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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게임 INSIDE] 3화- 누가 아오이 소라에게 돌을 던지랴

작성자 :	등록일 : 2010-08-05 오후 7:07:25

어디까지나 필자 본인의 생각이지만, 우리나라처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많은 나라는 없는 것 같다. 특히 요즘의 아이폰과 같이 붐을 일으키고 있는 ‘핫이슈 아이템’들에 대해서는 스티브잡스 귀싸대기를 크리티컬로 후려갈길 정도로 빠삭하게 꿰고 있는 사람들이 그야말로 줄줄이 사탕이다. 논쟁이라도 한번 붙었다 하면 마치 해당 아이템의 창조주의 머릿속을 훤히 꿰고 있는 것처럼, 아니 그 물건을 만들었을 때부터 함께 있었던 사람인 것처럼 엄청난 지식을 쏟아내는 사람들은 부지기수로 많다. 음, 무서워서 무슨 말을 못하겠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하물며, 현대 사회가 고도로 발달되면서 다양한 사업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마케팅’의 국내 전문가는 그야말로 ‘수도 없이 많다’. 전공을 하고 있는 학생들을 포함해, 마케팅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사회인까지. 중요성이 계속해서 부각되고 있는 분야인 만큼 사람들 사이에서 어떻게 하면 효율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어떤 광고가 멋진 광고인가에 대한 갑론을박이 그야말로 대단하다. 물론,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국민 전부가 마케팅 전문가인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이기 때문에 마케팅에 대해서도 말 한 번 잘못 했다가는 나락으로 떨어진다.

‘아무리 잘 만든 게임이더라도 광고를 잘 하지 못하면 쪽박’이라는 말을 유저들이 공공연하게 하면서 게임의 출시와 효과적인 광고를 주문할 정도로, 게임과 마케팅 또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더 이상의 입소문 마케팅으로 효과를 보기 힘든 치열한 적자생존의 레드오션 시장인 온라인 게임 시장.

그래서일까, 요즘의 게임 관련 마케팅들은, 모두 ‘깜짝깜짝 놀라는 것’투성이다.

옛날-이라고 해 봤자 10년도 안 됐다-에는 광고보다는, 게임이 재미있기만 하면 장땡(?)이었다. 시장에 등장하는 게임의 숫자가 워낙 적었던 시절이었던지라, 재미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하기 마련이었다. 또, 주위에 있는 친구들이 PC방에서 그 게임을 하면 나도 따라하는, 이른바 입소문 마케팅으로 게임이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시기이기도 했기 때문에 특별히, 그리고 크게 광고를 하거나 홍보를 하는 일은 없는 편이었다.

그러나 온라인 게임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면서, 정확히 말해서는 온라인 게임이 돈이 되기 시작하면서 단기간에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이제는 아무리 게임을 재미있게, 매력적으로 만들어도 그 재미와 색을 효과적으로 유저들에게 전달하지 못하면 성공을 하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다. 현대 사회에서 계속해서 강조되는 홍보, 그리고 마케팅이 온라인 게임의 성공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 외국의 한 살충제 유명 광고. ‘기발함’으로 깜짝 놀랄 수 있는 광고는 없다는 것이 참으로 씁쓸한 상황이다.

마케팅이 중요해 졌다는 것은 우리가 흔히 만날 수 있는 멋진 광고와 홍보, 발전된 마케팅이 게임업계에도 들어올 여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문제는 멋지고 인상적이라고 생각하는 홍보보다 남보다 더 튀기 위해, 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이 되기 위한 광홍보와 마케팅이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효과는 그야말로 ‘엄청난 수준’이다.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수준의 광고. 효과가 없을 수가 없다. 필자도 하루가 다르게 게임업계의 홍보와 마케팅 방식에 놀라는 요즘이다. ‘브라보!’하면서 놀라지 않고, ‘뭐, 뭐야!?’하고 놀라서 그렇지.

오랜만에-는 아니겠지만 아무튼 도덕교과서 같은 이야기 한 마디만 하자. 게임이라는 것은 단순한 돈을 벌기 위한 산업으로 비춰져서는 안 되는 것이 사실이다(현실은 아니지만, 어쨌든 정석적으로 말하자면 그렇다).

그렇다면 게임업계는 어떤 포지션을 취하고 있어야 하냐고?

게임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다. 오로지 돈을 위해 존재하는 산업이 아닌, 건전하고 발전적인 국민의 여가와 기쁨을 위해 존재하는 산업인 것이다. 영화와 음반 등의 산업과 더불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써 대 내외적으로는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닌, 대승적인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산업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영화든 음반이든, 게임이든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되는 것은, 혹은 그것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그리고 그렇게 ‘굴러가고’있는 것은 아니다. 대승적인 목적은 위에 언급한 그것이지만, 돈이 되지 않는 것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처럼 되어버렸다. 성공을 하고 돈을 벌어다 주는 나이 어리고 예쁜 걸 그룹들이 공산품처럼 마구 등장하는 것처럼, 게임업계도 마찬가지인 것이다(그런 의미에서 영화는 좀 덜 한 것일까?).

특히 작금의 게임업계는 더더욱 그런 현상을 두드러지게 내포할 수밖에 없게 되어 있다. 애초에 온라인 게임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블루오션 산업에서 레드오션화가 된 것도, ‘돈을 벌어다 주는 유망 산업’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본질적으로 목적이 다른 신생 경쟁자들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자연스럽게 문제를 야기하기 마련이다.

△ 2005년 등장해서 논란이 되었던 아크로드의 비교 광고. 이때는 이 정도도 ‘논란’을 일으켰었다. 지금은? 이 정도는 ‘장난’수준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돈을 벌어다 주는 유망산업에 뛰어든 후발주자들, 그리고 중소기업들의 마케팅 행태는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선두권 주자들과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거대 업체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보더 다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심정을 모르는 바는 절대 아니다. 그런데, ‘도를 넘는 것은’이해를 하는 것과는 확실히 별개의 문제다.

사실, 입바른 소리로 ‘건전한 게임문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중소기업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고도의 경쟁을 뚫기 위한 기발한 방법이 어떤 것들이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직원들 월급 걱정하기도 골치가 아픈데, 없는 돈 있는 돈 끌어모아서 개발을 진행해 성공시켜야 하는 압박을 이겨내는 것도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게임문화 선도에 대한 의무까지 지라고? ‘당신 같으면 그렇게 할 수 있겠어?’라는 반문에 ‘당연하지’를 외칠 수 있는 비현실적인 성인군자는 이 세상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대작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조금이라도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노력이 ‘물불 안 가리는 마케팅 활동’으로 이어져서는 안 되는 게 세상사는 이치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은 알지만, 그것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돈을 벌기 위한 산업으로 게임이 존재하고 있는 현실. 어쩔 수 없이 경쟁은 가열화 되고 자연스럽게 조금이라도 더 남들보다 알리기 위한 마케팅 경쟁 또한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너도 나도 튀고 싶어 하는 심정이 있다 보니 당연히 더 독한 것, 더 자극적인 것을 찾을 수밖에 없다. 돈 없고 빽(?) 없는 중소기업들은 오죽하랴. 투자 대비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그것뿐이다.

오, 그렇다고 해서 중소기업들만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했던가. 소위 메이저 게임업체들이라고 불리는 곳들 역시 예외는 아니다. 최근 블리자드코리아는 스타2 마케팅을 하면서 불법 옥외광고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고, NHN은 이른바 ‘리니지3 기술 유출 파문’의 당사자인 블루홀스튜디오와 엔씨소프트와 대립각을 세우면서까지 퍼블리싱 계약을 맺어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돈 많은 메이저 업체들은 불법 옥외 광고비용에는 관행처럼 벌금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하니, 고귀한 척은 하지만 ‘눈 가리고 아웅’은 여기나 저기나 똑같다.

경쟁이 가열화되고 ‘막장’으로 치달을 수 있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열쇠는 업계 자체의 자정 능력이나 노력에 달려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10년 안에 음반과 영화 산업보다 몇 배나 커져버린 게임업계의 자정 능력은 시궁창에 가깝다. 업계는 비대해졌는데 자전 능력은 전혀 없는 수준이니 자본주의 사회 구조의 논리가 시장을 휘어잡고 게임업체는 게임 개발자들의 꿈을 펴는 장이 아닌 돈을 위해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 셀러리맨들의 월급 공작소가 되었다. 더 이상 게임성이 중요하게 되지 않은 시장에서 이상향을 바라는 것은 무리다.

△ 써니파크의 룬즈오브매직은 사행성 논란 때문에 아파트 경품 이벤트를 취소하고 그에 준하는 ‘1억 5천만 원 상당’의 경품 이벤트를 바로 실시했다. 와우, 이거 땡기지 않을 수 없는 시추에이션이다.

중요한 것은 여전히 돈이 된다는 사실이다. 게임이라는 엔터테인먼트가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추락하고 있지만 그것에 눈길을 돌리는 사람들은 얼마나 있을 것인가? 스스로 반문해도 없을 것 같지 않은가?

최근 라이브플렉스는 자사가 개발하고 있는 성인 MMORPG 드라고나 온라인의 홍보모델에 일본 유명 AV모델인 아오이 소라를 확정했다고 발표했으며, 8월내에 그녀의 내한 이벤트와 사인회 등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누가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이름과 게임명이 비슷하다는 것을 모르기라도 할까 봐 일본인을 홍보 모델로 선정했다). 그리고 유저들은 물론이고 업계 관계자들은 그야말로 ‘깜놀’했다. 일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매우 유명한, 저질 농담의 단골손님으로 언급되는 이름이기에 더욱 그랬다. 꿈과 희망을 노래하고 온 가족이 함께 하는 엔터테인먼트를 지향하고 있는 업계에서 등장할 만한 홍보 모델은 최소한 아니었다. 아무리 18세 이하의 청소년들이 할 수 없는 게임이더라도 말이다.

업계는 한 목소리로 우려를 나타냈다. ‘막장 마케팅’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비난과 비판이 쏟아졌다. 라이브플렉스도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란다. 그런데, 어라? 가만 보니 아오이 소라가 홍보 모델이 된 효과가 벌써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MC몽 하고는 상관이 있어도 게임하고는 하등 상관이 없는 그녀의 이름이 등장하자마자 많은 사람들이 2010년에 등장하는지 안 하는지 오픈베타를 하는지 안 하는지 ‘아웃오브안중’이었던 드라고나 온라인의 이름을 듣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이슈를 끌기 위한 ‘막장 마케팅’은 그것이 게임의 인기로 이어지느냐 아니냐를 떠나 마케팅 그 자체는 매우 성공적으로 진행된다. 언제나 말이다.

이렇게 게임 자체로 이슈를 끌기 위해 물불 안 가리고 등장하는 마케팅들, 콘텐츠는 상관없고 이슈를 위해서만 난무하는 막장 팅들의 강도는 매우 세지만, 비난받아 마땅한 행동들이자 방법임에 틀림이 없다. 또, 이런 마케팅들은 시간을 거듭할수록 계속해서 그 사례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스스로 생계형 온라인 게임이자 부업으로 할 수 있다고 밝히며 100% 현금거래 인정 게임임을 밝힌 IMI의 황제 온라인, 아파트를 경품으로 걸면서 사행성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를 받았던 써니파크의 룬즈오브매직, 이제는 ‘남들도 다 하는데 우리라고 못할쏘냐’라며 자신들이 하고 있는 사업과 마케팅이 게임업계에 새로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당당하게 등장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참 갈 데 까지 갔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음악성 따위는 개에게나 줘버리고 예쁘고 쭉쭉 빠진 미성년자들을 굴비 엮듯 한꺼번에 골반을 흔들게 하며 돈을 버는 음악계 욕할 게 하나 없는 것이다.

△ 누가 아오이 소라에게 돌을 던지랴?

너도 나도 이런데, 이렇게 비난의 글을 쓰고 있는 본인이야 오죽하겠는가. 미디어 역시 아오이 소라가 등장했다는 소식을 듣고 비난과 비판을 하겠지만, 그녀가 방한하면 기자회견장으로 달려가 더 자극적이고, 더 많은 눈길을 끌 수 있는 기사거리와 사진을 찍기 위해 동분서주 할 것이다. ‘그래야 살 수 있으니까’.

아마, 본인이 쓰고 있는 이 글 역시 막장 마케팅을 하는 그들의 계산에 들어가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욕을 먹든 손가락질을 하던 칭찬을 하던 자신들의 이름이 언급되는 기사가 나가는 것이 ‘장땡’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말이다(맞다, 그것이 사실이다). 사실은 알고 보면 너도나도 업계를 막장으로 만들고 있는 상황인데, 누가 아오이 소라에게 돌을 던질 수 있단 말인가.

한 가지 명심해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막장 마케팅을 하든, 무슨 마케팅을 하든지 간에 그 비용은 게임사들 호주머니, 즉 유저들의 호주머니 속에서 나온다는 사실이다. 정화되고 있지 않은 이 업계에서, 어쩌면 모두가 함께 ‘막장’을 조장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겜툰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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