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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불합리한 고난도 포격전, 포트리스 S

작성자 :	등록일 : 2023-04-20 오후 5:58:45

대원미디어 게임랩은 웨이코더가 개발한 '포트리스 S'를 4월 27일 국내 정식 출시한다. 플랫폼은 닌텐도 스위치다. 한국어 자막과 더빙이 제공된다. 대전 모드를 지원하나 온라인 플레이는 지원하지 않는다.

'포트리스 S'는 1999년 10월 1일 '포트리스 2'로 처음 선보인 이후 20여 년간 다양한 작품을 통해 서비스된 '포트리스'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첫 콘솔 작품이다. 기존 '포트리스' IP 게임에 등장하는 탱크들을 한 게임에 포함했으며, 전용 스토리와 각종 미니게임이 수록됐다.

싱글 플레이 게임임을 고려해서인지 '포트리스 2'와 '포트리스 3: 패왕전' 식 턴제 전투가 아닌 '포트리스 M' 식 실시간 전투를 채택했다. 모든 탱크가 동시에 행동하며, AP가 모두 충전될 때마다 공격할 수 있다. 일단 공격하면 착탄 전까지는 행동 불가 상태가 되고, 데미지가 들어오는 순간에도 조작이 불가능하다.

적을 조준하기는 쉽다. 발사 궤적과 착탄 지점이 확실하게 표시되고, 적 공격 착탄 지점도 미리 알 수 있다. AI 적은 공격하기 전 전용 모션을 취해 곧 공격한다는 사실을 알 수도 있다.

그러나 조작이 쉽다는 게 게임이 쉽다는 뜻은 아니다. 스토리 모드 기준으로 게임 난도는 유저에 따라 불합리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높은 편이다.

기본적으로 1 대 다수 전투라는 점이 컸다. 적 공격이 산발적으로 날아들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연속으로 공격받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행동 불가 상태가 되곤 했다. 특히 유저가 지형 면에서 더 유리하지도 않았다. 보스전은 거의 무조건 파괴 불가 지형 위에서 진행돼 보스를 낙사 시키는 전략을 쓸 수도 없었다.

보스 전투에서는 불합리함이 더 커졌다. 기본적으로 유저보다 몇 배 높은 체력과 높은 방어력, 다양한 특수 공격, 넓은 공격 범위, 강력한 화력을 자랑한다. 체력이 일정 이상 깎이면 필살기를 발사하기도 한다. 필살기는 일반 공격과 별개이기 때문에 일반 공격 - 필살기 - 일반 공격을 연속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가뜩이나 공격 범위가 넓은 멀티탱크 같은 보스를 상대로 이런 현상이 발생하면 그대로 게임을 재시작해야 했다.

특히 미사일 탱크와 듀크 탱크가 보스로 나올 때 난도가 크게 올랐다. 미사일 탱크는 일반 적 유닛 기본 공격과 비슷한 피해를 주는 회피 불가 공격을 주기적으로 발사해 타임어택 하듯 플레이해야 했다. 듀크 탱크는 맵 절반가량에 지속 피해를 주는 독을 살포하고 이동으로 는 절대 피할 수 없는 범위를 폭격해 순식간에 체력을 바닥내곤 했다.

게임 진행 중 지형을 파괴해 아이템이나 기어를 얻을 수 있다. 획득한 아이템·기어는 스테이지 진행 중 무한정 사용할 수 있다. 아이템은 단발성 강화 효과를 제공하며, 유저가 공격을 1회 할 때마다 쿨타임이 1 턴씩 감소하는 방식이다. 기어는 지속 강화 효과를 제공하며, 실시간으로 쿨타임이 감소한다.

6~7스테이지 보스전부터 기어나 아이템을 사용하지 않으면 클리어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적을 일부러 남겨두고 아이템을 수집하는 플레이를 해야 했다.

다만 일부 보스는 아이템이나 기어를 예측해서 사용해야 하기도 했다. 예컨대 듀크 탱크가 살포하는 독 영향을 받는 중에는 지속 피해와 함께 아이템·기어 사용 불가 상태가 되는데, 그 상태에서 필살기를 연속으로 발동해 순식간에 패배하곤 했다.

등장 탱크는 총 29종이다. '포트리스 S' 오리지널 탱크인 케이백에 더해 '포트리스 2' 출신 탱크 13종, '포트리스 3: 패왕전' 출신 탱크 7종, '뉴포트리스' 및 '포트리스 M' 출신 탱크 8종이다. 이중 '포트리스 M' 황금슈탱이 '포트리스 2' 슈퍼탱크에서 색만 바꾼 바리에이션임을 고려하면 28종, '포트리스 3: 패왕전' 출신 용탱크를 '포트리스 2' 캐논 강화 버전으로 치부하면 27종이 된다.

탱크 종류가 많긴 했지만, 스토리 모드 대부분은 케이백과 캐논으로 풀어나가게 됐다. 기초 성능 자체가 높은 케이백이나 명중할 수만 있다면 가장 높은 피해를 줄 수 있는 캐논이 아니면 게임이 요구하는 화력 최소치를 맞추기 어렵다. 다양한 탱크를 활용해 게임을 풀어나가기를 원했던 유저라면 아쉬울 수 있다.

스테이지는 약 28개가량이 마련돼 있다. 스테이지마다 전투 2~3번, 미니게임 0~1번이 제공된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때마다 새로운 탱크를 해제할 수 있다. 수수께끼의 검은 물질에 의해 제정신을 잃은 탱크들을 구하고 원인을 해결하러 가는 모험을 그리고 있는데, 스토리가 무겁고 진중하지는 않은 편이다.

상황에 따라 탱크를 골라서 조종할 수는 없다. 처음 플레이하는 스테이지는 지형이나 적 미리보기를 제공하지 않으며, 스테이지 진행 중 탱크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스테이지를 중단하고 다른 탱크를 고른 뒤 스테이지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포트리스 M' 방식 전투를 선호하지 않는 유저를 위한 클래식 모드도 있다. '포트리스 2'와 '포트리스 3: 패왕전'식 턴제 전투를 구현했고, 증폭벽 같은 요소도 재현했다. 스테이지 종류가 다양하지는 않지만, 묘수풀이 식으로 진행하기에 나쁘지 않았다.

추억의 OST도 수록됐다. Sky, Sphinx 같은 맵 OST가 다수 수록됐다. 다만 맵 OST만 재현되고 'Be Higher'나 'There's Sopmething About Supertank' 같은 로비 대기 곡이 수록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

대전 모드가 제공되지만, 온라인 기능이 포함되지 않은 게임이기 때문에 로컬 멀티만 가능했다. 가족끼리, 혹은 친구들과 모였을 때 파티게임으로 활용하기는 좋았다. 최대 4인 플레이까지 지원하지만, 스토리 모드와 마찬가지로 실시간 전투이기 때문에 컨트롤러 하나를 유저들이 돌아가면서 쓸 수는 없다. 유저 수에 맞춰 컨트롤러를 구비해야 최대 인원만큼 플레이가 가능하다.

미니게임은 총 10종류다. 스네이크나 동전 쌓기 같은 간단한 게임으로, 목표 점수에 도달하면 캐릭터 스킨을 획득할 수 있다. 한번 클리어한 미니게임은 어려움 모드로 전환해 새로 보상을 얻을 수 있다.

이외에도 사이드 스토리나 업적 달성, 클래식 모드 클리어 등으로 스킨을 획득할 수 있다. 사이드 스토리는 본편에서 다루지 않은 외전 스토리를 다룬 콘텐츠로, 전투 없이 스토리만 진행돼 가볍게 즐길 수 있다.

'포트리스 S'는 분명 추억을 자극하는 게임이다. 한국 온라인 게임계 근본 IP 중 하나인 '포트리스'를 나쁘지 않게 콘솔로 이식했고, 게임성도 준수하다. 스토리가 조금 아쉽긴 하지만, 애초에 '포트리스' IP 게임이 스토리를 보고 플레이하는 게임은 아니었으니 이해할 수 있다.

다만 개발진이 공언한 '전 연령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난도가 워낙에 높고, 아이템이나 기어를 적재적소에 사용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적이 공격하기도 전에 예측해서 행동해야 한다. 조준와 파워 조절이 필요 없는 만큼 어떤 적을 먼저 처치할지, 어떤 아이템을 어떻게 쓸지 등 전략이 중요하다. 불합리한 난이도를 돌파하고 성취감을 얻는 걸 즐기는 유저라면 충분히 즐길만한 게임이지만, 아직 게이밍 경험이 많지 않은 유저들에게는 좌절감만 안겨줄 가능성이 있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