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툰-카툰으로 보는 재미있는 게임이야기

PWD

	게임 리뷰/프리뷰

	만화로 보는 게임리뷰

	죽이는 캐릭터 인터뷰

	추억의 게임::이겜 아시나요

	게임기행

리뷰/프리뷰

HOME > 리뷰/프리뷰> 리뷰/프리뷰

제 목 : 이중 뽑기 덱 빌딩 로그라이크, 아스트레아: 식스 사이디드 오라클

작성자 :	등록일 : 2025-03-04 오후 3:53:23

게임피아는 리틀 레오 게임즈에서 개발한 덱빌딩 로그라이크 '아스트레아: 식스 사이디드 오라클(Astrea: Six-Sided Oracles, 이하 아스트레아) 플레이스테이션 5 버전을 1월 21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패키지 버전은 한국어를 지원하나, 다운로드 버전에서는 지원하지 않는다. 국내 심의기관에서 전체이용가를 부여받았다.

'아스트레아'에서, 유저는 아스트레아 항성계의 타락을 막기 위해 순례에 나선 '선지자'가 되어 타락한 거주민들을 정화하는 여정을 나아가야 한다. 한 선지자를 플레이하면 다음 선지자가 해제되는 방식으로 총 여섯 선지자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선지자마다 고유한 특성을 갖추고 있으며, 개중에는 랜덤 효과에 의존하는 오스트라 같이 게임 플레이 방식이 크게 바뀌는 선지자도 존재한다.

모든 선지자는 3개의 하트와 7칸의 게이지를 가지고 있다. 게이지는 정화로 가득 찬 상태로 시작하며, 타락 수치가 게이지를 가득 차이면 하트 1개가 깎인다. 적들의 게이지는 반대로 타락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정화로 가득 차면 타락에서 풀려나 자리를 떠난다. 적들은 하트 개념이 없는 대신 큰 게이지 하나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게이지가 곧 HP 역할을 한다.

선지자마다 고유한 스킬인 '미덕'을 가지고 있다. 매 턴 한 번씩 사용할 수 있으며, 적에게 공격받아 일정 칸 이상의 게이지가 타락으로 물들어야 사용할 수 있는 미덕도 있다. 스스로에게 타락 피해를 입혀 미덕 발동 조건을 충족시킨 뒤 정화 피해를 입혀 회복하는 전략적인 플레이도 가능하다.

기본적인 게임 플레이는 덱 빌딩 로그라이크 방식으로 진행된다. 유사 장르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 차이점이라면 덱에 카드가 아니라 주사위가 들어간다는 점이다. 매 턴 시작마다 일정량의 주사위를 꺼낸 뒤 굴려 플레이할 면을 정한다.

주사위는 안전, 균형, 위험 세 종류로 나뉜다. 안전 주사위는 모든 면이 정화로 구성되나 수치가 낮다. 균형 주사위는 전체 중 네 면이 정화로 구성되며 수치가 비교적 높은 편이다. 위험 주사위는 정화 면이 타락 면보다 적으나 정화 수치가 매우 높다. 어떤 주사위를 집어들지는 유저 전략에 따라 다르다.

원하는 손패를 구성하기 매우 힘든 시스템이다. 일단 필요한 주사위를 뽑을 수 있을지부터 불투명하고 뽑은 주사위에서 원하는 면이 나올지도 알 수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점이나 이벤트 보상을 통해 주사위 면을 수정하는 기능이 마련돼 있으나, 모든 주사위를 원하는 대로 수정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즉 덱 빌딩 로그라이크 장르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원하는 덱을 구축하고 필요한 카드만 정제해 압축하는 재미'를 느끼기 어려운 셈이다.

대신 매 턴마다 유저조차 짐작할 수 없는 효과들로 구성된 손패를 얻게 되는 만큼, 주어진 상황에서 해당 효과들을 어떻게 사용할지 빠르게 전략을 구성하는 재미가 있었다. 덱 빌딩이라는 측면을 약화시킨 대신 순간적인 전략이라는 부분을 강화한 셈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손에 사용할 수 있는 주사위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턴을 강제로 종료할 수 없다는 점이다. 카드를 사용하는 게 무조건 손해가 되는 상황에서도 반드시 모든 주사위를 사용해야 한다. 능동적으로 턴 종료 여부를 정할 수 없기 때문에 전략을 구성하는 자유도가 제한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

독특한 아트워크에서 비롯한 몽환적인 분위기와 이에 어울리는 BGM은 '아스트레아' 특유의 신비한 분위기를 잘 살려냈다. 다만 손패에 있는 주사위가 정확히 어떤 효과인지는 하나씩 커서를 올려놓고 확인해야 하는데, 문양만 보고 효과를 유추할 수 있는 숙련자라면 아무 문제 없는 부분이나 초심자에겐 번거로울 수 있는 부분으로 느껴졌다. 이 문제는 원하는 주사위에 바로 커서를 올려둘 수 없는 콘솔 버전에서 이 문제가 더 크게 와닿았다.

'아스트레아'는 독특한 게임이다. 덱 빌딩 로그라이크 장르에서 카드를 주사위로 대체해 '유저가 원하는 대로 구성된 주사위로 구성된 덱'이라는 이중 덱 구조를 띠게 된 점도 그렇고, 단순히 체력이 줄어들고 회복되는 방식이 아니라 '정화'와 '타락'이라는 자원으로 체력을 대체해 체력 게이지를 게임 플레이 핵심 요소 중 하나로 끌어들인 점도 그렇다. 다만 유사 장르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 운에 의존하는 경향이 더 크다는 점은 호불호가 갈릴 만한 요소다

덱 빌딩 로그라이크 장르를 표방하나 평범한 덱 빌딩 로그라이크라고 부르기는 어려운 작품인 만큼, 만약 해당 장르를 좋아하는 동시에 기존 작품들을 이미 질릴 만큼 많이 플레이 한 유저라면 '아스트레아: 식스 사이디드 오라클'이 하나의 해답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