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툰-카툰으로 보는 재미있는 게임이야기

PWD

	게임 리뷰/프리뷰

	만화로 보는 게임리뷰

	죽이는 캐릭터 인터뷰

	추억의 게임::이겜 아시나요

	게임기행

리뷰/프리뷰

HOME > 리뷰/프리뷰> 리뷰/프리뷰

제 목 : 몽환적이고 쓸쓸한, ONI: 최고의 오니를 향한 여정

작성자 :	등록일 : 2023-03-23 오후 2:14:38

클라우디드 레오파드 엔터테인먼트 코리아가 유통하고 KENEI DESIGN이 개발한 'ONI: 최고의 오니를 향한 여정'을 3월 9일 국내 정식 출시됐다. 플랫폼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4·5와 닌텐도 스위치, 윈도 PC(스팀)이다.

'ONI: 최고의 오니를 향한 여정'는 일본 설화인 모모타로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액션 게임으로, 주인공 쿠타가 숙적 모모타로를 쓰러트리기 위해 수련을 쌓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저는 오니기시마에서 벌어진 오니 토벌전에서 살아남은 오니, 쿠타가 되어 모모타로를 쓰러트리고 원수를 갚기 위해 수련을 쌓아야 한다. 수련을 쌓기 위해 오니들의 혼이 깃든 섬인 키세지마로 가서 쿠타의 내면에서 나온 어둠과 싸워야 한다.

상술했듯 일본 설화 모모타로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스토리지만, 모모타로 이야기를 몰라도 스토리 이해에 지장은 없다. 배경이나 스토리를 직접적으로 제시하기보다는 필드 탐사 중 얻을 수 있는 쪽지로 유추하는 게임이기도 하고, 모모타로와 대결 보다는 섬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게임 진행은 기본적으로 키세지마 곳곳에 있는 시련을 돌파하는 식으로 진행되며, 시련 진행에 따라 메인 스토리 이벤트나 스토리 컷신이 재생된다. 섬 곳곳에 놓인 비석 주변에 있는 심·기·체 세 요석에 불을 붙여 비석을 활성화시키면 어둠의 혼들이 출현하고, 이들과 전투를 벌여 승리하는 게 주된 수련 방식이다.

우선 요석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맵을 샅샅이 훑어야 했다. 맵이 넓지는 않은 편이지만, 주인공 이동 속도가 느린 편이기 때문에 답답할 때도 있었다. 또한 오브젝트 상호작용 속도가 다소 느린 감이 있었는데, 상점 이용을 위한 재화인 버섯을 채취할 때도 같은 속도가 적용돼 가치가 높은 버섯만 주로 채취하고 가치가 낮은 버섯은 무시하고 지나가는 원인이 됐다.

전투는 필드와 별도 공간에서 진행된다. 적을 타격해 체력을 깎으면 심옥이 튀어나오며, 모든 적은 심옥을 파괴했을 때 완전히 쓰러진다. 반대로 심옥이 파괴되지 않은 적은 일정 시간 후 부활한다. 대부분의 시련은 모든 적을 쓰러트려야 하지만, 정예 적만 쓰러트리면 해결되는 시련도 있다.

필드 위에 심옥 여러 개가 있다면 버튼을 연타해 여러 개의 심옥을 연속해서 파괴할 수 있다. 인게임에서는 '심통연격'이라고 부르는데, 시련 클리어 후 나오는 결과창에 최대 심통연격 콤보 수가 나오는 데다가 최대 심통연격 연계 수에 따른 업적도 있어 한 번에 최대한 많은 심옥을 파괴하도록 유도한다. 적을 하나씩 확실하게 제압할지, 적이 부활할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최대한 많은 콤보를 쌓을지는 유저의 선택이다.

주인공이 쓸 수 있는 공격은 기본 공격과 충전 공격, 필살기가 끝이지만, 전투가 단조롭지는 않았다. 상술한 심통연격도 고려해야 했고, 보스형 적은 독특한 패턴이 있어 패턴을 얼마나 잘 파훼하느냐가 핵심이었기 때문이다. 빠르게 돌진하는 수호자 코마이누, 이동 속도가 매우 빠른 사슴형 오니, 분신술을 쓰는 분타 같은 특별한 적들은 타격보다는 패턴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이외에 특별한 조건이 붙는 경우, 예컨대 주인공 주변 매우 좁은 지역만 볼 수 있는 어둠 페널티가 가해지거나 제니스케가 적에게 공격받지 않게 보호하는 등 특수한 상황에서 싸우는 경우도 있었다.

일부 시련은 도전하기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체력 최대치를 요구한다. 체력 최대치는 필드 곳곳에 있는 혼을 찾아 세이브포인트인 지장보살까지 가져가면 혼 4개당 최대 체력을 한 칸씩 올릴 수 있다.

혼은 평소에는 보이지 않고 특수한 조작을 해야 눈에 보인다. 게임 패드를 사용할 경우 진동으로 대략적인 위치를 알려주기는 하지만, 미니맵이 제공되지 않는 데다가 상술했듯 주인공 이동 속도가 느린 편이기 때문에 혼을 찾는 데는 인내심이 필요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방식으로 느껴졌는데, 느긋하고 꼼꼼한 게임 플레이를 선호하는 유저라면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다.

매번 지장보살까지 오가는 게 귀찮은 일이긴 하지만, 한 번에 여러 혼을 수집하는 건 쉽지 않았다. 혼을 데리고 있는 상태에서 등장하는 적인 쿠롱 때문이다. 쿠롱은 쿠타보다 빠른 이동속도를 가진 적으로, 피해를 입지 않아 무조건 회피해야 했다.

혼을 보유하고 있을 때 나온다는 점을 제외하면 등장하는 조건을 정확히 알려주지는 않았으나, 혼을 데리고 있기만 하다면 무작위로 튀어나오는 듯했다. 때로는 혼을 지장보살까지 데려가는 동안 등장하지 않기도 했고, 가끔은 혼을 얻자마자 바로 등장하기도 했다. 단조로운 필드 이동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역할을 했다.

파트너인 카제마루는 플레이 전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였다. 캐릭터와 동시에 조종해 전투 중 적을 공격하거나 혼을 포획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패드로 플레이할 경우 오른손이 카제마루 조작에 온전히 사용되는 만큼 쿠타 본체는 이동밖에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는 데다가, 왼손과 오른손이 각각 다른 캐릭터를 조작하는 셈이기 때문에 실수하기 쉬워졌다. 상황을 잘 보고 사용해야 했다.

OST 완성도는 높은 편이지만, 곡 수가 적다. 특히 필드에서는 보컬이 가미된 OST가 무한 반복되는데, 섬 지역별로 하나씩만 마련돼 있었다. 시련을 진행하거나 쿠롱이 나왔을 때는 OST가 바뀌었지만, 그보다는 필드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긴 게임인 만큼 조금 단조롭게 느껴졌다.

기종별 최적화는 나쁘지 않은 편이었으나 PC 버전은 그래픽 옵션 세부 설정이 불가능하고 스위치 버전은 다른 버전에 비해 해상도가 다소 낮은 편이었다. 또한 진동으로 정보를 알려주는 경우가 있다보니 게임 패드 활용 시 더 좋은 게이밍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온전한 게이밍 경험을 즐기고 싶다면 게이밍 콘솔에 준하는 PC에 게임 패드를 연결해 플레이하거나 플레이스테이션 버전을 구매하는 게 좋아 보였지만, 스위치 버전에서도 문제 없이 플레이 가능한 만큼 편의성을 추구한다면 스위치 버전도 고려할만하다.

'ONI: 최고의 오니를 향한 여정'은 몽환적이고 쓸쓸한 게임이다. 원수를 갚기 위해 수련을 쌓는 주인공과 그런 주인공의 어두운 감정이 표출된 혼, 여기에 쓸쓸한 키세지마 섬 풍경과 독특한 그래픽, 각자 사정을 가진 등장인물들이 더해지며 역동적이지는 않아도 흥미로운 분위기를 연출해낸다.

화려하고 역동적인 액션을 찾던 유저들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도 있지만, 한밤중에 불 끄고 침대에 엎드린 채 독특한 분위기에 젖어가며 플레이하기 좋은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