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WOW)가 국내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성공한 블록버스터 MMORPG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게임으로 이름을 알리자, 많은 게임사들은 해외에서 히트를 친 블록버스터 게임들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런 흐름으로 인해 에버퀘스트 온라인 시리즈라든가, 반지의 제왕 온라인, 던전앤드래곤즈 온라인, 다크에이지오브카멜롯 등 글로벌 시장에서 내로라하는 굵직한 게임들이 국내에 화제 속에 들어왔다.
물론, 모두 ‘WOW의 뒤를 이어 성공적인 해외 대작 게임이 될 것’이라며 주목을 한 몸에 받은 게임들이었다. 하지만 많은 유저들이 익히 알고 있다시피 이들 게임들은 국내에서 처참한 실패를 맛봤다. 콘텐츠 부재와 국내 유저들과 맞지 않는 현지화, 서비스&퍼블리싱 능력 부재 등 여러 복합적인 문제로 실패를 할 수밖에 없었다.
△ 공중함대전, 독특하고 매력적인 콘텐츠가 기대되는 얼로즈 온라인이다!
하지만 이럼에도 불구하고 ‘제 2의 WOW'를 찾는 게임사들의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이 침체기를 딛고 다시 한 번 더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해외에서 ’좀 나갔다‘하는 게임들은 거의 대부분 국내에 정식으로 퍼블리싱 된다고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들 게임들은 이전 선배들이 실망을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 터지면 그야말로 대박이 될 후보군들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하물며 해외에서 ‘제 2의 WOW’라는 평가를 받은 게임이라면 어떨까-마치 제 2의 마라도나와 제 2의 펠레가 수많이 나왔지만 진짜 그 후계자는 메시와 호나우두였던 것처럼 WOW또한 그 후계자로 지목된 게임들의 숫자는 매우 많았을지언정-각광받는 게임 산업인 퍼블리싱 산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이 가만히 놔둘 리 없는 것임에 틀림이 없다.
자, 해외, 러시아에서 ‘러시아산 WOW’라는 평가를 들으며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했던 MMORPG, 얼로즈 온라인이 바로 저 위에 언급했던 게임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 게임. 과연 어떤 매력을 담보하고 있기에 저런 평가를 들은 것일까. 겜툰이 그 오픈베타를 체험해 보았다.
얼로즈라는 게임을 맨 처음 시작하게 되면, ‘어디서 많이 본 게임 화면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게 된다. 착각이 아니냐고? 물론 착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내 착각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얼로즈 온라인은 실제로 블리자드의 WOW와 굉장히 비슷한 비주얼 분위기를 갖추고 있다. 얼핏 잘못 보면 얼로즈를 하는 유저가 아니라 WOW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나 할까.
먼저, 게임의 비주얼 퀄리티는 전체적으로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다. 클라이언트를 다운받을 때 4기가 정도 되는 용량을 보고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 온 그래픽을 보여주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사실. 하지만 권장사양 펜티엄4에 지포스 7600 256MB, 램 1기가라는, 상당히 스마트한 편에 속하는 사양이라는 것을 확인해 보면 고개가 갸웃거리게 된다.
△ 3명씩 필드에서 뭉쳐 다니는 매력은 ‘마스코트’가 되기에 충분하다!
물론 ‘높은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낮은 것도 아닌’얼로즈 온라인의 비주얼 퀄리티는 최적화가 잘 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해야 할 것이다. 사양이 높지 않으면서도 상당히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연출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PC를 괴롭히지(?) 않는 구동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최적화에 대해서는 상당히 만족스럽다 하겠다.
맨 처음 얼로즈 온라인에 접속하면 유저들은 ‘왠지 묘한 분위기’에 빠져들게 된다. 음습하면서도 어두운 첫 대면. 연맹과 제국이라는 양 진영의 전쟁을 그리고 있는 게임 배경은 왠지 스타워즈를 연상케 하면서도 다분히 서구풍의 외형과 신비로움을 담고 있는 연출력은 WOW를 통해 익히 많이 경험해 본 서구 판타지 게임 스타일이 전체적인 비주얼 상에서 담뿍 느껴진다는 느낌이다.
사실 얼로즈의 배경이라든가 캐릭터 구현도는 썩 마음에 드는 편은 아니다. 조금 얼기설기한 부분도 있고, 어색한 부분도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매력은 있다. 서구산 판타지 게임들의 독특한 캐릭터성이 얼로즈에도 존재한다고나 할까. 기버링 종족의 경우는 필드 상에서 3명이서 뭉쳐 다니는데, 게임의 마스코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독특한 매력을 자랑한다. 캐릭터들의 액션이 조금 빈약한 모습이 보이고 타격 이펙트도 그리 화근하지 않아 전투 타격감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만, 최적화에 대한 만족감과 나름대로 개성이 있는 캐릭터, 그리고 전체적인 구성은 무난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튜토리얼을 체험해 본 유저들은 금방 파악했겠지만 얼로즈 온라인은 마우스를 사용하는 것보다 키보드 조작이 더 편하고 잘 맞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전체적인 인터페이스 또한 그리 번잡하지 않고 잘 정돈되어 있으며 세련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비주얼에서부터 조작까지 거칠 것 없이 익숙해지는 과정은 상당히 무난한 가운데, 게임의 시작은 최근 등장하는 게임들이 으레 그렇듯 NPC에게서 퀘스트를 받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얼로즈 온라인은, 전형적인 북구 온라인 판타지 게임, 퀘스트 중심형 플레이 게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게임 상에서 퀘스트 시스템이 무엇보다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게임이라는 얘기다.
사실 얼로즈 온라인은 퀘스트 시스템이라든가 혹은 다른 여러 시스템에 있어서 별로 ‘친절하지’않다. 최근의 국내에서 만들어지는 온라인 게임들은 퀘스트를 한 번 할 때 마다 유저들에게 퀘스트를 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 그리고 가야 하는 길이나 찾아야 하는 것의 위치를 지도에 표시해 주고 가이드를 해 주는 친절한 옵션들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해외에서 만들어지는 게임들은 결코 그렇지 않다. 어느 정도 유저가 힘을 들여 찾고 공략을 해야만 하는 요소들이 들어 있다.
△ 퀘스트를 받아서 게임을 진행하는 스타일은 어디 안 간다(?)
얼로즈 온라인도 마찬가지다. 굳이 친절하고 편리한 부분을 찾자면 미니맵에서 퀘스트를 받아야 할 곳과 진행하는 곳의 연계점을 알려주는 것 정도다(사실 이마저도 북미판, 즉 오리지널 판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다. 국내판에만 존재하는 기능이다). 퀘스트를 받는 과정이나 해결하는 과정 등 유저들이 ‘알아서’해야 하는 부분들이 꽤 많다.
조금 불편하고 불친절하긴 하지만 퀘스트의 퀄리티가 그리 나쁘지는 않다. 스토리 전개도 거슬리는 느낌은 없고(얼로즈 온라인의 양 진영이 갈려 전쟁을 벌인다는 스토리 자체가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퀘스트의 숫자도 적절하다. 퀘스트를 하면서 레벨을 꾸준히 올려나가는 게임 스타일인 만큼 그 흐름이 끊기거나 하는 일은 없다.
그러나 국내 유저들에게 호불호가 분명 갈리는 부분일 것이다. 편리하고 친절한 퀘스트 가이드 안내를 해 주는 스타일에 익숙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얼로즈의 퀘스트 또한 나쁘지 않고 재미있다는 것에 있다. 국내 유저들이 너무 ‘친절한’것에 길들여졌기 때문에 불편함에 불만을 느끼고 게임을 조기에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불친절하고 귀찮지만 새로운 것을 찾아 떠나고 수수께끼를 푼 뒤에 느낄 수 있는 뿌듯함과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얼로즈 온라인은 다른 퀘스트 중심형의 MMORPG들과 큰 차이가 없다. 캐릭터를 생성해 퀘스트를 받고 그 줄기를 따라 레벨 업을 해 나가면서 스킬을 찍고 육성을 해 나가는 방식이다. 어딘가가 확실하게 특출나게 뛰어나다는 느낌은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구조다. 한 마디로 상당히 무난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공중함대전이라는, 현존하는 모든 집단 PvP의 장점과 특징을 모아놓은 듯한 콘텐츠를 경험해 본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게임의 특징이 적극적으로 부각되는 부분이라고나 할까.
레벨 35가 되면, 유저는 함선건조가 가능하다. 물론 멋들어진 공중함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과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다. 함선은 단순히 만들기만 하면 운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밀짚모자 해적단 선장 루피가 고잉메리호를 몰기 위해 많은 동료 선원들을 모집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였던 것처럼, 얼로즈 온라인도 마찬가지다. 선장이 있으면 선원이 있어야 하는 법. 얼로즈 온라인에서는 선원들을 순수한 유저로만 채워야 한다. 게임은, 이 과정 자체를 항해를 시작하기 전 새로운 동료들을 맞이하는 즐거운 시간으로 여겨지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함선을 조종하기 위해서는 조타수, 항해사, 포수가 기본적으로 필요한데, 이들이 3명만 있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조타수와 항해사는 한 명씩 있을 수 있다고는 해도 포수가 한 명만 있다면 많은 숫자의 포수가 있는 상대의 함대포를 견딜 수 없기에, 최소한 여러 함대포문을 담당할 수 있는 포수‘들’이 필요하다.
△ 공중함대전의 웅장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사실, 공중함대전을 하기 위해 준비되는 이 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 1500골드를 모으는 것도 그렇지만 순수한 유저들을 나만의 함대의 선원으로 모아서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치는 과정 등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그 과정 자체를 거치고 웅장한 공중함대전을 즐기다 보면 한 팀이 되어 상대 집단과 겨루는 집단 PvP의 특유의 재미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특히 공중함대전의 재미는 상당히 특별하다. 다대 다 길드 전쟁이자 전투이고, 공성전차 병기와 비슷한 함포를 사용해 상대를 공격하는 방식이며, 또 그 과정이 함대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리니지 시리즈와 WOW, 그리고 함대전이라는 집단 PvP가 부각되어 있는 아키에이지라든가 대항해시대 온라인 등의 특징이 얼로즈 온라인의 공중함대전 전투에 모두 응축되어 있다는 느낌인 것이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은 있다. 이렇게 힘들게 만들어 놓은 함대를 가지고 PvP이외에는 현재 쓸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새로운 지역의 탐험이라든가, 혹은 퀘스트 수행 등에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분명 유저들은 ‘캐리비안의 해적’을 체험하는 느낌일 지도 모른다. 함대를 가지고 선원들과 함께 대형 레이드 몬스터를 잡는 재미도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또, 현재 얼로즈 온라인 자체에 많은 유저들이 있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공중함대전이 그렇게 큰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선원들을 모으는 과정도 순탄치 않고 공중함대전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유저들의 숫자가 더 많아지고(정확히 말하면 함대들의 숫자가) 함대의 소용처가 더 많아진다면, 공중함대라는 콘텐츠는 얼로즈 온라인의 확실한 ‘빛’이 될 것이다.
외산 온라인 게임들은 얼로즈 온라인과 마찬가지로 편의성이 그리 뛰어나지 않다. 사실 국내에서 만들어지는 온라인 게임들이 너무 많이 편리한 면도 분명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그에 적응되어 있는 국내 온라인 게임 유저들이 편리성이 배제되어 있는, 빠른 시간 내에 게임의 재미를 느낄 수 없는 외산 온라인 게임에(IP만 가져오는 것이 아닌) 적응하기란 쉽지가 않다. 혹자는, WOW가 지금 현 시점에서 나온다면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지 않을지도 했으니 말이다.
△ 미니맵의 도움도 사실은 오리지널 버전에서는 없었다는 사실!
얼로즈 온라인 또한 마찬가지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재미를 느낄 수 있기까지 유저들이 감내해야 하는 부분(만약 그것을 ‘감내’라고 여긴다면)이 많다. 그러나 분명 그 안에 특출난 재미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것을 알기 위해, 그것을 궁금하게 여기는 유저들이 많다면, 얼로즈 온라인은 분명 성공할 것이다.
물론 그를 위해 해야 할 부분들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오픈베타 이후에 계속해서 존재하고 있는 렉이라든가(유저들의 숫자가 그리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캐릭터 간 밸런스가 맞지 않아 마법사 캐릭터들이 압도적으로 많아지는 부분들은 분명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다. 확실한 장점을 삼을 수 있는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얼로즈 온라인을 유저들이 선택할 수 있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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