기 충분하다. 용기가 있거나, 아니면 눈치가 없거나.

△ 아이온의 용계진격, 화끈하게 월드컵으로 ‘진격’했다. 우왕.

……라는 건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견해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타이밍에 러시 갔다가 막히고 GG치는 경우는 숱하게 많다. 그래서 ‘허를 찌르는 기가 막힌 타이밍’이나 ‘시공간을 초월하는 타이밍 전술(?)’이 먹혀들어야 대박을 치기 마련인데(……글이 점점 산으로 가는 것 같지 않아?), 이런 타이밍은 대부분 변수를 뚫거나 모두가 'YES'를 외치는 순간 ‘NO’를 외칠 수 있는 과감함에서 만들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아이온의 2.0업데이트인 ‘용계진격’이 더 주목을 받는 것인지도 모른다. 대구 지하철 용계역이 아니라 용계(龍界)로 진격한다는 내용을 담은, 내수시장 1위 게임의 대규모 업데이트는 본격적인 월드컵 시즌을 앞두고 과감히 단행이 되었고, 그야말로 대박을 치고 있다. 마치 월드컵이 게임과 무슨 상관인가요-라고 하는 분위기랄까. 눈치를 보면서 월드컵이 끝나는 시간을 재고 있는 보편적인 게임사들의 움직임과는 확실히 거리가 있다.

물론, 용계진격 이외에 몇몇 게임들이 오픈베타를 단행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다. 하지만 ‘역러시’의 효과는 그리 크게 보고 있지 않은 듯하다. 오호라, 그렇게 보면 월드컵의 광풍을 뚫기 위해서는 뭐가 달라도 달라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시추에이션이라고 해야 하는 건가?

타이밍을 잡기 위해서 월드컵의 광풍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다. 월드컵이 하고 있는 시기에 그것을 뚫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비정상적이라는 얘기다. 물론 그런 의외성 속에서 대박이 터지는 것이긴 하지만, 그런 의외성은 함부로 나오는 것이 아니기에 그 주목도와 대단함을 인정받는 것이라 하겠다.

아무튼 가장 많은 움직임과 사업적인 전개가 이루어져야 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게임업계는 월드컵 눈치를 보느라 매우 조용하기만 한데, 그러다보니 ‘월드컵은 월드컵이고, 게임은 게임이다’라고 생각하는 유저들 입장에서는 매우 답답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월드컵이 끝나고 나서도 ‘러시 타이밍’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에 있다.

△ 아……스타2느님이 참으로 무서운 시추에이션.

월드컵이 끝나는 시기는 대략 6월 말. 6월의 마지막이 될수록 본격적으로 게임업계가 다시 가동되기 시작한다고 볼 수 있는데, 많은 게임들과 게임사들이 ‘기회는 이때다’하고 시장에서 활약을 할 것이기 때문에 그 경쟁구도는 가히 손에 땀을 쥐고 심장을 폭발시키는 그것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게임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 모두를 긴장시키는(블리자드 직원들 빼고) 스타크래프트2가 7월 발매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월드컵보다 더 눈치를 봐야 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야말로, 앞뒤로 ‘타이밍의 답이 안 나오는’시추에이션이 벌어지고 있다고나 할까. 여름이라서 사람들은 게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월드컵이 끝나고 난 뒤에 경쟁구도 심화 쓰나미와 스타2의 등장이라니! 이런 된장, 게임사의 ‘한 해가 흥해야 하는 타이밍’인 여름 시즌이 이도저도 아닌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면초가의 시점이 될 수도 있음이다.

앞서도 한 번 언급했지만-어디까지나 필자 본인의 생각이지만-분명 우리나라가 탈락하고 난 뒤에는(물론, 결승까지 올라가길 바라는 것은 본인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의 월드컵 열기는 한층 꺾일 것이 자명하다. 관건은, ‘그 시기를 정확히 언제로 파악하느냐’에 대한 부분일 것이다. 잘못 했다가는 땀 흘려가며 바쳤던 소중한 노동의 대가가 한없는 나락의 구렁텅이로 빠져드는 경우가 생긴다(이래서 마케팅부와 개발부는 사이가 안 좋다는 얘기가……응?).

어쨌든 앞뒤로 호랑이가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머리가 아픈 게임사들일 텐데, 또 이런 상황판단을 정확하고 명확한 분석력을 앞세워 내리는 것이 그들의 할 일이자 월급을 받는 또 하나의 이유가 아니겠는가(모 게임사의 모 게임은, 아예 2011년으로 런칭 시기를 화끈하게 넘겨버린 경우도 있다).

△ 이런 기발한 생각으로 월드컵과 함께 ‘흥하는’것도 나쁘진 않을 듯!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이런 상황을 게이머들은 유유자적 팔짱을 끼고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북새통 속에서 살아남는 게임이 어떤 것이 될 것인가, 앞뒤에 버티고 있는 호랑이를 기가 막힌 타이밍과 멋진 콘텐츠로 뚫을 게임은 어떤 것이 될 것인가에 대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또, 그런 와중에서 유저들에게 떨어지는 ‘떡고물’은 매우 달콤하고 쫄깃한 것임에 틀림이 없기 때문에 이런 북새통이 더욱 즐거운 것이기도 하다.

자, ‘굳이 게임명과 게임사를 언급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거의 모든 게임사가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는 2010년 여름, 월드컵 시즌이라는 최악의 런칭 타이밍을 넘어 어떤 게임사의 어떤 콘텐츠가 어떤 타이밍으로 어떻게 타개를 할 것인지, 바람직하고 섹시한 게임 생활을 영위하는 겜툰의 탐구생활 소년소녀들이 지켜보도록 하자!

※오늘의 탐구생활 : 월드컵이고 나발이고 여름방학 시즌에 기다리고 잇는 게임은 무엇인지 이야기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