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터치는 거스트가 개발한 RPG '라이자의 아틀리에 3 ~종극의 연금술사와 비밀의 열쇠(이하 '라이자의 아틀리에 3)' 플레이스테이션 4·5 버전을 3월 23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아틀리에' 시리즈는 1997년 '마리의 아틀리에 ~잘부르그의 연금술사~'부터 시작된 장수 시리즈다. 2~3 작품으로 구성된 작은 시리즈 여럿이 모여 '아틀리에'라는 거대한 시리즈를 이루며, 최신작 '라이자의 아틀리에 3'은 '아틀리에' 정식 시리즈 24번째 작품이자 '비밀의 연금술사' 3부작의 최종장이다.
'라이자의 아틀리에 3'에서, 유저는 주인공 라이잘린 스타우트의 마지막 이야기를 함께 하게 된다. 평범한 소녀에서 연금술사로 거듭난 1편, 실력을 키우기 위해 수도로 상경한 뒤 겪는 일을 다룬 2편에 이어 3편에서는 성장한 라이자가 휴가 중 갑자기 사건에 휘말리며 겪는 모험을 함께할 수 있다.
스토리 완성도는 전작보다 높아졌다. 시나리오라이터 교체 후 스토리가 불안정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라이자의 아틀리에 2'와 달리 '라이자의 아틀리에 1' 당시 시나리오라이터가 복귀하며 1편을 잇는 스토리가 완성됐고, 과거에 라이자를 무시했던 인물이 라이자를 존중해주는 등 1편과 비교해 캐릭터 성장을 체감할만한 장면이 많다. 1·2편 스토리 요약 영상도 제공된다.
긴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작품이라는 점 때문인지 분위기도 꽤 밝은 편이다. 마냥 밝기만 했던 '신비의 연금술사' 4부작(소피의 아틀리에, 피리스의 아틀리에, 리디&수르의 아틀리에, 소피의 아틀리에 2)과 비교하면 그늘진 부분이 있긴 하지만,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선호하는 유저라면 약간 아쉬울 수 있는 수준이다.
비밀의 열쇠라는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됐다. 스토리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열쇠를 만드는 열쇠'를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템 유형으로, 조합과 전투, 탐색, 채집에서 모두 활용된다. 게임 제목에도 언급될 정도로 중요한 시스템으로, 필드 탐험 중 랜드마크에서 생성하거나 전투 중 몬스터에서 추출할 수 있다.
생성된 열쇠에는 심벌, 버스트, 어드벤처, 신서사이즈라는 세 속성중 하나 이상이 부여된다. 심벌 열쇠는 캐릭터에게 장비시켰을 때 능력치를 상승시킬 수 있다. 버스트 열쇠는 전투 중 소모해 캐릭터를 강화할 수 있으며, 어드벤처 열쇠는 결계를 해제하거나 서플라이 포트(보물상자)를 획득할 때 소모된다. 신서사이즈 열쇠는 조합 시 사용해 보너스 효과를 받을 수 있다.
한 비밀의 열쇠가 여러 속성을 지니고 있을 때도 있다. 예컨대 심벌 효과 둘, 신서사이즈 효과 하나가 부여된 비밀의 열쇠를 캐릭터에게 장비시키면 신서사이즈 효과는 받을 수 없으나 심벌 효과 둘을 작동시킬 수 있다.
게임 핵심 시스템인 조합은 전작과 비슷하다. 습득한 레시피에 따라 아이템을 합성해 새로운 아이템으로 만드는 시스템으로, 퀘스트 진행에 필수적인 아이템부터 일상적으로 활용되는 소모품까지 다양한 아이템을 합성할 수 있다.
신서사이즈 열쇠가 추가되며 장비 제작 시 까다로운 선택이 필요해졌다. 합성 중 신서사이저 열쇠를 사용하면 완성되는 결과물이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신서사이즈 열쇠를 사용하지 않은 상태가 정상이고 사용하면 보너스를 얻을 수 있는 방식이지만, 사람 마음이란 게 열쇠를 사용하지 않을 때 손해라고 느껴지다 보니 매번 최고 효율을 얻기 위해 노력하게 됐다.
1편 무대였던 쿠겐 섬이 본작에서는 그 크기를 유지한 채 네 지역중 한 지역으로 등장할 정도로 전체 맵 규모가 커졌다. 시리즈 전통에 따라 연금술 재료를 모으기 위해 필드를 탐험할 일이 많은 게임에서 넓은 맵은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새롭게 도입된 심리스 필드 덕에 로딩이 없어 필드를 탐험하는 재미가 있었다.
기본적으로는 스토리를 진행할수록 이전에 가본 적 없는 곳으로 가도록 유도해 자연스럽게 필드를 탐험하는 방식이지만, 스토리에서 나오지 않은 지역도 유저가 원한다면 탐험할 수 있다. RPG에서 탐험부터 끝내고 스토리를 진행하기를 선호하는 유저라면 굉장히 즐거울 만한 변화다. 집라인이나 탈것 등 맵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수단도 제공한다.
1편에서 새로 도입된 실시간 턴제 전투 시스템은 본작에서도 그대로 유지됐다. 기본적으로 심볼 인카운터로 진행되는 턴제 전투지만, 피아구분 없이 모든 캐릭터가 각자 행동 게이지를 지니고 있는 식이다. 전투 중 행동 게이지가 가득 차면 행동을 선택할 수 있는데, 아무 행동도 하지 않더라도 시간이 계속 흐르기 때문에 고민하는 사이 적 행동 게이지가 모두 채워져 공격당하는 등 턴제임에도 빠르게 판단해야 하는 긴장감을 줬다.
다만 전투 빈도가 높아진 점은 조금 아쉽다. 평소에는 적을 피해 가며 아이템을 채취하거나 필드를 탐험할 수 있지만, 일부 퀘스트 목표나 중요한 채집물은 주변을 적이 포위하고 있어 무조건 전투를 거쳐야 획득할 수 있었다. 적을 모두 쓰러트렸는데 증원이 오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전투를 즐기는 유저라면 큰 문제가 아닌 부분이지만, '아틀리에' 시리즈가 기본적으로 전투보다 채집과 연금술에 더 치중해온 작품임을 고려하면 시리즈 팬들에게는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다.
'라이자의 아틀리에 3'은 '비밀' 삼부작의 마침표라고 할만한 작품이다. 게임 시스템을 정비해 시리즈를 완성시켰으며, 지난 작품들을 통해 성장한 주인공들의 모습을 잘 확인할 수 있어 주인공 라이자를 비롯해 그동안 정들었던 캐릭터들과 작별인사를 나누기에도 좋은 스토리를 선보인다. 발전된 시스템에 더해 전작 내용을 설명해주기도 하는 만큼 한 번도 '아틀리에' 시리즈를 해본 적 없는 유저가 입문하기에 좋은 게임이기도 하다.
리뷰/프리뷰
완성이자 작별, 라이자의 아틀리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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