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라는 소재가 게임에 등장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아무런 감정 없이 대량 생산되는(?), 현대적인 그로테스크함의 상징인 좀비의 존재는 게임에서 아주 쉽게 접할 수 있다. 무감정, 무감각하게 소탕을 할 수 있는 근본적으로 소탕을 해야 하는 존재인 좀비는 게임 상에서 가장 탁월하게 사용할 수 있는 흔하디흔한 몬스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흔하디흔한 몬스터라고 해서 그 존재감 등이 ‘하찮은 것’으로 치부해서는 안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좀비라는 존재가 등장하는 게임이 없는 만큼 호러, 혹은 판타지 세계관을 갖추고 있는 게임들에서 마스코트와도 같은 역할을 할 만큼 대중적이고 또 대표적이기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에 HP를 채워주는 빨간 물약이 어디에나 등장한다고 해서 하찮은 존재로 여겨지지는 않듯이 말이다(……비유 하고는……).
△ 겁나 쩌는 게임, 좀비 온라인이다!(서연지도 겁나 쩐다!!)
이것은 온라인 게임에만 국한되지 않고 콘솔 게임 등에도 이러한 법칙이 적용되어 있는 만큼 유저들은 좀비에 대한 ‘미친 존재감’에 대해 다시,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온라인 게임에서는 좀비를 메인으로 하는 게임이 나온 경우는 없었다. 게임에 대중화가 되면서 좀 더 라이트한 유저들을 선호하는 대중적 게임들이 출시가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때문에, 광고에서부터 ‘겁나 쩌는’좀비 온라인이라는 존재는 대중적인 온라인 게임의 바람을 넘어서 성인 전용 온라인 게임에 대한 ‘붐업’에 대한 기대를 만들고 있다. 좀비 온라인, 얼마나 ‘겁나게 쩌는’게임일까.
좀비온라인의 배경은 게임 명에서도 확실히 알 수 있듯이 하드코어한 분위기를 내뿜고 있다. 전 세계의 인류 중 80%가 바이러스에 의해 좀비화가 된 세계는 암울하기 그지없는, 그야말로 어두움을 내포하고 있다. 말하자면, 기본적인 스토리나 게임에 대한 배경은 하드코어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막상 본 게임에 들어가 보면 이런 코어한 분위기와는 다른 외형을 만나볼 수 있게 된다. 분명 프롤로그 등을 거치면서 나오는 이야기들과 주인공의 행동, 스토리 전개는 음침하면서도 호러함을 유저들에게 선사해 주기에 충분한 그것이지만 캐릭터의 구성은 배경의 구성과 분위기와는 달리 조금 친숙하면서도 구수한 느낌의 2D로 이루어져 있다. 캐릭터의 구성만 가지고 본다면 ‘이것이 성인용 19금 호러 액션 게임이 맞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
기본적으로 횡스크롤 액션 RPG의 형태를 띄고 있는 온라인 게임인 좀비온라인은 비주얼 퀄리티가 현재 등장하고 있는 블록버스터 신작 게임들과 비교해 봤을 때 그렇게 크게 뛰어난 편은 아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유저들의 눈이 나날이 높아져 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정도 그래픽으로 시장에 신작으로 출시를 했다는 것은 어찌 보면 무모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 왠지 분위기가, 구수하면서도 친숙한 느낌이다.
하지만 특성을 잘 살린 2D가 어설픈 3D보다 더 뛰어날 수가 있는 법. 좀비온라인은 전체적인 퀄리티를 주목하기보다 게임이 갖추어야 할 장점을 부각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친숙하게 구성되어 있는 2D그래픽은 눈에 해가 되는 수준은 아니며, 더욱이 좀비온라인과 같이, 그로테스크함을 확실히 강조해야 하는 게임이라면 그야말로 ‘뼈와 살이 튀는’이펙트 효과가 가능하다. 3D로는 사실적인 잔인함이나 그로테스크함을 표현하기는 쉽지만 격렬하면서도 잔인한 액션을 다이내믹하게 표현하는 것까지 가능케 하는 기술은 ‘매우 어려운’것임에 틀림이 없다. 좀비온라인은 이런 부분을 정확히 파악하고 비주얼을 구성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액션을 선보이는 게임의 액션 표현 등이 역시 나쁘지 않은 만큼 오락실의 경쾌한, 그리고 조금은 잔인한 횡스크롤 액션 게임을 즐긴다는 기분으로 플레이가 가능하다. 유저들 사이에서 비교가 되고 있는 던전앤파이터에 빗대 본다면, 던파는 러프한 면이 강하다면 좀비온라인은 오락실의 친숙함과 구수함, 그리고 아마추어적인 느낌도 조금 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기본적으로, 좀비온라인은 유저가 좀비 헌터가 되어 좀비들을 사냥하는 게임이다(설마 좀비가 되어 사람을 물고 다니는 게임이라고 생각한 유저들은 없을 것이다). 대량생산, 무기한 번식의 종결자라고 할 수 있는 종족(?)인 좀비들을 사냥하는 게임인 만큼 좀비온라인은 기본적으로 떼거지 사냥을 하게 되는 상황이 다수 발생한다. 당연히, 좀비들은 떼거지로 사냥을 해야 제 맛인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좀비온라인은 비주얼 퀄리티가 그리 높지 않은 2D횡스크롤 액션 게임으로 구성되어져 있다. 때문에 PC사양 자체도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현재 기본적으로 유저들이 갖추고 있는 보편적인 사양 정도라면 좀비들의 몰이사냥은 충분히, 무리 없이 견뎌낼 수 있다. 다수의 몬스터와 사냥을 해도 게임 진행에는 그리 큰 무리 없이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뜻이다.
또, ‘뼈와 살이 튀는’특유의 액션을 2D를 통해 구현해 놓은 만큼 꽤나 재미있게 액션을 즐길 수 있다. 격투적인 며설리스트, 나이프로 상대하는 구르카, 중화기를 다루는 슈터 스타일의 트루퍼, 의사로 회복 스킬과 트랩을 사용하는 인젝터까지 좀비온라인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모두 화끈한 일대 다 좀비 몰이사냥을 체험할 수 있다. 과감하고 또 조금은 오버스럽게 뼈와 살이 튀는 좀비들과의 대전은 충분히 액션성을 유저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 게임내에서도 서연지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
게임 상의 분위기 또한 유저들의 액션성을 자극하는 부분이 되기도 한다. 음산함을 내뿜고 있는 사운드를 비롯해 갑작스럽게 출몰하는-천장에서 떨어지거나 하는 등의-기존의 좀비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에서 봐 왔던 익숙한 연출 등은 게임의 액션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한다. 거기에 감정이 없는 매우 많은 무리를 지어 천천히 다가오는 좀비들의 모습은 유저들에게 식겁함을 더해주기 충분하다. 액션의 분위기와 횡스크롤 2D액션으로의 그 재미는 충분히 유저들에게 전달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좀비온라인의 몰이사냥이 재미있는 이유는 타겟팅이 되는 좀비들의 숫자가 클래스별로 다르고, 또 스킬별로 다르기 때문이다. 한정된 지역에서의 몰이전투가 대부분인 만큼 어떤 경우에서 어떤 스킬을 발휘해 전투를 펼쳐 나가느냐에 따라, 어떻게 투자를 해서 캐릭터를 키웠는가에 따라 사냥속도와 박진감이 틀려진다. 물론, 유저들의 육성에 대한 선택도 다양해 질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원거리 캐릭터들과 근접 캐릭터들의 타겟팅 숫자가 너무 다르다는 것이라고나 할까. 근접 캐릭터는 기본 평타가 3마리 정도이지만, 원거리 캐릭터는 단일 타겟이지만 직선 관통형 공격으로 이루어져 있다. 캐릭터 별 밸런스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이후 어느 정도 형평성이 맞춰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좀비온라인은 코어한 이미지의 2D횡스크롤 액션답지 않게 상당히 아기자기하고 다양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캐릭터를 육성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캐릭터의 기호식품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담배와 술, 커피와 껌, 탄산음료로 나누어져 있는 기호식품은 각각 공격력, 방어력, 명중도와 회피율, 치명도, 최대HP 등을 올릴 수 있는 스탯 변경의 키로 작용한다. 물론 1~2업을 할 때는 그다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 특성은 레벨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발휘된다. 예를 들면 힐러가 공격력을 올리는 담배를 기호식품으로 선택한다면 디버퍼로의 능력도 기대할 수 있다.
새로 발견한 좀비를 촬영해 그 DNA를 분석, 추가적인 경험치를 획득하는 시스템도 상당히 신선하다. 좀비를 사냥하기 전에 촬영하는 작업은 하드코어한, 뼈와 살이 튀는 게임 상에서 왠지 어울리지 않으면서도 아기자기한 라이트함을 더해주는 듯한 느낌이다.
△ 좀비온라인이라고 해서 몬스터는 좀비만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무엇보다 좀비온라인에서 주목해야 하는 시스템 콘텐츠라 함은 좀비모드라고 할 수 있다. 좀비들에게 공격을 당하거나, 혹은 좀비에게 죽거 난 뒤에 시체를 공격당하면(먹히면) 감염도라는 수치가 증가, 그 수치가 100%가 되어 좀비로 변이하게 된다. 물론, DNA메모리칩으로 좀비 감염도가 없이도 변이가 가능하게 되어 있다. 개인의 좀비모드 레벨이 있기 때문에 이 레벨이 올라가면 보스좀비로도 변이가 가능한 등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좀비로 변이했을 때는 변변치 않은 공격스킬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다른 휴먼 플레이어들에게 공격을 당하기 십상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레벨 업을 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사실. 좀비모드는 좀비가 되어 타 플레이어들을 공격하는 색다른 재미가 있는 만큼 마치 PK와도 같은 재미를 주고 있다. 일부로 좀비가 되어 유저들을 습격(?)하는 플레이어들이 있을 만큼, 좀비모드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유저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주는 콘텐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좀비온라인은 레이드 모드와 미션 모드 등 각 던전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모드들도 갖추고 있다. 사실 이런 모드들이 중구난방으로 이루어져 플레이와 몰입에 더욱 좋지 않은 부분을 초래하는 경우도 있는데, 다행히도 좀비온라인에는 내추럴하게 유저들에게 재미를 전달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 참, 좀비온라인에는 좀비보다 왠지 사람이 더 많은 듯?
물론, 좀비온라인에도 아쉬운 점은 있다. 바로 퀘스트가 그것이다. 작금의 온라인 게임에서 퀘스트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는 없는 법. 음산한 스토리와 하드코어한 분위기를 물씬 주고 있는 좀비온라인의 세기말 스토리가 퀘스트로까지 이어지지 않는 부분은 상당한 아쉬움이다.
하지만 아쉬움이 있다고 하더라도 좀비온라인의 게임 구성은 상당히 독특하고 쓸 만하다는 느낌이다. 최근의 게임들은 자신들이 갖추고 있는 콘텐츠와 특성을 유저들에게 확실히 어필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좀비온라인은 최고급의 게임 콘텐츠와 비주얼 퀄리티를 유저들에게 제공하고 있지는 않지만, 확실히 자신들이 갖추고 있는 게임의 독특함을 어필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화끈하게 ‘겁나 쩌는’게임이라고 등장한 좀비온라인. 확실히 그 재미를 만끽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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