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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엔씨소프트, 프로야구단 참여로 얻는 것은?

작성자 :	등록일 : 2011-01-14 오전 11:14:06

1월 11일 엔씨소프트의 국내 프로야구단 참가는 결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형식과 절차 때문에 뒤로 밀릴 뿐’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엔씨소프트의 제9구단 참가는 사실상 확정이라는 것이다.

한국프로야구위원회(이하 KBO) 이사회는 11일 2011년 제1차 정기 이사회를 갖고 제9구단 창단 승인과 엔씨소프트의 구단 창단에 따른 사전교섭권을 골자로 한 논의를 진행했다. 결과는 ‘9구단 창단은 승인하고 환영하나, 가장 먼저 프로야구 참가 의사를 밝힌 엔씨소프트의 회원 가입은 유보하며 차기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한다’라는 것이었다.

이에 KBO는 2월에 이사회를 다시 열고 엔씨소프트와 함께 참가 의사를 밝힌 2개 구단을 대상으로 하는 참가 승인 가이드라인을 정해 9구단 운영 주체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프로야구계는 물론 업계 전문가들은 엔씨소프트의 제9구단 참가가 사실상 확정됐으며, 절차와 형식을 위한 유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최초의 기록적인 기치를 세울 엔씨소프트가 사회 전반은 물론 게임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분석하는 데 분주하다.

이상일 KBO사무총장이 이사회 이후 밝힌 유보 결정 이유는 프로야구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보호 장치를 위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이상일 사무총장은 "기존에 프로야구 참가 희망 기업에 대한 심사 기준은 매출액과 종업원 숫자 등 굉장히 단순했다“라며 ”그러나 새로운 심사 기준에는 회사의 재정 안정성과 그 재정이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여부, 그리고 창단 의지 등과 9번째 구단을 운영할 수 있는 실질적 능력을 판단할 수 있도록 세분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결과에 일각에서는 부산・경남을 연고로 하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등이 “연매출 1조억도 되지 않는 엔씨소프트가 막대한 운영 자금이 드는 프로야구단 운영 능력이 되느냐”라고 반박해 왔기 때문에 새로운 지침을 만들어 철저히 심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KBO의 반응은 엔씨소프트를 반대하는 여론을 누르겠다는 의미로 사실상 내부적으로는 엔씨소프트의 야구단 참가를 확정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증거로, 전문가들은 엔씨소프트의 공식적인 반응을 꼽고 있다. 이사회의장 밖에서 결정을 기다리고 있던 엔씨소프트의 홍보담당 이재성 상무는 “신생구단 창단에 대해 기존 구단이 입장을 모은데 큰 의미가 있다”라며 환영의 의사를 밝혔다. 우선협상자 요청 등을 하며 결과를 기다렸던 엔씨소프트 입장에서는 이사회에서 9구단 창단기업에 대해 명확한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에 불만스러울 법 했지만 대외협력 홍보담당 상무가 직접 이사회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힌 것이다. 전문가들은 엔씨소프트가 이사회의 예상 결과에 KBO측과 충분한 교감을 나눴다고 분석하고 있다.

△ 엔씨소프트는 ‘컴퓨터 밖으로 나오는’게임사의 길을 걷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즉, 이번 유보 결정은 창원 연고의 9구단 창단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해 온 회원사 롯데의 입장을 고려한 것이며, 아울러 대외적으로 창단을 하겠다며 나선 2개사에 대한 예우라고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엔씨소프트를 제외한 2개사의 경우 투자자들 등의 반발에 의해 창단 의사가 꺾일까 저어되어 공개를 하지 않고 있으며 이들의 창단 의지 등을 다시 확인하고 공정한 심사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 최소한의 ‘신청사들에 대한’예의라는 것이다.

때문에, 업계 전문가들은 이사회 참석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롯데를 제외한 7개 구단과 KBO는 사실상 엔씨소프트의 창원 연고 제9구단 출범을 암묵적으로 동의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롯데는 물론 반대를 하는 회원사들이나 목소리의 입장을 고려해 ‘유보’라는 형태로 명분을 주고, 2월 예정된 차기 이사회에서 최종 결론을 내리는 단계적 접근을 함으로써 실리를 취하겠다는 입장인 것이다. 다소 번거롭지만 이런 절차를 통해 반대 목소리와 우려의 목소리를 누르겠다는 의도가 짙게 깔려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롯데 측에서도 이사회 이후 창단 논의 진전을 차단하기 위해 창단 승인 여부를 판단할 심의기준을 구체화할 것을 주장해 관철시켰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 기준을 만드는 것은 KBO가 만들고 이사회에 제출하는 것으로 이것이 통과될 경우 더 이상 엔씨소프트의 창단 논의에 재동을 걸기는 힘들어진다. 프로스포츠 전문지에 몸담고 있는 한 전문기자는 “이번 이사회에서는 롯데의 입장을 고려해 창원을 논의하지 않고 그 주체도 확정하지 않은 채 9구단의 창단 의지만 확인한 것”이라며 이런 분석을 뒷받침했다. 이 말대로라면 창원을 연고로 하는 엔씨소프트의 프로야구 제9구단 창단은 확정적이다.

결정이 2월 이사회로 밀리고, 야구단 참가 심사 기준을 세분화 하겠다고 KBO가 선언을 했지만, 엔씨소프트의 창단에 대한 의지는 이전보다 더 확고하다. 엔씨소프트 이재성 상무는 11일 기자회견에서 “심사가 진행되는 만큼 대외적으로 알려진 엔씨소프트에게 불리한 경쟁구도가 되지 않겠느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다른 구단주분들과 KBO도 충분히 그 점을 감안해 주실 것”이라며 “엔씨소프트는 그동안 제9구단을 충분히 운영할 수 있다는 능력을 꾸준히 밝혀 왔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9구단 후보기업으로 가장 치밀한 준비를 했고 또 역량이 있다고 자부한다는 것이다.

엔씨소프트의 통합창원시를 연고로 하겠다는 의지도 확고했다. 이 상무는 “우리는 통합 창원시 이외에는 연고지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라며 “KBO가 다른 도시를 연고로 제안한다면 창단 여부가 다시 논의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강력하게 창원시를 원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상일 KBO사무총장이 “오늘 이사회에선 창원을 9구단 연고지로 확정짓지 않았으며, 창원시는 제9구단 창단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을 뿐 다른 도시가 될 수 있다”고 말했지만, 마산구장을 갖추고 있는 창원시 이외에는 프로야구 연고를 할 수 있을만한 곳이 현재로써는 없으며 창원시와 엔씨소프트가 서로를 환영하고 있어 사실상 ‘엔씨소프트-창원 연고’는 굳어지는 분위기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의지도 확고하다. 프로야구계의 ‘대업’을 앞두고 유영구 KBO총재를 만난 김 대표는 엔씨소프트의 야구단 운영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는 이야기를 하며 “내 재산만 갖고도 프로야구단을 100년은 할 수 있다. 걱정할 것 없다”라며 강력한 의지를 확인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김택진 대표는 대한민국에 15명밖에 없는 주식부자 ‘1조 클럽’중 한 명이며, 김 대표가 보유한 주식 총 가치는 1조 1,110억 원에 달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씨나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보다도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의 대주주이자 기둥인 김택진 대표가 개인 주식을 팔아서 야구단을 운영하는 일은 없을 것이지만, 걱정을 거둬도 좋다는 다짐을 자신의 보유 주식을 언급하며 강력하게 어필한 것이다.

△ 야구단 창단 결정을 2월로 미룬 엔씨소프트는 주력 게임 아이온의 2.5패치에 전념할 계획이다.

엔씨소프트의 강력한 의지와 비록 연기는 되었지만 여전히 강력한 확정 가능성 분위기에 업계는 다시 한 번 엔씨소프트의 제9구단 창단 확정에 응원을 보내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세계 최초로 프로야구단 창단에 성공한다면-인수와 대주주가 되는 경우는 있지만 단일 순수 게임개발&서비스 기업이 프로스포츠 구단의 창단기업이 되는 것은 세계 최초다-유례없는 최초의 기치를 꽂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게임이라는 대상을 한 걸음 더 시민 사회에 가깝게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기대가 쏠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 엄청난 인기세와 함께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바뀌고 있는 프로야구단의 구조라고는 하지만, 산업의 홍보와 함께 기업의 사회 환원이라는 목적이 주였던 기존의 의미를 상기해 본다면 엔씨소프트라는 국내를 대표하는 게임 기업의 야구단 창단은 엄청나게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다 하겠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0일 KBO에 창단신청서를 제출하며 2009년 기준 연간매출 6,347억 원, 영업이익 2,338억 원을 기록했으며 2010년에도 2,300억 이상의 영업 이익이 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 2천억이 넘는 수준이면 제조업이라면 총매출 1조원을 훌쩍 넘겨야 한다. 엔씨소프트가 프로야구단 운영을 자신하는 이유다.

김택진 대표는 신년사에서도 "PC환경에만 갇혀서는 엔씨소프트의 미래는 없다"며 "야구장과 같은 실제 공간에서도 또 다른 즐거움을 창조해 내는 회사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온라인 게임업계의 개척을 해 온 엔씨소프트가 프로야구단 창단으로 다시 한 번 ‘진화’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최근 게임업계는 게임중독, 역기능, 사회적 문제 등으로 인해 법적 규제 소식으로만 점철되는 등 대외적으로 어두운 소식들이 가득하다.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성장수치와는 달리 시민사회의 눈은 계속해서 싸늘한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업계는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인 엔씨소프트의 프로야구단 창단으로 인해 게임 산업이 밝은 빛을 맞이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프로야구단을 창단해 운영할 경우 받을 수 있는 효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다.

엔씨소프트는 제9구단으로 결정되지 않았다. 2월 이사회에서 생각지도 못한 변수로 인해 9구단의 주인이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간절히 엔씨소프트의 프로야구단 창단 승인을 바라고 있다. 온라인 게임업계 10년 역사를 진두지휘한 프로야구단 창단이라는 대업을 이루고 업계에 오랜만의 웃음을 짓게 해줄 수 있을까.

겜툰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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