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 NFT(대체 불가능 토큰, Non-Fungible Token)를 접목한 P2E(Play to Earn, 돈을 벌기 위해 플레이하는) 게임이 국내에서는 서비스 불가능할 전망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와 P2E 게임 서비스 게임사간 등급분류 결정 관련 소송에서 게임위가 승소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13일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는 게임사 스카이피플이 게임위를 상대로 제기한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Fivestars for Klaytn)’ 등급분류 거부처분 및 등급분류 결정 취소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기각했다. 2021년 5월 소송이 제기된 지 약 1년 8개월 만이다.
스카이피플은 2020년 9월 23일 모바일 게임 ‘파이브스타즈’를 출시했다. 영웅(캐릭터)을 모으고 육성해 전투와 줄거리를 즐기는 수집형 RPG다. 2021년 3월 31일엔 게임에 NFT 기능을 더한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을 내놨다. 게임 내 아이템을 NFT로 만들어 거래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당시 게임위는 NFT를 활용한 게임 아이템 개인 자산화에 대한 추가 심층 검토를 이유로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 심의를 수 개월 보류했다. 이에 스카이피플은 15세 이용가 게임은 오픈 마켓에서 등급 분류를 받아 출시할 수 있는 점을 활용,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을 정식 출시했다.
이후 게임위는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 오픈 마켓 자체등급분류를 직권 취소했고 스카이피플이 제시한 등급분류 신청도 거부했다. 그러나 스카이피플이 서울행정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을 냈고 법원이 가처분을 인용하면서 게임은 국내 서비스를 이어왔다.
이어진 법정 싸움에서 스카이피플은 이미 많은 게임 아이템이 게임 밖에서 거래되고 있고 NFT를 활용한 외부 마켓 거래도 이와 같은 일이라 주장했다. 반면 게임위는 NFT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는 경품에 해당하고 현물 거래도 가능하므로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28조 3호를 보면 게임 사업자는 경품 등을 제공해 사행성을 조장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제32조 1항 7호를 보면 게임에서 획득한 결과물을 환전 또는 환전 알선하거나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행위는 게임 유통질서를 저해하는 행위로 금지돼 있다.
법정 다툼 끝에 법원이 게임위 손을 들어주면서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은 국내에서 서비스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2021년 4월 서울고등법원이 P2E 게임으로 인기를 끈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 등급취소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한 건과 더불어 국내에서 P2E 게임은 설 자리를 잃었다.
P2E 게임은 유저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얻은 아이템을 현금화할 수 있는 게임이다. 일반적으로 블록체인 기술 중 디지털 자산 소유주를 증명하는 NFT를 접목해 게임사가 발행한 암호화폐로 아이템을 환전해주고 NFT화한 아이템을 유저 간 거래하는 과정에서 게임사가 중간 수수료 이득을 얻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1990년대 후반부터 PC 온라인 게임이 인기를 얻어 등장한 유저 간 거래, 일명 쌀먹(게임 화폐·아이템을 팔아 쌀을 사 먹는다)과 비슷한 개념이나 게임사가 유저 거래에 직접 개입하는 부분이 다르다. 아이템 거래 플랫폼이 중간 이득을 얻는 쌀먹과 다르게 게임사가 유저 거래 혹은 환전을 통해 이득을 보는 구조다.
현행 법률상 유저간 게임 아이템 현금 거래는 불법이 아니다. 다만 게임사 대부분이 유저간 게임 아이템 및 계정 거래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계정 이용을 제한하는 내용으로 약관을 명시하고 있을 뿐이다. 이 때문에 온라인 게임 상당수는 쌀먹이 진행되고 있는데, 거래를 빙자한 사기와 피해 사례가 꾸준히 나와 안전망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 나온 P2E 게임은 게임사 개입을 통한 쌀먹 공식화로 유저 피해 여지를 없애고 게임사가 이득까지 볼 수 있어 게임사는 물론 유저 사이에서도 기대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판결을 통해 P2E 게임 국내 서비스는 불투명해졌고 국가와 게임사가 허용한 ‘공인 쌀먹’도 불가능할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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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만평] 국내 P2E 게임 서비스 불발, ‘공인 쌀먹’ 불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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