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열린 ‘지스타 2010’은 최고의 흥행을 기록한 게임쇼로 남게 됐다. 다양한 신작 게임들이 소개된 이번 ‘지스타 2010’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특히 각 게임사들의 내세운 블록버스터 게임들이 이 같은 분위기를 주도했다. 하지만 이번 ‘지스타 2010’은 블록버스터 게임 뿐 아니라 눈여겨 볼 부분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서 구동되는 게임들이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서 구동되는 게임이 뭐가 특이하냐고 반론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는 불과 1년 전에 열렸던 ‘지스타 2009’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특히 대형 게임사들이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용 게임을 만드는 모습은 상상하기 힘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게 1년여의 시간이 지난 지금, 게임 업계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서 구동이 가능한 게임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과연 이 같은 분위기를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 컴투스의 ‘슬라이스 잇!’은 모바일 게임 최초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매년 열리는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우리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확인했다. 지난 11월 17일에 열린 ‘2010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매년 그랬던 것처럼 온라인 게임들의 잔치로 끝나는 듯 했다. 특히 넥슨의 경우는 총 8개의 상을 수상하면서 올해 최고의 게임사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도 했는데 여기서 눈여겨 볼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컴투스의 ‘슬라이스 잇!’이 최우수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컴투스의 수상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스마트폰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는 것과 모바일 게임도 충분히 온라인 게임과 경쟁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모바일 게임들은 온라인 게임이 매년 수상의 영광을 차지 할 때마다 그냥 지켜만 봐야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일반 핸드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변화를 거치면서 모바일 게임도 그동안 기기 스펙의 한계로 인해 구현하지 못했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 애플 아이패드로 게임을 즐기고 있는 관람객들
특히 스마트폰 게임은 전용 앱스토어를 통해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 시장에서 활약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국내 모바일 게임사들도 오픈 마켓에 진출,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결국 이 같은 노력이 점차 쌓여가면서 이제 스마트폰으로의 본격적인 이동이 시작되고 있다. 이는 모바일 게임 1, 2위를 다투는 컴투스나 게임빌만이 아니다. 실례로 온라인 게임사들도 이 같은 스마트폰 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모습이 이번 ‘지스타 2010’ 곳곳에서 확인됐다.
여러 용도로 활용이 가능한 최근의 태블릿 PC는 등장 초기에만 해도 e북을 대체하는 정도로만 인식이 됐다. 하지만 강력한 오픈 마켓의 능력을 통해 다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검증이 됐다. 특히 최근 미디어들도 태블릿 PC를 이용해 기사를 작성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포착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한 프레젠테이션 등 다목적으로 활용이 가능해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태블릿 PC를 게임에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몇몇 온라인 게임사들이 이에 대응하는 게임들을 ‘지스타 2010’에 선보이면서 눈길을 끌었다. 이중 태블릿 PC를 활용한 게임을 선보여 가장 눈길 끈 온라인 게임사는 넥슨을 꼽을 수 있다. 엔도어즈에서 개발하고 있는 ‘삼국지를 품다’를 서비스한다는 내용이 발표되었을 때 유저들은 반신반의했다. 물론 그동안 높은 퀄리티의 게임을 보여줬던 김태곤 상무가 만드는 게임이니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었지만 어떤 게임이 등장하지는 철저히 비밀에 붙이는 분위기였다.
△ ‘삼국지를 품다’는 멀티 플랫폼의 가능성을 열었다
이렇게 신비주의를 유지해 온 ‘삼국지를 품다’는 11월 18일, 국내 미디어들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삼국지를 품다’에서 미디어들이 놀란 부분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먼저 웹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3D 그래픽과 이를 활용해 태블릿 PC에서도 게임을 구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김태곤 상무는 애플의 아이패드로 직접 게임을 시연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넥슨은 이외에도 한 때 논란이 되기도 했던 태블릿 PC용 ‘카트라이더’를 선보이기도 하는 등 태블릿 PC에 대한 많은 관심을 표명했다.
또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이하 위메이드) 역시 자사의 신작 게임 중 2종의 게임을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위메이드가 선보인 신작들은 행사장에서 꽤 많은 호평을 받았다. 물론 자사의 신작 게임인 ‘NED'와 ‘창천2’가 있었지만 신작 2종의 인기도 만만치 않았다. 그만큼 유저들도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게임에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부분이다.
기존의 멀티 플랫폼이라고 한다면 대부분인 콘솔과 PC 게임의 연동을 생각하는 유저가 많다. 그 이유는 PC용 게임이 콘솔에 이식되거나 그 반대의 경우가 꽤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콘솔 게임 시장에서는 이러한 멀티 플랫폼을 시도한 전례가 있다. 물론 성공적인 결과를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은 유저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 변화된 게임 환경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유저들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 게임사들이 보여준 모습은 사뭇 그 줄기를 달리 한다. 본디 PC 온라인 게임에 치중한 게임사들은 콘솔과의 연동보다는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기 시작한 것을 ‘이번 지스타 2010’을 통해 알 수 있다.
특히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로의 진출 선언은 분위기 변화를 크게 느낄 수 있는 부분 중 하나다. 실제로 엔도어즈의 김태곤 상무는 ‘삼국지를 품다’의 멀티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온라인 게임을 이동하면서 즐긴다는 것은 아직 꿈같은 이야기다. 무엇보다 데스크톱 PC와 모바일 기기는 스펙 차이가 꽤 크기 때문에 구현하기가 쉽지 않다. 이를 김태곤 전무는 웹 게임이라는 장르를 통해 PC와 모바일 기기를 하나로 묶을 생각이다.
멀티 플랫폼의 선입견에서 벗어난 그의 행동은 참신한 시도로 평가 받고 있다. 물론 웹 게임이라는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조금 더 나아가 생각해보면 최근 유행처럼 번지다 주춤한 상태에 놓인 장르적 특성을 보다 확장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이러한 시도들이 점차 늘어난다면 국내 게임시장도 온라인 게임 시장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역을 구축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포화 상태에 가까운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이 시급한 시점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는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만큼 온라인 게임사들도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새 활로를 모색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선택이 될 듯싶다.
겜툰FOCUS/겜툰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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