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이 시작된지 채 1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게임 중독 질병화 시도에 재시동이 걸렸다. 삼성서울병원은 1월 4일 공식 발표를 통해 온라인 게임에 중독되면 뇌 기능이 저하된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공식 발표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정석 교수팀은 하루 4시간 이상, 1주 30시간 이상 게임을 플레이 한 유저를 '게임 중독자'로 규정한 뒤 자극에 대한 뇌신경세포 반응을 확인하는 검사인 EEG를 시행했다. 일일 게임 플레이 시간이 2시간 미만인 대조군과 비교해 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알아낸다는 의도였다.
최정석 교수는 "연구를 통해 게임에 중독되면 실제 뇌 인지 기능과 감정 처리 능력 저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다"라며, "게임 중독이 실제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게임에 과도하게 빠져들지 말고 건강한 취미생활로 활용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게임문화재단 게임과몰입힐링센터 치유 프로그램|사진제공: 게임문화재단
게임이라는 매체가 서적이나 영상과 비교해 몰입감과 자극을 제공하기 용이하다는 점은 국내 게임계에서도 인정하는 매체적 특징이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나 게임문화재단 등 게임 산업 관련 단체에서도 유저가 스스로 게임 이용 시간을 통제하지 못하는 현상인 게임 과몰입을 경계하고 게임 과몰입 상담·치유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해 오고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되기 전부터 실험군을 '인터넷 게임 중독군'으로 명명하는 등 게임 과몰입이 질병이라는 인식 하에 진행됐으며, 게임 과몰입이 뇌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가 아니라 게임 과몰입자 뇌 특성만을 확인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게임이 실제로 특정 뇌 기능을 저하시키는지, 혹은 특정 뇌 기능이 저하된 사람이 게임을 접했을 때 이용 시간 통제를 어려워하는지 구분할 수 없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의료계는 대한민국 게임산업이 초기 단계였을 때부터 게임 과몰입이 약물류 중독에 버금가는 질병이라 주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4년 2월 17일 진행된 국회 게임중독법 공청회에서는 의료계 관계자가 4대 중독 카테고리에서 마약을 제외하고 게임을 넣어야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게임을 마약 등 중독 물질과 동급으로 취급하려는 시도에 이익단체가 관여돼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한국중독정신의학회는 2013년 회원들에게 보낸 공문을 통해 게임중독법이 입법될 경우 중독과 관련된 치료·교육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이유로 게임중독법 입법을 '숙원사업'이라 칭한 바 있으며, 여성가족부는 2011년 '게임중독기금'을 마련해 게임 회사 매출액 일부를 원천징수 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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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게임 중독 질병화 시도' 재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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