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터치는 Kautki Cave가 개발한 로그라이트 액션 게임 '플레임 키퍼(Flame Keeper)'를 3월 29일 국내 정식 발매했다. 플랫폼은 닌텐도 스위치이며, 한국어를 지원한다.
'플레임 키퍼'에서, 유저는 불붙은 석탄 조각이자 세상에 남은 마지막 불 이그니스가 되어 어둠에 잠식된 세계를 구해야 한다. 스토리는 주로 컷신을 통해 제공되고 음성이나 자막 형태로 설명해주지는 않아 유저가 직접 유추해야 한다.
설정과 스토리는 게임 플레이 방식에 당위성을 제공하지만, 스토리 자체가 중요하지는 않다. 적이 누구인지, 왜 싸워야 하는지, 왜 동물들이 주인공을 도와주는지 같은 점을 알려주는 정도에 그친다.
한 지역은 여러 개의 스테이지로 나뉜다. 한 스테이지를 완료하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며, 스테이지를 모두 완료하면 지역이 클리어되는 방식이다. 스테이지 진행 중 사망하게 되면 해당 지역 첫 스테이지로 돌아가며, 절차적 생성 기법이 적용돼 지역에 도전할 때마다 맵 구조가 바뀐다.
대다수 스테이지에서는 클리어를 위해 맵 중앙에 있는 거대한 모닥불에 불을 붙여야 한다. 모닥불 자체만으로는 출력에 한계가 있어 맵 곳곳에 있는 램프를 수집해 모닥불에 부착해 화력을 올려 줘야 한다. 모닥불에 완전히 불을 붙이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식이다.
각 지역 마지막 스테이지 같은 상황에서는 종종 특수 스테이지가 등장하기도 했다. 일정 시간 동안 임무 목표를 방어해야 하는 디펜스 스테이지나 막강한 적을 쓰러트려야 하는 보스 스테이지 등이다.
체력은 '플레임 키퍼'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스테이지 진행을 위한 행동 대부분이 체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연출상으로는 주인공이 지닌 불을 나눠줘 옮겨가는 식인데, 세상에 남은 마지막 불꽃이 세계를 떠돌며 불을 되살린다는 스토리와 잘 어울리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게임 플레이 중 체력 관리가 다른 게임보다 더 어려운 편이다. 스테이지 클리어를 위해 모닥불 화력을 올릴 때, 모닥불 출력 제한을 해제하기 위해 램프를 얻을 때, 디펜스 스테이지에서 적을 막기 위한 함정을 설치할 때, 재화를 얻기 위해 토템을 활성화할 때 모두 체력을 소모한다. 당연히 적에게 맞아도 체력이 감소한다.
적을 쓰러트리거나 나무에 돌진해 들이받으면 체력을 회복시켜주는 오브를 얻을 수 있다. 적도 많이 나오고 나무도 곳곳에 있으니 체력 소모가 격렬한 만큼 체력 회복도 자주, 많이 할 수 있다. 종종 나무에 적이 숨어있어 체력을 회복하려다가 되려 체력이 더 줄어들기도 했으나, 화면 축소 기능으로 미리 확인할 수 있었다.
평소에는 체력 관리가 어렵지 않았으나 디펜스 스테이지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함정을 전부 활성화하지 않으면 클리어가 힘들게 설계돼 있는데, 함정 하나하나에 소모되는 체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남는 체력을 전부 함정 활성화에 투자하고 최저 체력으로 싸워야 하는 상황이 많았다.
스크롤은 일종의 필살기다. 스테이지 진행 중 무작위로 획득할 수 있으며, 한 번에 하나만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버프, 공격 형태 변경, 특수기술 발동 등 스크롤마다 형태는 달라도 대개 적을 더 잘 쓰러트릴 수 있게 해주는 효과를 부여한다.
스테이지 진행 중 먹을 수 있는 버섯 역시 체력 재생이나 공격력 강화, 이동 속도 증가 같은 일시적인 강화 효과를 준다. 다만 이동 입력 반전같이 불이익을 줄 때도 있어 전투 중에 잘못 먹었다는 곧바로 거점으로 돌아가게 될 수 있다.
스테이지에서 획득한 재화는 거점을 강화하는 데 사용한다. 거점에서는 스크롤을 강화하거나 룬 슬롯을 올릴 수 있으며, 이외에도 게임 진행 중 다른 기능이 추가로 개방된다.
거점이 강화되면 게임이 훨씬 편해지기는 하지만, 거점 강화가 필수는 아니었다. 거점 강화 요소 중 대부분은 획기적인 새로운 기능을 열어준다기보다는 적에게 맞아도 덜 아프게 해주거나 적을 더 빨리 쓰러트리는 등 실수할 위험을 줄여주는 요소들이기 때문이다. 실수하지 않는다면 거점을 아예 강화하지 않고도 게임을 클리어할 수 있다.
일단 장르 분류가 로그라이트이긴 해도 로그라이크적 요소가 많지는 않다. 죽어도 획득한 재화를 가지고 거점으로 돌아올 수 있고, 지역별 플레이타임도 짧은 편이다. 스테이지 진행 중 얻는 강화 요소가 많지 않아 사망해도 잃는 것이 적다.
절차 생성되는 맵을 제외하면 로그라이크적 요소가 사실상 없는 셈이다. 로그라이크 요소들이 장르 마니아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유저들에게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캐주얼한 게임성을 구현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조작법은 쉬운 편이다. 키 배치도 적절하게 구성돼 있고, 복잡한 커맨드 입력이나 섬세한 조작도 요구하지 않는다. 게임 플레이 방식도 직관적인 만큼, 유사 장르 게임을 많이 즐겨본 유저라면 튜토리얼을 건너뛰어도 게임 플레이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활력은 기본적으로 두 칸이며, 회피 동작인 대시나 점프할 때 한 칸씩 소모된다. 램프나 룬을 들고 있을 때는 활력을 소모하는 행동을 할 수 없다. 점프-대시 연계로 절벽을 뛰어넘어 램프를 찾으러 갈 수는 있지만, 돌아갈 때는 정직하게 걸어서 가야 한다는 뜻이다.
점프에 활력이 소모되는 건 게임 디자인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지만, 점프를 해야 공격할 수 있는 적을 상대할 때는 상당히 불편했다. 점프를 반복해가며 공격해야 했는데 활력 부족으로 점프를 반복할 수 없을뿐더러 게임 시점상 정확한 점프 높이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공격 중 이동이 안 되는 점도 불편할 때가 있었다. 적이 넉백되는 만큼 캐릭터가 앞으로 나아가지 않아 기본공격 중 적이 사거리를 벗어나면 공격을 중단하고 앞으로 조금씩 이동해야 했다.
총 플레이타임은 약 3~4시간으로, 유사 장르 게임을 자주 즐긴 유저라면 2시간대에도 클리어할 수 있을 수준이다. 도감을 채우는 등 파고들 만한 요소가 적고, 반복 플레이를 유도하는 시스템도 없어 총 플레이타임이 더 길어질 여지는 적은 편이다.
적 디자인이 다소 징그럽다는 점만 빼면 성인과 아이 모두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만한 게임이다. 밋밋해질 수 있는 게임 진행에 체력 관리라는 요소를 넣어 흥미를 더했으며, 게임 플레이 방식이 직관적이고 조작도 쉽다. 스테이지 형식이라 게임을 중단하고 휴식을 취할 시기도 쉽게 잡을 수 있다. 만약 로그라이크나 로그라이트 장르를 제대로 즐겨보지 못한 유저라면 '플레임 키퍼'로 입문해 보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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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관리형 로그라이트, 플레임 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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