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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심의수수료 인상은 곧 콘솔 업계 고사

작성자 :	등록일 : 2011-01-17 오후 12:11:43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가 게임 심의수수료를 인상하겠다고 나서자 게임 업계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내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나선 것은 PC 및 콘솔 게임을 주로 다루고 있는 업체들이다. 온라인 게임과 달리 국내에서 PC 및 콘솔 게임 업체는 수익 구조가 불안해 매출을 크게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과거와 달리 온라인 게임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이를 뒤집기는 상당히 어려워 악순환이 계속되고 황에서 게임위가 등급 심의수수료를 인상한다고 나서자 마이크로소프트와 SCEK 등 9개 업체는 결국 공동명의로 된 심의수수료 반대의견서를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 기초 가액에서 가장 많이 심의수수료가 붙는 장르는 RPG다

겜툰에서 입수한 심의수수료 반대의견서에 따르면 업체들이 요구하는 것을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현재 PC 및 콘솔 타이틀의 판매 상황을 봤을 때 지나치게 높은 심의수수료로 인해 게임 출시 여부에 영향을 준다는 것. 해외 업체들의 연이은 철수와 시장이 점차 좁아지고 있어 높은 심의수수료는 각 업체들이 게임 타이틀 출시에 주저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언급했다.

또, PC 및 콘솔 게임 사업자들은 상대적으로 이익률이 낮은 다수의 타이틀을 판매하는 수익 구조, 작은 조직 규모로 인해 심의수수료 인상에 따른 영향이 타 플랫폼에 비해 매우 커 심의수수료가 인상될 경우 장기적으로 사업 축소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나의 타이틀을 플랫폼 별로 출시할 때는 그 내용에 있어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각 플랫폼 별로 동일한 금액의 심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은 심의를 받은 게임은 다양한 플랫폼으로 출시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 심의원칙과 비교해 볼 때 형평성의 원칙에 어긋나는 처사라고 밝혔다.

더불어, 기존에 심의를 마쳐 발매된 타이틀을 다른 언어를 적용시키거나 합본팩으로 출시해 다시금 출시할 경우에도 심의를 위한 시간, 인력, 비용은 학습곡선의 원칙에 따라 크게 감소되기 때문에 심의수수료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기자간담회를 통해 심의수수료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게임위

현재 게임위가 진행하고자 하는 심의수수료 인상 방침을 살펴보면 PC 밑 콘솔 게임 업체가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기본적으로 기초 가액을 기준으로 콘솔 게임의 경우는 40만 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하지만 일부 장르의 경우 여기서 추가 요금이 산정되는데 이를 계산하게 되면 꽤 높은 금액이 도출된다.

먼저 A라는 게임이 네트워크 대전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면 심의수수료는 1.5배가 상승하게 된다. 기초 가액이 40만 원일 경우 60만 원이 된다. 이는 일반적인 다운로드 콘텐츠가 아닌 대전 기능이 있느냐 없느냐 유무만 확인해 결정되게 된다.

이어 만약 해당 타이틀이 FPS나 RPG의 경우에도 추가 금액이 발생한다. 게임위측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FPS 게임의 경우 2배, RPG는 4배의 추가 금액이 발생한다고 한다. 결국 최종적으로 계산을 해보면 적게는 120만 원, 많게는 240만 원이라는 심의 금액이 책정되게 된다. 또 추가적으로 한글화 여부에 따라 많게는 1.5배가 추가된다.

최근 네트워크 대전 기능이 보편화와 FPS와 RPG가 인기 장르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을 보면 기본적으로 2~6배의 심의수수료를 업체가 부담해야 한다. 시장 상황 상 온라인 게임 보다 사용 유저가 줄어든 점을 가만해보면 꽤 높은 심의수수료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특히 콘솔 업체가 국내에 출시할 경우 패키지 제작비용을 비롯해 프레싱, 유통, 한글화 작업까지 거치게 되면 수익에 비해 꽤 많은 심의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또 가령 멀티 플랫폼으로 출시되는 게임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최근 콘솔 업체들의 멀티 플랫폼 출시는 기본 중의 기본으로 되어가고 있다. 각 플랫폼에 따라 전용 타이틀을 제외하고 서드파티들은 대부분 멀티 플랫폼을 통해 수익 구조를 높이려 하고 있는데 여기서 각 플랫폼 별로 심의수수료를 별도로 책정할 경우 1,000만 원이 넘는 금액이 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체에서는 1년에 출시되는 타이틀 중 1~2종의 타이틀만이 2~3만 장 정도의 판매고를 기록할 뿐 나머지 게임은 1,000장이 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심의수수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고 현재 인상안에 대해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한 수입 업체 관계자는 “해외 사례를 봐도 멀티 플랫폼의 경우는 한 번의 심의로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미국의 경우는 한 번의 심의로 타 플랫폼으로의 출시할 때 별도의 심의수수료가 발생하지 않으며 유럽의 경우도 최대 50%까지 할인해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운로드 콘텐츠와 관련해서도 최대 300MB의 제한이 있는데 최근 게임들이 높은 그래픽 효과를 통해 점차 용량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가만해 보면 현실적인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업체들의 입장에 힘을 실으며 “한 타이틀을 가지고 1, 000장을 판매해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기 어렵다. 특히 1년에 내에 출시되는 타이틀 중 수익을 거둘 수 있는 타이틀이 많지 않음을 가만하면 심의수수료가 상승은 곧 적자로 연결되게 된다. 결국 이 같은 악순환이 반복될 경우 대작 게임 외에는 수입이 불가능해 결국 시장이 축소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PC 및 콘솔 업체들의 주장에 대해 게임위측도 이에 대해 조만간 대응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위 관계자는 “PC 및 콘솔 업체들의 반대의견서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협의 중에 있다”며 “일방적으로 심의수수료를 인상하는 것이 아닌 업계의 의견을 받아들여 고쳐야 될 점이 있다면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기초 가액 산정과 관련해 이를 수정하려면 상당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이는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해 결정해야 하므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심의수수료 문제와 관련해 PC 및 콘솔 업체들과의 대화의 장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명확해 졌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과정들로 인해 마지막으로 피해를 입는 것은 유저들이다. 한 관계자가 언급한 내용대로 심의수수료에 부담을 느낀 나머지 수익 구조가 붕괴될 경우 남은 업체들마저 철수한다면 결국 유저들은 예전과 같은 불법복제 타이틀로 점철된 암흑기를 많이 할 수 있기 때문에 양측이 모두 원만한 합의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겜툰 민재홍 기자
trapmaster@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