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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2011년, 해외시장 中서 탈출하나

작성자 :	등록일 : 2011-02-09 오후 2:00:14

2011년 신묘년에 국내 게임업계의 ‘해외 텃밭’이 바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기존의 ‘텃밭’이었던 중국 게임 시장의 경쟁이 심화됨과 동시에 국내 업체들의 진출을 견제하는 중국 정부의 쇄국정책이 계속해서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게임업계는 넥슨과 엔씨소프트 등을 중심으로 북미와 유럽 등 아직 활발하게 진출되지 않은 해외 시장에서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에 반해 중국 시장에서의 활약도는 특정 업체 게임 몇몇을 제외하고는 이전보다 그 비중이 크게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 게임업체들의 해외 주력 시장이 세대교체를 맞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서비스를 기대하고 야심차게 중국 게임 시장으로 진출한 국내 게임업체들의 게임들이 서비스 시기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계약이 이행되지 않는 등의 일들이 늘어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의 이목과 관심이 자연스럽게 중국 시장에서 멀어지고 있다. 이에 새로 진출해야 하는 시장, 또 진출 해야만 하는 시장으로 유럽과 미국 대륙이 꼽히고 있는 것이다.

2011년에 다시금 일고 있는 국내 게임 시장의 흥행. 그리고 그 ‘기세’가 해외시장 개편의 바람도 몰고 오게 될까.

문화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0년 상반기 전체 게임 수출액은 8876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영화, 애니메이션 등을 포함한 문화 콘텐츠 수출 비중에서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중 90%가 온라인 게임에서 나오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으며, 2010년 총 수출액은 2009년 국내 수출액인 12억 4085만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09년 게임 산업 수출 역시 전년도 대비 13.6%의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문화콘텐츠 산업 최고의 수출 산업으로 자리하고 있는 국내 게임업계의 최대 수출 효자 지역은 바로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간한 ‘2010 게임백서’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은 2009년 한국 온라인 게임 수출액의 35.3%, 약 4억 2771만 달러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2008년에 비해 8.4%증가한 수치다.

또, 2009년에 국내 게임이 가장 많이 수출된 국가(수출액 기준)는 중국으로 전체의 34.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본(26.5%), 미국(12.3%), 대만(8.3%), 유럽(8.2%), 동남아(6.7%)가 그 뒤를 이었다. 수출실적이나 총 수출액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중국 시장은 가히 국내 게임 시장의 수출 ‘텃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 게임업계에서 중국 시장을 바라보는 눈은 예전만 같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평이다. 중국 현지에서 사업을 펼치는 것이 예년만 같지 않고, 경쟁의 심화됨과 함께 일부 업체들을 제외하고 ‘흥행’을 하는 경우가 드물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수출된 지 5년이 지났지만 현지서 테스트 일정조차 잡지 못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어 중국 시장을 보는 업계의 시선은 더욱 싸늘해지고 있다.

△ 최고 계약금으로 야심차게 중국 시장에 진출한 헬게이트~ 런던. 그러나 계약 불이행으로 중국 시장에서 테스트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한빛소프트의 경우 지난 2006년 5월 중국 더나인과 3500만 달러 수준의 계약금을 받고 ‘헬게이트~ 런던’의 수출 계약을 맺었지만 현재까지 클로즈베타도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앞으로의 서비스 일정 또한 기약할 수 없는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계약금과 로열티 등은 외국 작품 해외시장 퍼블리싱 역사상 최고액이었지만 현재에는 이마저도 퇴색됐다. 게임 서비스를 하지 못하면서 상용화 후 30%러닝 로열티를 받는 조건도 무용지물이 되었다.

웹젠의 MMOFPS ‘헉슬리’또한 더나인과 3500만 달러 수준의 계약금을 받고 야심차게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지만 이 또한 서비스 일정, 테스트 일정 소식은 요원하다. 중국 대륙에서 게임 한류의 붐을 일으킨 댄스 리듬액션 게임인 ‘오디션’의 후속작 ‘오디션2’또한 2007년 계약을 맺었지만 2011년 현재까지 클로즈베타테스트 일정도 잡히지 않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시장에서 서비스가 이행될 가능성이 비관적이라고 보고 있다.

자연스럽게 서비스 일정이 잡히지 않으면서 수출업체들은 계약금, 개런티와 로열티 등 수출에 의해 발생되는 대금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상용 서비스에 돌입해야 개런티가 포함된 계약금을 지급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수출계약서에 명시되어 있는 금액들이 유명무실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 내수시장, 국내 신작 등이 줄지어 런칭되고 있는 상황에서 구작이 된 이들 게임들을 중국 퍼블리셔들이 상용화 서비스를 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피해를 받고 있는 국내 수출업체들의 숫자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시장에 정통한 전문가는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이 점차 거대화되면서 중국 공안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현지 신작 게임들과 경쟁해야 하는 국내 업체들의 부담은 상당히 크다”라며 “이런 과정에서 현지 퍼블리셔의 텃세와 막무가내 식의 서비스 마인드에 의해 피해를 받는 수출업체들의 사례가 늘고 있어 중견 기업들은 물론 중소기업군들의 중국 시장을 바라보는 눈은 계속해서 싸늘해지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런 중국 업체들의 ‘배 째라’식의 행태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피해를 보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계약 당시 강제 조항이 거의 없거나 혹은 있어도 유명무실한 조항이 대부분이라 국내 업체들이 법적으로 중국 현지 서비스사에 문책을 할 수 잇는 방법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지사를 설립할 수 없는 중국 시장의 특성 때문에 파트너사를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라 더나인 등 일부 대형 중국 퍼블리셔들의 횡포에도 피해를 받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은 아무런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중국 퍼블리셔들의 횡포에 피해를 받고 있는 국내 업체들의 경우 어느 시점까지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조항을 넣은 게임사는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자력으로 법적 문제를 제기해서 계약 불이행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는 것이다. 또, 만약 중국 게임 시장 내에서 이런 문제로 인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경우 중국 업체들의 ‘따돌림’을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국내 업체들의 벙어리 냉가슴을 앓게 하고 있다. 중국 내에서 게임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중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는 권리인 ‘판호(라이선스)’을 획득해야 하는데, 중국 업체들이 ‘문제를 일으켰던 게임사’라고 낙인이라도 찍어버리고 판호 발행을 거부한다면 중국 시장 진출 자체가 막혀버린다. 대안이 확실히 잡혀 있지 않은 상황에서 미운털이 박히는 일은 위험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중국 업체들이 이처럼 거액의 계약금과 개런티로 화려하게 서비스 계약을 맺고 이후에 나 몰라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업체들이 중국 게임 시장이 폭발적으로 상승하면서 경쟁 업체에 국내에서 생산되는 화제 게임들을 빼앗기지 않고 선점하기 위한 마구잡이식 계약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일단 앞뒤를 재지 않고 경쟁사에 게임을 넘겨주지 않은 뒤 한국 국내 서비스 추이를 살피고 흥행이 여의치 않는다면 이처럼 계약 이행을 하지 않는 것이다. 전형적인 ‘남에게 주기는 아깝지만 내가 하기도 아까운’무책임한 계약 이행 행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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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스컴에서 호평을 받은 엔씨소프트의 길드워2. 북미, 유럽 등지에서 손꼽히고 있는 최고의 기대작이다.

때문에 이런 부담감을 안고 중국 게임 시장에 진출하느니 역량을 집중해 공정한 콘텐츠 경쟁을 할 수 있는 북미와 유럽 시장으로의 진출이 더 낫다고 국내 업체들이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메이저 업체들이 중국 현지에서 공정한 유통 질서를 확립하는 데 실패한 이상, 계속해서 국내 업체들은 피해를 받아도 무조건적인 수긍을 할 수밖에 없는 입장에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중국 시장에 대한 미련보다는 못지않은 시장을 찾는 것이 더 빠르다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텃세가 심해지고 있는 상황, 사업 전개에 크나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중국 시장만을 고집해 고착화를 야기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꾸준히 북미와 유럽 등지에서 작게나마 성과를 올리고 있는 국내 업체들이 있어 그 동안 진입하기 힘든 게임 선진대륙으로 여겨져 왔던 지역으로의 성공적 진출 가능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 2007년 유럽 법인을 세운 후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 가 ‘메이플스토리’와 ‘컴뱃암즈’를 앞세워 2009년에는 매출액 기준 169%의 성장률을 보였다. 게임전문 유통매장인 '게임스탑'에 넥슨 게임 전용 선불카드를 출시, 해외에서 각광받고 있는 국내 게임 시장의 유료화 상품 판매에도 힘을 싣고 있다. 넥슨 아메리카 역시 1000만 명 회원을 확보해 이를 기점으로 시장 진출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북미와 유럽 언론에서 호평을 받은 ‘마비노기 영웅전’등의 서비스 실시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다.

엔씨소프트 역시 유럽과 북미 시장 공략에 힘을 내고 있다. ‘길드워2’는 유럽 시장에서 2011년 가장 기대를 받고 있는 온라인 게임이다. 엔씨인터랙티브와 엔씨유럽을 북미 시장과 유럽 시장의 공략의 채널로 삼고 있다.

이 외에도 바른손게임즈는 ‘라스트카오스’를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 서비스하고 있으며, 유럽에서 310만 명에 이르는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엠게임은 러시아와 북미 지역에서 ‘아르고’를, 한빛소프트는 ‘그라나도에스파다’와 ‘에이카온라인’을 유럽 러시아와 남미 등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물론 이들 진출 게임들의 흥행이 지금까지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거나 혹은 여전히 두터운 패키지 게임 시장을 뚫었다고는 평하기 힘들다.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그러나 게임 시장 자체는 크지만 국내 게임 산업의 핵심인 온라인 게임 시장은 북미와 유럽이 아직까지 더 성장해야 하고 또 잠재력 또한 크다는 점에서 시장의 이동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2010년 미국과 영국, 독일의 온라인 게임 시장 규모는 각각 28%, 34%, 160% 상승하며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화된 중국 시장 내의 경쟁구도, 업체와 정부의 압박으로 인한 공정한 경쟁 기회 박탈, 긍정적 서비스 마인드를 찾아볼 수 없는 현지 파트너의 존재로 중국 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유럽과 북미 등의 시장을 꾸준히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현지화 전문가는 “내수시장의 경쟁을 뚫기 위해서는 해외진출은 이제는 당연히 시행되어야 할 사업 전개 정책이 되었다”라며 “그러나 현재 해외 시장이 중국 시장에 국한되어 있는 만큼 해외 시장의 다변화를 위해서는 북미와 유럽 시장의 공략은 점진적으로, 신중하게, 그리고 활발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게진했다.

해외 진출 시장 텃밭이었던 중국 시장에서 탈피해 국내 게임업계의 새로운 해외 시장 진출 개척 원년이 2011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