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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NDC 2025] 블리자드 장기문 디렉터 “해외 스튜디오, 상호 이해부터 시작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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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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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5-06-26 오후 5:34: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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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이 주최하는 국내 최대 게임 산업 지식 공유 콘퍼런스 '2025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exon Developers Conference, 이하 NDC 2025)가 6월 24일 개막했다.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 간 경기도 판교 넥슨 사옥 및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진행된다.
블리자드 첫 해외 개발 스튜디오인 블리자드 코리아 스튜디오에서 '오버워치 2'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장기문 디렉터는 NDC 2025에서 '<오버워치 2>: 지구 반대편 개발팀이 하나 된 이야기'라는 주제를 통해 블리자드가 한국에 개발 스튜디오를 설립한 이유와 과정, 그 이유에 대해 강연하고 해외에 개발 스튜디오를 설립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조언을 건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즐거움'이라는 목표를 통해 다양한 방향으로 도전해왔다. '스타크래프트'나 '워크래프트', '오버워치' 등 블리자드를 대표하는 IP 작품에는 대부분 세력간 대립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해 유저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서사를 더 높은 곳으로 이끌어간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에게 있어 한국 스튜디오 설립 역시 이 '대립'과 유사하다고 비유할 수 있다. 16시간에 달하는 시차, 1만 KM 이상의 거리, 언어 장벽, 다양성을 강조하는 미국 문화와 아시아 내에서도 독특하다고 여겨지는 한국 문화의 차이 등이 발생했다. 그러나 코리아 스튜디오 개발팀을 포함한 '오버워치 2' 개발진은 이러한 차이를 초월해 다양한 성과를 이룩했다.
'오버워치 2' 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장애물은 코로나바이러스-19 감염증 팬데믹이었다. 어바인 본사 블리자드 캠퍼스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던 개발팀은 미국 내 다양한 지역으로 분산됐고, 당시 한계에 부딛힌 '오버워치 2' 개발팀은 개발 인프라와 개발자 역량, 게임에 대한 열정을 모두 갖춘 한국에 주목했다.
한국의 인프라와 인재를 중심으로 개발팀을 구성한다면 어떤 가능성과 어떤 어려움이 존재할지에 대한 논의가 미국과 한국 양측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가장 먼저 사용하는 엔진 및 개발 언어, 그리고 채용 및 온보딩 방식에 대한 차이점이 문제가 되리라 예측됐다. 그러나 '오버워치 2' 개발팀은 문제 보다는 성과를 우선순위에 두고 코리아 스튜디오 설립을 추진했다.
그러나 실제 프로젝트에 돌입한 뒤 겪게 된 문제점은 예상보다 심각했다. '오버워치 2'를 위한 전용 엔진과 개발 언어로 인해 개발자들이 기본기부터 새로 익혀야 했고, 소통과 토론을 여러 번 반복하는 블리자드 특유의 개발 문화도 한국 개발자들에게는 낮선 부분이었다. 언어 능력 뿐만 아니라 상대 방 문화에 대한 이해와 감수성이 필요했다. 또한 기존 '오버워치 2' 개발팀이 지닌 '블리자드 퀄리티'에 대한 기준을 충족시키는 인원을 뽑기 위해 채용 절차 역시 조심스럽게 진힝돼야 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시도는 팬데믹 시기에 지역간 물리적 단절을 보완하기 위해 고안된 기능인 공유 보드 시스템이었다. 코리아 스튜디오 개발팀은 공유 보드로 진행된 커뮤니케이션 내용을 하나 하나 정리해 아카이빙했고, 내부 공유를 통해 지식 단절을 해소하려 노력했다.
이러한 과정은 기존 '오버워치' 개발 프로세스 일부를 수정하는 행위였고, 양 팀의 의지와 상호 존중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작업이었다. 또한 블리자드 내에 한국어를 사용하는 개발자들도 있었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양 팀은 서로에게 익숙해졌고 더 중요한 논제와 목표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 대해 기존 '오버워치 2' 개발진은 "한국과 미국의 두 스튜디오는 새로운 개발 환경에 원활하게 적응하고, 블리자드의 높은 기준을 유지하는 데에도 성공했다"라며, "한국 스튜디오는 상호 존중과 공통된 가치관, 탁월함을 향한 공동의 추진력을 기반으로 신중하게 성장해 나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상술한 개발 환경 적응에 더해 한국 개발자들은 빠르게 상용 서비스를 해야 하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 익숙해져 있었고, 이를 위한 수직적 의사결정에 적응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코리아 스튜디오는 해당 요소들을 공동의 문제로 삼고, 신규 입사자들이 시간을 들여 새로운 경험에 적응할 수 있도록 미국 개발팀들에게 협력을 요청했다.
이를 통해 간결성에 기반해 대량의 콘텐츠를 개발하는 한국 스타일에 완벽한 결과를 위해 복잡한 논의를 거치는 미국 스타일을 덧칠한, 서로가 지닌 강점과 개성을 기반으로 하나로 합쳐진 팀이 형성될 수 있었다.
장기문 디렉터는 코리아 스튜디오 설립 뒤 가장 놀란 부분이 디테일과 관련된 부분이었다고 회고했다. 디자인적 한계를 뛰어넘거나 더 풍성한 느낌을 주기 위해 물리 효과를 개선하거나 사소한 디테일에 집착하는 경향이 크다. 생략하거나 아예 무시해버려도 되는 부분이나, 기존 미국 개발진은 초기 콘셉트 단계 디자인을 기반으로 다른 파트에 영감을 주는 경향이 있는 만큼 해당 요소를 필수불가결한 부분으로 취급했다.
이 과정에서 코리아 스튜디오 개발진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툴을 개선하거나 엔진의 기존 기능을 변경한 뒤 기존 개발진들에게 소개했으며, 특정 문화적 요소에 대해 코리아 스튜디오 개발진들이 지닌 새로운 견해를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컬레버레이션 분야에서 코리아 스튜디오 개발진은 '오버워치 2' 개발진의 빼놓을 수 없는 축이 되었다. IP에 대한 접근에 있어 아시아인이나 한국인만이 할 수 있는 해석을 내놓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이해도가 더 높은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적극적인 의견 제시와 토론을 통해 컬레버레이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곤 했다.
최근에는 코리아 스튜디오만의 특징을 살려 한국이나 일본의 오프라인 e스포츠 참여도를 개선하기도 했으며, 새로 론칭한 오버워치 e스포츠 대회 혹은 개발자 스트리밍 등 활동에서 코리아 스튜디오가 최적의 형태로 기여하며 강한 개성을 가진 하나의 팀으로 활동 중이다.
정리하자면, 블리자드 코리아 스튜디오는 기존 어바인 개발진과 동일한 파이프라인으로 움직이는 단일 팀이지만, 동시에 지역적인 특성을 발휘해 테마 개발이나 코스메틱 개발, 컬레버레이션, 무기나 캐릭터 디자인 측면에서 독자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제시할 수 있는 구성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오피스와 재택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형태의 근무 환경과 언어적 문제를 지원해주는 인력들, 각종 번역 및 의사소통 도구를 통해 꾸준히 업무 효율을 상승시키고 있으며, 업무 환경에 적응한 시니어 개발진들이 주니어 개발자들을 도와주며 팀 자체의 발전 속도도 빠르게 향상된 상태이다.
이어서 장기문 디렉터는 초기 트레이닝이 장기적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개발 언어나 개발 방식을 이해하는 데 충분한 시간과 지원을 제공해야만 블리자드 코리아 스튜디오가 달성한 것과 같은 팀간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장기문 디렉터는 "이러한 형태의 운영적 접근이나 성과는 비단 블리자드 코리아 스튜디오 뿐만 아니라 해외 개발팀을 조직하고자 하는 한국 회사, 또는 해외 개발팀에 지원한 한국 개발자 들에게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장기문 디렉터는 개발자가 자사 게임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도 중용하다고언급했다. 게임을 잘 하지 못해도 괜찮으나, 프로젝트 자체를 좋아해야만 한다는 뜻이다. 개발자가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거나 게임의 매력 요소를 모른다는 것은 개발에 있어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국내에는 특정 게임에 큰 관심이 없었어도 개발 능력을 발휘해 해당 팀에 속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나, 해외 개발진 들은 왜 좋아하지도 않는 게임 개발진 채용에 지원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장기문 디렉터 해설이다. 다르게 말하면, 자신이 일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해외 개발진들과 협업하는 일 역시 힘들어 진다는 의미다.
강연을 마치며 장기문 디렉터는 "저희가 접근한 방식이 정담은 아닐 것이고, 개발 환경 변화나 새로운 도저을 통해 결실을 맺고 시너지를 내는 것 역시 저희가 마지막은 아닐 것이다"라며, "그러나 저희가 가졌던 짧은 경험들이 팬들을 위해 노력하는 누군가의 도전에는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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