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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지스타 2010, 성황 폐막……무엇을 남겼나

작성자 :	등록일 : 2010-11-21 오후 10:29:41

개막 전부터 역대 최대 규모라며 주목을 받았던 지스타 2010이 나흘간의 일정을 소화하고 21일 폐막했다.

이번 지스타 2010은 개막 전부터 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을 만한 게임들이 즐비해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에 충분했다. 국내 메이저 게임사들의 차기 주력작이 될 만한 블록버스터 게임들의 일반인 대상 시연이 대대적으로 이뤄지고, 또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가 ‘디아블로3’등의 국내 최초 일반인 대상 시연을 한다는 소식에 많은 유저들은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개막 첫 날부터 행사장을 가득 메운 거대한 인파로 심상치 않은 흥행 열기를 짐작케 한 지스타 2010. 이번 지스타 2010이 어떤 것을 남겼으며 또 앞으로의 지스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짚어본다.

이번 지스타 2010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되는 지난 18일(목)에 실시되어 첫 날에는 그다지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았다. 수능에 대한 여파와 함께 평일이기도 했기 때문. 또, 통상적으로 대형 게임쇼의 경우 개막 첫날은 게임업계 관계자들이나 비즈니스 업무에 집중하는 등 일반 관람객들이 몰리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도 많은 일반인 관람객들이 집중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뒷받침 하고 있었다.

그러나 개막 첫날 행사장인 부산 벡스코 현장을 다녀 간 인파는 하루 동안 무려 4만 8천 여 명으로 지난해보다 1.5배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었다. 첫 날부터 이전 대회들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흥행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여기에 이틀째를 넘어 사흘째인 주말에는 본격적으로 인파가 몰려들기 시작해 하루 동안만 무려 10만 명에 가까운 관람객들이 현장을 다녀 간 것으로 집계되었다. 입소문과 현장에서 공개된 콘텐츠들의 연쇄적인 폭발이 시너지를 이뤄 당초 오지 않을 것으로 점쳐졌던 일반 라이트 유저들도 행사장을 찾고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도 다수 보이는 등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 지스타 2010이 개최된 부산 벡스코 현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급기야 지스타 사무국은 너무나 많은 인파가 몰리자 안전사고를 우려해 관람객의 입장을 차단시키고 인파가 집중적으로 몰리는 각 대형 게임사의 부스에 시연을 하기 위해 대기하는 인원들을 자체적으로 조율하게 하는 등의 초유의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와 NHN, 블리자드 부스 등에서는 인기 게임의 대기 인원을 더 이상 받지 않는다는 팻말이 걸리는 모습이 속속 목격되었다. 또, 유저들은 이런 인기 게임들을 직접 시연하기 위해 2~3시간 씩 줄을 서서 대기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진풍경을 연출해 뜨거운 분위기를 대변했다.

행사 마지막 날이자 일요일인 21일이 지나고 지스타 2010이 폐막한 뒤 공식적으로 집계된 관람객들의 누적 숫자는 28만 명. 2009년 흥행 대박을 터뜨린 것으로 평가받았던 지스타 2009의 기록인 24만 명을 훌쩍 뛰어넘는 역대 최고 기록이다. 사무국은 지스타 2010현장을 방문해 관람객 통제 때문에 발길을 돌린 인원까지 포함하면 잠정적으로 30만 명은 현장을 다녀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6회 째인 지스타 2010은 이로써 명실상부 아시아를 대표하는 게임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기초적인 틀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전까지 부실한 운영과 빈약한 콘텐츠 등으로 존폐마저 언급되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위상이다.

2008년 4회 대회까지는 부스걸들의 선정적인 의상이 공개되는 게임 콘텐츠보다 더 볼만하다는 조롱 섞인 평가와 함께 ‘지스타가 아닌 걸스타’라고 불리는 등 국제 게임쇼로 거듭나 E3, 도쿄게임쇼, ECTS와 함께 4대 게임쇼가 되겠다는 야심찬 포부와는 달리 존폐 자체가 언급되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무리하게 참가를 해도 홍보 효과가 미비하다는 평가까지 따르며 메이저 게임사들은 물론 해외 유수의 게임사들까지 참가를 꺼리는 등 게이머들의 관심을 이끌 수 있는 콘텐츠가 동반되지 못했다.

그러나 2009년 ‘문화콘텐츠의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부산시가 지스타를 개최하기 희망하고 사상 최초로 수도권이 아닌 지방 대형도시에서 행사가 열리면서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주최 측과 부산시의 노력으로 많은 참가 기업들과 콘텐츠를 확보한 지스타 2009는 부산 벡스코에서 흥행 대박을 터뜨리며 지스타를 다시 한 번 국내 최대의 게임 홍보 마당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또, 지스타를 구설수로 오르게 했던 부스걸들의 선정적인 의상을 자체적으로 단속하는 규정을 만들고 참가 업체들에도 양해를 구해 공감대를 형성하며 가족단위의 관람객들을 지스타 현장으로 부르는 효과도 흥행과 행사를 바라보는 업계의 평가를 다르게 했다.

△ 대작 게임들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시연대를 다수 설치하면서 지스타 2010의 콘텐츠는 더욱 풍부해질 수 있었다.

특히 올해는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 NHN의 ‘테라’,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등 유저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는 비공개 신작들이 일반인 대상 시연대를 설치하기로 결정하면서 콘텐츠 적으로 예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2위권 게임 기업들 역시 새로운 신작의 시연대를 대대적으로 설치하면서 역대 최대 규모로 개막 이전부터 국내외의 관심을 이끌었다. 전문가들은 “한 대회에서 이렇게 한꺼번에 대작들의 일반인 대상 시연이 이뤄지기란 앞으로도 쉽지 않다”라며 지스타 2010의 흥행 대박을 점쳤다.

부산에서 열린 2번째 지스타가 ‘흥행 폭발’을 일으킴에 따라 부산 국제영화제와 함께 지스타를 문화콘텐츠의 도시 부신시의 아이콘으로 만들려는 부산시의 ‘노림수’가 적중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 지스타가 2개 대회 연속으로 흥행 대박을 터뜨림에 따라 지스타의 다음 개최지도 주목을 받게 됐다. 계속해서 지스타를 개최하기 위한 부산시의 열망이 뜨겁지만, 대구 등 타 도시들의 희망도 못지않게 강력하기 때문이다.

지스타 사무국 관계자는 “부산시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인해 지스타가 자리를 잡은 만큼 차기 지스타 개최지 유력 후보는 부산 벡스코가 1순위”라고 밝힌 뒤 “지스타 2010은 콘텐츠의 숫자는 물론 질적인 다양화가 이루어지면서 가족과 연인과 친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축제로 자리 잡을 수 있는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라며 “게임과 문화를 하나로 묶는 모습을 보인 만큼 지스타가 국제 게임쇼로의 명성을 얻을 수 있는 기본적 자질을 갖췄다고 자평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