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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뒤돌아보지 말고 붙여라, 아바마마와 돌아온 데굴데굴~ 쫀득쫀득~ 괴혼'

작성자 :	등록일 : 2023-07-06 오후 5:47:54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는 '아바마마와 돌아온 데굴데굴~ 쫀득쫀득~ 괴혼'을 7월 1일 국내 정식 발매했다. 플랫폼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PS) 4|5와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원, 엑스박스 시리즈 X|S, 닌텐도 스위치, PC(스팀)이다. 자막 한국어화가 제공된다.

'아바마마와 돌아온 데굴데굴~ 쫀득쫀득~ 괴혼'은 2005년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2로 출시한 '데굴데굴~ 쫀득쫀득~ 괴혼'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스토리상으로는 1편 '괴혼 ~굴려라 왕자님~' 이후 팬들을 위해 주인공인 왕자가 한 번 더 나섰다는 내용이다. 1편 역시 2021년 1월 21일 '괴혼 ~굴려라 돌아온 왕자님~'이라는 이름으로 리메이크돼 국내 출시된 바 있다.

'아바마마와 돌아온 데굴데굴~ 쫀득쫀득~ 괴혼'에서, 유저는 대 코스모 왕국 왕자가 되어 덩어리를 굴려야 한다. '덩어리'란 온갖 물건을 부칠 수 있는 일종의 핵(Core, 核) 같은 물건으로, 여기에 팬들이 요청하는 대로 물건들을 마구 붙여 크게 만들면 된다. 만들어진 덩어리는 아바마마에 의해 새로운 별이 되어 우주에 장식된다.

뇌가 녹아내릴 것 같은 스토리 전개는 그대로다. 팬들이 덩어리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는 이유도 어이없거나 난해한 경우가 많고, 그 과정에서 이뤄지는 아바마마와의 대화 역시 유쾌하지만 이해하기는 어렵다. 하긴, '괴혼' 시리즈는 첫 작품 시작부터 전 우주가 얼토당토않은 이유로 파괴되는 작품이었긴 하다.

게임 플레이는 간단하다. 덩어리를 굴려 온갖 물건을 붙이면 된다. 처음에는 작은 물건만 붙일 수 있으나 각종 물건을 붙이다 보면 점점 덩어리 크기가 커져 더 큰 물건도 붙일 수 있게 된다.

게임 모드는 대부분 제한 시간 내에 덩어리 크기를 일정 이상으로 키우거나 물건을 목표 개수 이상 붙이는 식이다. 단순해 보여도 너무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이동하는 오브젝트와 충돌하면 붙인 물건들이 떨어져 나가 크기가 오히려 줄어드는 등 나름 규칙이 있다.

복잡한 맵을 헤매고 다니면서 덩어리 크기를 키울 뿐인 게임이지만, 덩어리를 굴리다 보면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점점 더 큰 덩어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한 번 클리어한 스테이지라도 제한 시간 내에 더 큰 덩어리를 만들기 위해 다시 도전하는 식으로 게임을 다시 즐기도록 하는 마성이 있다.

특유의 조작감은 건재하다. 양쪽 아날로그 컨트롤러나 키보드를 사용해 조작한다. 덩어리가 아니라 쇼핑 카트를 밀고 간다는 느낌으로 조작하면 이해하기 쉬웠다. 처음에는 그냥 굴러갈 뿐이지만, 덩어리가 커질수록 다른 물체에 걸리거나 미묘한 관성이 생긴다.

게임을 하면서 느낀 건 한 번 놓치고 지나간 물건에 집착해선 안 된다는 점이었다. 전진은 빠르지만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일은 그리 쉽지 않고, 사소한 물건 한두개에 집착해 공을 앞뒤로 밀다 보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차라리 놓친 물건은 그냥 없는 셈 치고 달려 나가며 다른 물건들을 붙인 뒤 나중에 다시 돌아올 때 챙기는 게 나았다.

붙이는 물건이 다양한 점도 웃음 포인트다. 볼펜이나 지우개, 동전 같은 작은 오브젝트부터 자동차나 나무, 더 나아가서 빌딩까지 붙일 수 있다. 붙일 수 있는 오브젝트 중에는 물고기 등 각종 동물을 비롯해 사람까지 포함되는데, 덩어리에 붙지 않도록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는 모습은 기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다.

원작에 없던 추가 요소를 탑재하기도 했다. 자신이 굴리고 있는 덩어리를 더 잘 감상할 수 있는 셀카 모드, 그저 큰 덩어리를 만들고 싶을 뿐인 유저를 위한 이터널 모드, 길을 잘 잃는 유저를 위한 내비게이션 등이 준비돼 있다.

아바마마의 어린 시절을 게임으로 형상화한 '아바마마 쁘띠 메모리'도 흥미로운 콘텐츠였다. 기존에는 게임 중간중간에 시네마틱 무비 형태로만 등장했던 스토리를 이제 게임으로 직접 즐겨볼 수 있다.

'괴혼' 시리즈를 상징하는 매력적인 OST도 건재하다. 새로운 OST는 없고 대부분 기존 OST를 음질만 리마스터 해서 넣었을 뿐이지만, 워낙에 OST가 좋은 평가를 받았던 작품인 만큼 변화가 없는 편이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원하는 OST만 골라 들을 수 있는 선호 OST 기능도 도입됐다. 스테이지 진입시 정해둔 OST 중 하나가 재생되는 방식으로, 원하는 OST를 골라 듣는 재생 장치 기능을 겸했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5와 닌텐도 스위치, PC(Steam)으로 모두 테스트해본 결과 플랫폼별로 거의 유사한 게이밍 경험을 즐길 수 있었다. 프레임레이트가 가장 높은 플레이스테이션 5에서 가장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했지만, PC 버전도 크게 뒤떨어지지는 않았다. 게임 패드 조작보다 조금 덜 직관적이긴 하나 키보드 조작도 아주 불편하지는 않았다.

단, 스위치를 거치 상태가 아닌 휴대 상태로 사용하는 빈도가 높은 유저라면 스위치 버전이 가장 좋은 선택일 수 있다. 스테이지당 길이가 짧고 스위치에서도 부드러운 구동이 가능한 데다가 요구 사양이 낮아 배터리 소모율도 적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오랜 시간 콘솔 게임을 즐겨온 유저 중 '괴혼' 시리즈, 특히 플레이스테이션 2로 출시한 '괴혼 ~굴려라 왕자님~'과 '데굴데굴~ 쫀득쫀득~ 괴혼'에 대한 어떤 추억을 지닌 유저가 적지 않을 것이다. 한국어화 된 게임 자체가 적던 시절에 매우 완성도 높은 번역을 제공했고, 게임 플레이도 캐주얼하고 경쾌해 부모들이 거부감 없이 자녀들에게 선물해 주는 대표적인 타이틀 중 하나였다.

그런 게임이 최신 기종으로 리메이크된 만큼, 어린 시절에 플레이했던 게임을 나이 들어서 다시 해보고 싶어 하는 유저에게 좋은 게임이 될 전망이다. 물론 처음으로 '괴혼'을 접하는 유저라 해서 추천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괴혼' 에는 '괴혼'만의 재미가 있다.

자녀와 함께 플레이할 게임을 찾고 있는 부모 세대 유저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은 게임이다. 종종 성인들이나 웃을법한 블랙 유머가 섞여 있기는 하지만, 기본 스토리 중 하나가 '부모-자식 간 갈등 해소'인 데다가 아이들도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난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이지 않은 게임 플레이도 보장한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