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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마침내 스위치 상륙, 다크 픽처스 엔솔로지: 맨 오브 메단

작성자 :	등록일 : 2023-07-04 오후 5:29:33

반다이 남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는 슈퍼매시브 게임즈가 개발한 '다크 픽처스 앤솔로지: 맨 오브 메단(이하 맨 오브 메단) 닌텐도 스위치 버전을 6월 1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다크 픽처스 엔솔로지' 시리즈는 '언틸 던' 개발사로 유명한 슈퍼매시브 게임즈가 개발한 인터랙티브 무비 시리즈다. 각 시즌당 4부씩 총 2시즌 8부작으로 구성된 연작으로, 2022년 11월 18일 '더 데빌 인 미'를 끝으로 1시즌이 완결됐다. 이번에는 2019년 8월 30일 출시된 시리즈 첫 작품 '맨 오브 메단'이 스위치로 이식됐다.

'맨 오브 메단'은 도시 괴담인 'SS 오우랑 메단 호 사건'을 소재로 한 인터랙티브 무비다. 'SS 오우랑 메단 호 사건'은 선원이 모두 죽었다는 모스 부호를 받고 구조를 위해 찾아가 보니 모든 선원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죽어 있었다는 이야기로, 인도네시아에서 처음 시작돼 영미권으로 퍼진 바 있다.

'맨 오브 메단'은 두 시점에서 진행된다. 메단 호 사건 당시를 다룬 프롤로그, 그리고 프롤로그에서 70여 년이 지난 뒤 메단 호를 찾은 이들을 다룬 본편이다. 개발사 대표작 '언틸 던'이 그랬듯 명확한 주인공 없이 여러 등장인물을 번갈아 조작하는 군상극 형식을 갖추고 있다.

게임 플레이에 복잡한 조작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등장인물을 조종해 각종 물체와 상호작용 해가며 단서를 수집하거나 각종 버튼 액션에 대응하면 된다. 버튼 액션에는 조준 후 버튼 입력이나 버튼 연속 입력 등 여러 종류가 준비돼 있는데, 해당 조작을 입력하기 어려운 유저라면 접근성 메뉴를 통해 각종 버튼 액션을 간소화하거나 아예 없애버릴 수 있었다.

플레이 타임이 길지는 않다. 유저에 따라 다르겠지만, 첫 플레이 기준 약 4~5시간가량이 소모됐다. 차세대 콘솔 버전 출시 당시 추가된 확장 스테이지 '침수'가 포함돼 있긴 하지만, 이를 고려해도 충분히 길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대신 반복 플레이 요소가 있다. 작은 결정 하나로도 각 인물이 맞이할 결말이 달라지고, 때로는 게임 초반에 선택한 작은 요소 하나가 나비효과를 일으켜 엔딩을 뒤바꿔 버리기도 했다.

같은 엔딩이라도 해당 엔딩에 도달한 시점에서 어떤 인물이 살아있었느냐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유저가 원하는 엔딩을 정확하게 달성하기 위해서는 셀 수 없는 반복 플레이가 요구됐다.

괴담을 다룬 인터랙티브 무비로서는 흥미롭지만, 공포 요소와 관련된 부분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듯했다. 공포 요소 중 적지 않은 부분을 점프스케어(깜짝 놀래게 하기)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게임 분위기나 연출을 활용한 심리적 공포 요소가 적어 점프 스케어에 내성이 있는 유저라면 큰 공포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

문제는 '맨 오브 메단'이 공포 요소에 중점을 둔 게임이라는 점이다. 유저가 공포를 느끼지 못한다면 게임이 제공하는 재미 요소 중 상당수가 무용지물이 된다.

스토리 중심 소재도 'SS 오우랑 메단 호 사건'에 대한 여러 가설 중 하나를 적극적으로 채용했고, 전개 역시 스토리 게임을 자주 즐겨본 유저라면 뒷이야기를 예측하기 쉬운 내용이 이어진다. 인터랙티브 무비 장르를 자주 즐길수록 식상하게 느껴지기 쉬운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픽 완성도 자체는 스위치 버전에서도 유지됐지만, 프레임레이트가 초당 30프레임에서 24프레임으로 하락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더 낮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다. 세밀한 조작을 요구하는 게임이 아니니 게임 플레이 자체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지만, 게임을 영화처럼 즐긴다는 점에 있어서는 감점 요인이었다. 로딩도 조금 길어지기는 했으나 감수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다크 픽처스 엔솔로지' 시리즈는 스위치 이식 가능성이 낮다고 점쳐지던 작품이다. 모션 캡쳐 기반 실사풍 그래픽 덕분에 게임이 처음 출시된 PS4나 엑스박스 ONE에서도 초당 30프레임으로 구동됐고, 차세대 기종인 PS5나 엑스박스 시리즈 X|S에서도 60프레임을 보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거치-휴대 하이브리드를 구현하기 위해 성능을 일부 포기해야 했던 스위치에서는 정상적인 구동을 보장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실제로 그동안 스위치 유저들은 '다크 픽처스 엔솔로지'를 즐기기 위해 타 게이밍 콘솔이나 PC를 구매하거나 스위치 후속 기종이 출시되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시리즈 첫 작품 '맨 오브 메단'이 성공적으로 이식되며 '다크 픽처스 엔솔로지' 시리즈가 정식으로 스위치로 이식될 가능성이 생겼다. 게임 자체도 공포 영화를 보는 느낌-으로 흥미롭게 플레이할 수 있는 작품이지만, 앞으로 '리틀 호프', '하우스 오브 애쉬', '더 데빌 인 미' 등 후속작을 스위치로 즐기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충분히 의미 있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