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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NDC 2025] 넥슨 최인기 팀장, “유저 판타지 실현해주는 마케팅”

작성자 :	등록일 : 2025-06-24 오후 1:53:07

넥슨이 주최하는 국내 최대 게임 산업 지식 공유 콘퍼런스 '2025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exon Developers Conference, 이하 NDC 2025)가 6월 24일 개막했다.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 간 경기도 판교 넥슨 사옥 및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진행된다.

넥슨코리아 FC 라이브액션실 마케팅 1팀 최인기 팀장은 '축구팬들의 판타지를 현실로 - 세상에 없던 매치, 넥슨 아이콘 매치 포스트모템'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2024년 진행된 '넥슨 아이콘 매치' 사례를 기반으로, 해당 프로젝트 기획부터 어떻게 팬심을 움직였는지, 그리고 콘텐츠가 그 자체로 바이럴이 되는 마케팅 구조가 어떻게 성립되었는지에 대해 다뤘다.

'아이콘 매치'는 넥슨이 일렉트로닉 아츠(EA)와 협업해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온라인 축구 게임인 'FC 온라인' 및 'FC 온라인 모바일' 과 연계한 오프라인 이벤트다. 전설적인 글로벌 축구 선수들이 한국에 모여 창과 방패라는 컨셉으로 이벤트 경기를 치렀다.

넥슨은 이전부터 꾸준히 월드컵 등 메가 축구 이벤트와 연계한 홍보를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한국 축구 대표팀의 부진한 성적으로 인해 축구계 메가 이벤트가 수 차례 무산됐으며, 이에 따라 넥슨은 외부 환경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직접 축구 메가 이벤트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탄생한 '2024 넥슨 아이콘 매치'는 전 세계 전설적인 축구 선수들을 한국에 결집해 축구 경기는 물론 다양한 콘텐츠를 진행하는 메가 축구 이벤트로, 전 세계에 유래 없는 이벤트로써 전 세계 축구 팬들 사이에서 화제를 낳은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넥슨에 '게임 회사가 왜 이렇게 축구에 열심이냐' 라는 의문도 제기됐다. 최인기 팀장은 "넥슨은 기존에도 다양한 현실 축구 기반 마케팅을 진행하는 등 아이콘 매치 이전부터 축구에 진심이었다"라며, "단순히 브랜드만 노출하는 게 아니라, 축구 팬들과의 접점을 기존에 없던 방식으로 활용하는게 목표인, 기존 전략 연장선에 있는 행사에 가깝다"라고 설명했다.

넥슨은 가장 먼저 유저들에게 뭘 줄 수 있는지 고민한 결과 판타지를 실현시켜 주기로 결정했다. 'FC 온라인' 핵심은 재미있는 게임 플레이 외에도 전·현직 축구 선수 중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들로만 구성된 드림 스쿼드를 구성할 수 있다는 점으로, 이 '드림 스쿼드'는 축구 팬들의 판타지이기도 하다. 운영진은 이러한 판타지를 현실로 가져오고자 했다.

그러나 은퇴 선수들로 구성된 레전드 이벤트 매치는 '아이콘 매치'가 처음이 아니었으며, 선수 실력 역시 전성기와 차이가 있는 만큼 차별화를 꾀할 필요를 느꼈다. 이에 따라 스포츠 경기를 보는 가장 큰 동기부여인 '결과의 불확실성'을 늘리고 게임회사인 넥슨만 할 수 있는 테마를 고안한 결과가 공격수로만 구성된 팀과 수비수로만 구성된 팀이 대결하는 '창과 방패의 대결'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이 행사를 넥슨이 자체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짧은 프로젝트 진행 기간 동안 전 세계에 흩어진 레전드 선수들을 한 자리에 모을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 이벤트 기간 동안 화제성을 유지할 수 있는 팬덤, 아이콘 매치를 단순 이벤트가 아니라 하나의 긴 이야기로 만들어 내기 위해 빠른 시간 동안 최대한 많은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능력 등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축구 채널인 '사커러브'와 협업해 글로벌 팬덤과 글로벌 네트워크, 콘텐츠 제작 능력을 흡수했으며, 이외에 총 20여개 사가 구성된 파트너쉽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준비 기간 중 레전드 선수들을 어떻게 개별 섭외했는지에 대해 최인기 팀장은 이를 '걔가 간다고? 나도 가야지'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한 선수를 먼저 설득하고 그 선수와 친분이 있는 선수를 모집했으며, 이후에는 참가한 선수가 다른 선수를 직접 섭외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벤트 준비 중 대중들의 관심을 지속시키기 위한 수단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넥슨은 이벤트 매치 준비 과정을 한 편의 긴 드라마로 만들고 이 드라마를 위해 창과 방패라는 세계관을 구축했다. 두 레전드 선수가 창과 방패라는 컨셉에 대해 각자 공격수와 수비수로서 의견을 밝혔으며, 이 선수들이 넥슨에 직접 이벤트 경기 개최를 요청하는 방식이었다.

이후 22화에 달하는 영상을 꾸준히 업로드 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초반에 팬심을 붙잡는 것이었다. 레전드 선수들이 서로를 도발하는 재미 포인트를 매 에피소드에 투입하였고, 콘텐츠를 시청하는 팬들이 콘텐츠를 보며 그 시절을 추억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 게임 유저들을 위한 사전 티켓 예매를 진행해 10분 만에 매진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으며, 매치 컨셉에 대한 몰입도를 강화하기 위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승부 예측 이벤트를 진행함으로써 이벤트 결과 확인을 위해 본방송을 시청하도록 유도했다.

매치 기획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것이었다. 따라서 첫 날에는 이벤트 매치를 진행해 재미에만 초점을 맞춘 이벤트를 진행했다. 레전드 선수들의 이색 매치를 통해 현장 관객은 물론 참가 선수들까지 모두 웃을 수 있도록 했으며, 메인 매치에서는 모든 축구 팬들이 과거를 떠올리며 감동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벤트 매치 핵심 요소는 '전야제'와 '전설의 귀환' 이었다. 이벤트 매치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었던 이색 매치를 통해 팬들과 선수들 모두가 즐기는 이벤트로 꾸며 축제 전야 느낌을 살렸다. 또한 월드컵이나 챔피언스 리그에서나 볼 수 있었던 레전드들의 첫 등장을 꾸몄으며, 선수 등장은 게임 속 선수 카드 오픈 연출을 활용해 게임 속 친숙했던 모습이 현실에서 이뤄지도록 해 기존 모토였던 '상상을 현실로'를 구현했다.

메인 매치는 '저마다의 추억을 불러오게 만들자'라는 모토로 진행됐다. 한국 축구 아이콘인 차범근 감독 등장 후 창과 방패를 상징하는 오프닝 공연을 진행했다, 또한 진심을 다한 레전드들의 플레이 덕분에 모든 축구 팬들의 가슴을 다시 뛰게 할 수 있었다.

프로젝트 진행 중 어려웠던 점은 업무 과중이었다 20개 이상 관계사에서 100명 이상 팀원과 협력하다 보니 기존 팀원 한명 당 커뮤니케이션 파트너 20여명과 소통하며 업무에 차질이 생겼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팀 내 업무 기준을 만들고 각자가 적절한 업무에 투입될 수 있도록 업무를 재설계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의사 결정에 필요한 레벨을 설정했다. 우선 업무를 분야별로 나누고 예싼안 내에서 다른 작업에 영향을 미치는지, 의사결정 속도가 중요한지, 책임 범위는 어느 정도인지 등 기준 근거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코스트를 감소하고 담당 업무에 대한 책임감과 효율성을 상승시켰다.

시간과의 싸움도 중요했다. 2박 3일 간 35명에 달하는 선수들과 20개에 달하는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야 했다. 아이콘 매치 후에도 관심도 지속을 위해 영상을 꾸준히 업로드 해야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촬영 스태프와 지원 스태프, 선수 그룹으로 구성된 '전우조'를 결성한 뒤 2박 3일 간 모든 동선을 전우조로 이동하며 모든 촬영장에서 단 1분의 딜레이도 없이 사전준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최초 기획했던 모든 콘텐츠를 성공적으로 완성할 수 있었다.

이벤트는 성공적이었다. 캠페인 기간 동안 넥슨 브랜드 지수가 큰 폭으로 올랐으며, 이틀 동안 10만 명에 가까운 유저들이 집결해 행사를 직관했다. 행사 기간 중 발행된 370개 영상 콘텐츠에서 총 누적 22억 뷰를 달성했으며, 이는 기존 3년간 발행한 모든 영상과 동등한 수치였다.

이외에 참가 선수들의 SNS를 통한 글로벌 바이럴도 이뤄졌으며, 이를 통해 1억 명 이상 팬들에게 관련 소식이 전해졌다. 또한 캠페인 기간 동안 온라인 커뮤니티에 관련 게시글이 5만여 건 등록되었으며, 현장 인플루언서 및 연예인을 통해 2차 확산이 발생하기도 했다.

팬들의 긍정적 피드백도 있었다. 특히 최초 기획인 '상상의 실현'에 대해 긍정적인 유저 피드백이 다수 확인됐다.

넥슨은 2025년에도 아이콘 매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시즌 2 기존 '창과 방패' 컨셉을 이어 나갈 예정이다. 이는 '아이콘 매치'가 단순한 홍보가 아니라 '팬들의 판타지 실현'이었기 때문이다. 감정 중심 아이디어 감정적 몰입을 이끌어 냈기에 차기 시즌도 비슷하게 진행하기로 결정됐다.

캠페인에 담긴 드라마가 중요했던 만큼, 시즌 2는 '창의 귀환, 반격의 시작'이라는 모티브로 9월 13일과 14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진행한다. 패배한 창 팀이 방패 팀과 재경기 한다는 점에 재경기에 초점을 맞췄다.

2002 월드컵에서 한국이 패배한 뒤 문자 메세지를 통해 일정 수 이상 청원이 모이면 재경기가 진행된다는 가짜 뉴스가 퍼진 바 있다. 넥슨은 이 사건을 유머러스하게 재해석해 2024년 패배했던 창 팀의 박지성 선수가 한국 팬들에게 아이콘 매치 재경기 요청을 위한 팬 독려 메세지를 보낸다는 티저 영상을 제작했으며, 재경기 청원을 통해 팬들도 아이콘 매치 세계관에 참여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