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툰-카툰으로 보는 재미있는 게임이야기

PWD

	게임 리뷰/프리뷰

	만화로 보는 게임리뷰

	죽이는 캐릭터 인터뷰

	추억의 게임::이겜 아시나요

	게임기행

리뷰/프리뷰

HOME > 리뷰/프리뷰> 리뷰/프리뷰

제 목 : 너도 헌터 마스터 나도 헌터 마스터, 몬스터 헌터 와일즈

작성자 :	등록일 : 2025-03-08 오후 5:33:52

캡콤은 자사가 개발한 신작 '몬스터 헌터 와일즈'를 2월 28일 글로벌 정식 출시했다. 플랫폼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5,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시리즈 X|S, 윈도우 PC(스팀)다. 정식 한국어 자막을 지원하며, 국내 심의기관으로부터 15세 이용가 등급을 부여받았다.

'몬스터 헌터 와일즈(이하 와일즈)'는 '몬스터 헌터' 시리즈 정규 넘버링 최신작으로, 2021년 3월 26일 출시된 '몬스터 헌터 라이즈(이하 라이즈)' 이후 4년 만에 출시된 신작이다. '몬스터 헌터' 정규 시리즈 작품 중 최초로 게이밍 콘솔과 PC로 동시 출시된 작품이기도 하다.

'와일즈' 스토리에서 유저는 '금지된 땅'으로 파견된 탐험대에 속한 헌터가 되어 생태계를 탐험하고 현지 주민들과 교류해야 한다. 기존 작품인 '몬스터 헌터: 월드(이하 월드)' 주인공 헌터와 동일하게 스토리 시작 전 시점에서 이미 숙련된 헌터였다는 설정이다.

기본적으로 주인공 헌터가 극을 이끌기는 하지만, 게임 스토리 핵심 인물은 수수께끼의 소년 '나타'다. 정체 불명의 몬스터에게 습격당해 도망쳤다가 길드에 구조받은 어린아이다. 길드는 나타의 증언에 따라 나타의 고향인 '금지된 땅'에 탐사대를 파견하게 되며, 외딴 부족에서 생활했기에 바깥 세상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던 나타가 여러 사건과 몬스터들을 접하고 자신만의 가치관을 지니게 되는 내용이 게임 핵심 스토리다.

스토리 전개가 빠르게 진행되는 탓에 나타의 성장이 제대로 그려지지 않은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몬스터 수렵 한 두번 만에 나타가 보이는 행동이 달라지곤 하기 때문이다. 나이가 어리고 충격적인 사건을 겪었다는 점과 어른들이 나타에게 진실을 알려주지 않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행동들이나, 유저에 따라서는 '이랬다 저랬다 하는 짜증나는 어린애' 정도로 보일 여지가 있다.

역대 '몬스터 헌터' 시리즈 중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자유도가 가장 높은 작품이기도 하다. RE 엔진 특유의 그래픽 완성도에 힘입어 캐릭터 얼굴을 꽤 세밀하게 할 수 있으며, 제한적으로나마 체형 수정도 가능하다. 또한 '월드'나 '라이즈'에서는 조명 시스템 문제로 커스터마이징 화면과 일반 플레이 화면에서 캐릭터 외형이 다르게 보이곤 했는데, '와일즈'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유저가 의도한 커스터마이징이 정상적으로 출력된다.

대사가 거의 없던 기존 주인공 헌터들과 달리 '와일즈'의 주인공 헌터는 적극적으로 본인 의사를 밝힌다는 점도 특징이다. 전반적으로 업무와 관련된 부분에서는 냉정한 모습을 보이나 일상적인 장면에선 상냥한 모습을 보이는 캐릭터로, 일부 대사에서는 유저가 선택지를 통해 개성을 부여할 수도 있다.

설정 측면에서는 '월드'에서 잊혀졌던 길드에 대한 설정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생태계 붕괴를 막기 위해 길드 허가 하에만 몬스터 수렵/포획이 가능하다는 설정이나, '월드'는 신대륙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조사를 명목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와일즈'에서는 길드 접수원인 알마가 항시 주인공과 동행하며 현재 상황을 길드 규정에 따라 분석한 뒤 즉석에서 주인공에게 수렵을 의뢰하는 식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기존 '몬스터 헌터' 시리즈가 으레 그랬듯 플레이타임은 유저 성향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메인 스토리, 즉 게임 시작 시점부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까지 메인 퀘스트만 수행할 경우 플레이 타임은 7~10시간 가량이 소요된다. 그러나 다양한 장비를 제작하기 위해 퀘스트를 반복 수행하거나 서브 퀘스트를 수행할 경우 플레이 타임은 20시간 가량 까지 길어질 수 있다.

메인 스토리 종료 후 등장하는 강화된 몬스터, 소위 '상위 몬스터'를 사냥하기 시작하면 플레이타임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 때 부터 본격적으로 장비 성능이 중요해지며, 원하는 옵션이 붙은 장비를 얻을 때 까지 반복해서 몬스터를 수렵하게 되기 때문이다. 다양한 몬스터를 반복 수렵하며 숙련도를 올리고 장비를 강화해 점차 수렵 속도가 빨라지는 데에 재미를 붙인다면 수백시간은 거뜬히 플레이 할 수 있다.

다만 출시 시점에서 몬스터 수가 적은 건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출시 시점에서 등장하는 대형 몬스터 수 자체는 '월드'와 거의 비슷하지만, 고난도 몬스터인 '고룡'에 해당하는 몬스터가 단 하나도 등장하지 않는다. 더 많은 수렵 대상에 목메기 마련인 헌터들에게는 아쉬운 일이다.

무기 활용의 경우 대체로 무기들이 지닌 매력을 잘 살렸으나, 모든 무기에 새로운 액션이 추가되며 활용법이 달라진 무기들이 일부 존재한다. 예컨대 한손검은 쾌적한 조작감과 높은 생존성이라는 특징은 살아있으나 이동 중 공격이 가능하고 가드 관련 모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등 '와일즈'에서 추가된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최고 성능을 끌어낼 수 있는 식이다.

집중 모드가 새로 추가되며 조작 난도가 한층 낮아지기도 했다. 특히 대검이나 랜스 등 무거운 무기는 공격 각도가 조금 틀어지는 바람에 공격이 빗나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집중 모드를 발동할 경우 캐릭터가 유저 카메라와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되기 때문에 조준이 한층 쉬워진다.

스토리 진행 시점만 고려할 경우 전반적으로 난도가 낮아진 편이다. 각종 모션이 추가되며 기존보다 더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게 된 점도 난이도에 영향을 미쳤지만, 새로 추가된 탈것인 '세크레트'가 큰 역할을 한다.

세크레트는 '라이즈'에 추가된 탈것인 가루크를 계승하는 새로운 탈것이다. 가루크처럼 직접적으로 몬스터를 공격하지는 않지만, 탑승한 상태에서 무기를 사용하거나 소비 아이템·숫돌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일부 모션에 무적 판정이 적용되기 때문에, 체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현장을 탈출하고 재정비 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적절하게 이용할 경우 '몬스터 헌터' 시리즈 초심자라도 한 번도 쓰러지지 않은 채 스토리를 클리어 할 수 있는 수준이다.

또한 신규 시스템인 힘 겨루기와 상쇄도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왔다. 가드가 가능한 무기는 몬스터 공격을 반복해서 가드하다 보면 '힘 겨루기'가 발생하며, 버튼 연타 대결에서 승리할 경우 몬스터를 다운시킬 수 있다. 상쇄는 일부 무기에 추가된 일종의 패링 시스템으로, 대성공 할 경우 몬스터의 공격을 파훼하고 경직시킬 수 있다. 어느 쪽이든 몬스터에게 안정적으로 피해를 가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에 몬스터를 더 안정적으로 수렵할 수 있게 해준다.

지금까지 '몬스터 헌터' 시리즈가 흔히 그랬듯 '와일즈' 역시 조작 편의성은 그리 뛰어나지 않다. 유저가 교전 중 사용해야 하는 기능이 다양하고 버튼 조합에 따라 특정 버튼이 다른 방식으로 작동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퀵슬롯이나 단축키 등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긴 하지만, 숙련되기 전 까지는 불편한 요소인게 사실이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처음 추가된 '집중 모드'가 문제를 심화시킨다. 집중 모드를 활성화 시키면 플레이어 캐릭터 시선이 카메라와 일치하게 되는데, 게임 패드를 정상적으로 파지하면 카메라 이동과 공격을 동시에 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랜스나 건랜스 같이 교전 내내 집중 모드를 활성화 시킨 상태로 플레이해야 하는 무기를 주로 이용하는 유저에게는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는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다른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이야기이며, '몬스터 헌터' 시리즈 전체에서 따지면 조작 편의성이 상당히 개선된 편이다. 특히 이번 작은 듀얼센스 전용 기능을 모두 지원하기 때문에, 플레이스테이션 유저이거나 듀얼센스를 보유한 PC 유저라면 게임 패드로 게임을 플레이 했을 때 더 나은 게이밍 경험을 얻을 수도 있다.

전통적으로 게임 패드를 상정하고 개발된 시리즈인 만큼 '와일즈'에서도 키보드-마우스 보다는 게임 패드가 더 원활한 플레이를 보장한다. 다만 원거리 무기(활, 라이트보우건, 헤비보우건)를 다루는 경우 빠른 조준이 가능한 키보드-마우스 조작이 더 편할 수 있다. 캡콤 측에서도 이 문제를 고려했는지 플레이스테이션 5 버전도 플레이스테이션 호환 키보드-마우스를 공식적으로 지원하며, 인게임에서 키보드 버튼 설정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다소 변칙적인 행위이긴 하지만, 게임 패드를 보유한 PC 유저이거나 반대로 게이밍 콘솔 호환 마우스를 보유한 콘솔 유저는 게임 패드와 마우스를 동시에 사용하는 플레이 방법도 고려해 볼만 하다. 이동을 게임 패드로, 화면 이동과 공격을 마우스로 하는 방식이다. 조작 방법이 특히 복잡한 조충곤 유저들이 종종 채택하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몬스터 헌터'는 캡콤을 대표하는 인기 게임 시리즈고, 게임 플레이 경력이 어느 정도 쌓인 유저라면 한번 쯤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보거나 누군가에게 추천받아봤을 게임이기도 하다. 그러나 동시에 정규 넘버링 작품만 따져도 이미 많은 작품이 출시된 바 있는 시리즈이고, 마니악한 장르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진입을 꺼리게 되는 게임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신규 유저 유입을 위한 캡콤의 노력 역시 꾸준히 이뤄져 왔다. '월드'때는 시리즈 최초로 PC 버전을 출시했고, 게임 명칭에서 넘버링을 제거했다. '라이즈' 때는 기존에 진입 장벽이라고 여겨지던 묵직한 모션을 비교적 가볍게 하고 가루크, 밧줄벌레 등 편의성과 액션성을 모두 잡을 수 있는 새로운 장비를 도입했다.

'와일즈'는 그동안 캡콤이 쌓아온 '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정수가 집약된 작품이지만, 동시에 신규 유저 진입 장벽 완화 노하우가 한층 발전된 게임이기도 하다. 유저가 몰입하기 쉬워진 주인공, 그래픽을 중시하는 유저들도 흥미를 가질법 한 커스터마이징 시스템, 비교적 완화된 난이도, 세크리트를 비롯한 각종 편의 기능들이 그 예시다.

기존에 '몬스터 헌터'를 좋아하던 유저라면 이미 구매했을 테니 본 리뷰가 큰 의미를 가지지 않겠으나, 만약 입문을 고민 중인 유저라면 이번에야 말로 '몬스터 헌터'가 과연 어떤 게임인지 도전해 볼 기회라고 할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출시 직후 시점인 현재 '와일즈' 최적화가 PC와 콘솔을 가리지 않고 그리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물론 그동안 관련 문제를 빠르게 해결해 온 캡콤인 만큼 이번에도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될 가능성이 높으나, 부족한 최적화 자체가 신규 유저에게 진입 장벽으로 작용된다는 점은 사실이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