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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성공적으로 리마스터 된 포근포근한 RPG, 루나 리마스터 컬렉션

작성자 :	등록일 : 2025-04-14 오후 11:00:05

클라우드 레오파드 엔터테인먼트는 겅호 온라인 엔터테인먼트와 협력해 '루나 리마스터드 컬렉션'을 4월 18일 국내 정식 출시한다. 플랫폼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4, 닌텐도 스위치, 윈도우 PC(스팀)다. 정식 한국어 자막을 제공하며, 국내 심의기관으로부터 15세 이상 이용가를 부여받았다.

게임아츠가 개발한 '루나' 시리즈 중 1992년 발매된 첫 작품인 '루나 더 실버 스타'와 1994년 발매된 '루나 이터널 블루'를 리마스터 합본한 작품으로, 스토리와 캐릭터 디자인은 1992년 메가 CD 버전이 아닌 1998년 플레이스테이션 이식 버전을 기반으로 이식됐다. 2010년 PSP로 이식된 리메이크 버전인 '루나 하모니 오브 실버스타'에서 추가된 요소들은 포함되지 않는다.

'루나 더 실버 스타'에서, 유저는 주인공인 아레스 노아가 되어 소꿉친구인 루나와 함께 드래곤 마스터가 되는 모험을 떠나게 된다. 사랑의 여신 알테나를 믿는 신앙이 널리 퍼진 세계를 탐험하며 사랑과 믿음, 신뢰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한편 이 모든 이야기가 천박한 농담 정도로 여겨지는 먼 미래인 '루나 이터널 블루'에서, 유저는 자칭 고고학자(도굴꾼) 히이로가 되어 수수께끼의 소녀 루시아와 함께 위성 루나를 탐험하게 된다. 여신 알테나의 이름을 내건 교단이 세계를 전화로 물들이는 가운데, 세계의 운명을 건 이야기가 진행된다.

조금 어두운 이야기가 나오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히로인('루나 더 실버 스타'에서는 루나, '루나 이터널 블루'에서는 루시아)과의 감정적인 교류와 함께 다른 등장인물과의 의사소통을 핵심 요소로 삼는 만큼 마음이 꽤나 따뜻해지는 포근포근한 스토리를 즐길 수 있다.

두 작품 스토리가 바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루나 이터널 블루'를 '루나 더 실버 스타'보다 먼저 플레이하는 건 권장하지 않는다. 동일한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데다가 '루나 더 실버 스타'에서 진행된 사건이 '루나 이터널 블루' 세계 속 사건의 단초가 되기 때문이다.

플레이타임이 상당히 길다. 90~00년대 초반 일본 RPG는 플레이타임이 긴 게 특징이고, '루나' 시리즈 역시 그 시기 게임이기 때문이다. 특히 '루나' 시리즈는 스토리가 방대하고 주요 캐릭터 대사 더빙도 마련돼 있기 때문에, 스토리 진행 중 대사 더빙을 하나하나 감상하는 유저라면 정말 긴 시간 동안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두 작품 모두 전투 시스템은 원작 그대로다. 캐릭터 이동 능력, 포지션, 사정거리 등을 고려해 사전에 진영을 설정하고 이 진영대로 턴제 전투를 즐기는 방식이다. 자동 전투 AI가 꽤 나쁘지 않은 전투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리마스터 버전에서는 배틀 스피드 설정 시스템도 제공되기 때문에 전투보다 스토리에 집중하고 싶은 유저라면 전투는 AI에 전담하고 스토리만 즐길 수도 있다.

번역 완성도는 높은 편이다. 사이사이 요즘 감성 기준으로는 다소 어색한 부분이 있긴 하나, 원본 게임이 출시된 시기를 고려하면 번역 문제라기 보다는 당시 JRPG 특유의 문체 및 상황 묘사가 그대로 번역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두 작품 모두 과거에 국내에 정식 번역된 바 있긴 하나, 이번 리마스터 번역 쪽이 훨씬 뛰어나다. '루나 더 실버 스타'는 여러 번역자가 번역 지침 없이 동시에 번역한 탓에 번역 완성도가 그리 높지 않았고, '루나 이터널 블루'는 기술 문제로 일부 콘텐츠에 번역이 제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임을 원어로 즐기지 못했던 유저들에게는 이번이 '루나' 시리즈를 온전하게 한글로 즐길 첫 기회가 되는 셈이다.

그래픽은 원작 도트 그래픽을 기반으로 더 높은 해상도를 지원하도록 바뀌었다. 와이드 모니터를 보유한 유저는 16:9 와이드 해상도로도 플레이할 수 있다. 또한 전반적인 색감이 현세대 게이밍 기기에 맞게 개선됐으며, 초당 프레임레이트도 향상됐다. 스토리 중 애니메이션 컷신도 해상도가 개선됐기 때문에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

원작 그래픽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모드도 지원한다. 메인 화면에서 오리지널 그래픽으로 플레이 할 지 혹은 리마스터 그래픽으로 플레이 할 지 선택할 수 있는데, 오리지널을 그대로 이식한 콘텐츠는 아니고 동일한 리마스터 콘텐츠가 두 가지 그래픽으로 제공되는 방식이다.

그렇다 보니 플레이 모드와 무관하게 동일한 세이브 파일을 이어서 플레이 할 수 있다. 이 시스템 대로라면 버튼 하나로 게임 진행 중 그래픽을 전환하는 방식도 택할 수 있었을 텐데, 해당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점은 조금 아쉽다.

오늘날 '루나' 시리즈가 모든 유저들에게 즐거운 게임일 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루나' 시리즈는 이미 출시된 지 30년 이상 된 게임이고 강산에 세 번 바뀔 시간이 지나는 동안 게임 기술력도,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도 많이 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세대 RPG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고전 RPG 특유의 감성을 느끼고 싶은 유저라면 잘 맞을 수 있다.

또한 RPG 장르, 특히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를 위시한 일본제 RPG(JRPG)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해당 장르 명작 중 하나로 여겨지는 '루나' 시리즈를 이번 기회에 플레이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