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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게임 만평] 게임 업계 ‘중국식 자유무역’, 언제까지 지켜만 봐야 하나
작성자 : 등록일 : 2019-06-19 오전 8:47:35


최근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중국 게임이 강세다.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게임이 인기를 얻고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도 한다. 그런데 한국 게임은 중국 시장에 출시조차 못 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게임 서비스 허가권인 판호(版號, 유통허가)를 발급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에 게임을 출시하려면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하 광전총국)에서 판호를 발급받아야 한다. 판호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문화부에서 인터넷경영허가증(Internet Culture Operation License, ICOL)을 받고 산업정보기술부에서 인터넷 정보서비스 부가가치 전신 업무 경영허가증(Internet Contents Provider, ICP)을, 광전총국에서 인터넷 출판 허가증(Internet Publishing Permit, IPP)을 받아야 한다.

지난 2016년 7월 한국과 미국이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공식화한 후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국에서 제작한 콘텐츠를 중국 내에서 금지하는 ‘한한령(限韓令)’을 걸었다. 중국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한한령’을 발표한 적은 없지만, 중국 콘텐츠 업계에서는 이를 지키는 모양새다.

여기에 중국 문화부는 자국 내 콘텐츠 관리도 강화했다. 2017년 11월 ‘모바일 게임 시장 집중 단속’ 성명을 발표하고 중국 내 서비스 중인 모바일 게임을 무작위로 선별해 선정성, 사행성, 폭력성 등 위법 사항을 단속했다. 이어서 게임과 인터넷에 대한 검열이 강화됐고 2018년 3월부터 모든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을 중단했다.

이로부터 약 9개월 만인 2018년 12월부터 중국산 게임에 주는 ‘내자 판호’ 발급을 재개했고 2019년 4월부터는 해외 게임에 주는 ‘외자 판호’도 발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4월 판호 발급 목록에 한국 게임은 없었고 5월과 6월 목록에는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세계 각국 게임이 있음에도 여전히 한국 게임은 없었다.

이에 따라 한국 게임은 2018년 3월부터 약 1년 3개월이 넘도록 중국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그사이 중국 게임은 한국 게임 시장에 꾸준히 출시됐다. 지하철, 역사, 옥외 광고판 등에 유명 연예인을 활용한 광고를 하는가 하면 유튜브에도 도배하다시피 광고를 게재하면서 인지도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중국 게임사는 국내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선정적인 광고를 내보내고 타사 게임 IP (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권)를 무단으로 도용하기도 하면서 세를 확장했다. 중국 게임은 2019년 6월 18일 기준 국내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100위 중 약 1/3을 차지하고 있고, 애플 앱스토어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중국 게임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는 가운데 한국 게임은 중국 시장 진출이 사실상 막힌 상태다. 넷마블, 웹젠, 펄어비스, 펍지 등 국내 게임사 다수가 판호 발급을 기다리고 있지만, 언제 발급될지 기약이 없다. 게다가 판호 발급이 3번 반려되면 해당 게임은 중국 시장에 더는 출시할 수 없게 되므로, 국내 게임사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또한,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중국 게임 업계는 국내 게임 시장에 직접적인 투자도 진행했다. 넥슨 ‘던전앤파이터’,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 등 한국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자금을 확보한 중국 최대 게임사 텐센트는 카카오게임즈에 500억 원 규모 투자로 지분 약 6%, 넷마블에 5,330억 원 투자로 지분 약 17.7%, 크래프톤에 5,700억 원 투자로 지분 약 10%를 보유 중이다.

이처럼 중국 게임 업계는 한국 게임 시장을 잠식해 오고 있다. 국내 게임 시장은 2003년 온라인 게임 결제 한도 규제, 2011년 셧다운제, 웹보드 게임 규제 도입 등으로 중국 시장 진출에 나서는 과정에서 중국 자본이 상당 부분 들어왔다. 중국 게임사가 한국에 직접 게임을 출시하고 한국 게임사는 중국에 게임을 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중국 게임 영향력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은 2015년 발효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 FTA)을 통해 기대하던 상황이 아니다. 한중 FTA 체결 당시 양국은 협정 부속서(한중 FTA 부속서 22-가 후속 협상을 위한 지침 가-1)에 “양 당사국은 후속 협상에서 서비스 무역 및 투자에 대한 높은 수준의 자유화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지침을 명시했다.

이를 통해 2017년 12월 14일 한중 정상회담, 2018년 3월 22일~23일 한중 FTA 서비스-투자 1차 후속 협상, 2018년 7월 11일~13일 제2차 후속 협상, 2019년 1월 15일~17일 제3차 후속 협상, 2019년 3월 27일~29일 제3차 후속 협상까지 진행했다. 이렇듯 한중 양국은 게임을 비롯한 문화 콘텐츠 분야가 포함된 서비스-투자 분야 협상을 이어오고 있지만, 한국 게임이 중국에 다시 진출할 날은 여전히 멀어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은 ‘개방 확대 및 자유무역 수호’를 기치 삼아 미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한한령’을 중심으로 한국 게임을 비롯한 문화 콘텐츠는 차단하고 자국 콘텐츠는 한국에 출시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며 “앞으로 우리 정부는 우리 게임 업계가 이중적인 ‘중국식 자유무역’을 더는 지켜보지 않도록 중국이 내건 ‘개방-자유무역’을 한국에도 적용하기를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겜툰 박해수 기자(caostra@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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