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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사우스 타운에서 펼쳐지는 숙련자들의 전쟁, 아랑전설 CotW

작성자 :	등록일 : 2025-04-21 오후 5:52:47

SNK는 산하 KOF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신작 대전 격투 게임 '아랑전설 시티 오브 더 울브스(아랑전설 CotW)'를 4월 24일 글로벌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정식 한국어 자막을 지원하며, 국내 심의기관으로부터 12세 이상 이용가를 부여받았다.

'아랑전설' 시리즈는 SNK를 대표하는 대전 격투 게임 시리즈다. 1999년 '아랑전설' 부터 1999년 '아랑: 마크 오브 더 울브스'까지 총 5개 작품이 출시된 뒤 후속 시리즈인 '킹 오브 파이터즈'에 자리를 넘겨줬다. '아랑전설 CotW'는 26년 만에 돌아온 후속작이자 일곱 번째 정규 넘버링 작품, 그리고 시리즈 부활을 알리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아랑전설 CotW'에서, 유저는 사우스 타운을 배경으로 한 '에피소드 오브 사우스 타운' 모드를 통해 세계관에 대해 알아보고 아케이드 모드를 통해 등장 캐릭터들의 개별 스토리를 감상할 수 있다. 다만 스토리 완성도 자체는 아쉬운 편인데, 대다수 장면이 캐릭터 초상화와 말풍선으로만 구성된 대사집 형식으로 진행되고, 컷신도 애니메이션 없이 정지화상 여러 장을 이어 붙인 정도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두 모드에서 모두 컬래버 캐릭터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관련 스토리가 제공되지 않는다. 같은 컬래버 캐릭터인 살바토레 가나치는 '에피소드 오브 사우스 타운'과 아케이드 모드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 스토리 모드에서 '65/66 확률로 모든 공격을 무시하는 대신 1/66 확률로 즉사하는 적' 같은 이벤트가 등장하기도 했다. 필자는 타임아웃을 10여번 가량 겪을 동안 1/66 확률을 뚫지 못해 결국 해당 이벤트 클리어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스토리 진행에 지장을 주는 이벤트는 아니었지만,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순수하게 대전 격투만 즐기고 싶은 유저라면 큰 문제가 없는 단점이라고 할 수 있지만, 대전 격투 게임에서 캐릭터를 선택하는 이유에는 해당 캐릭터의 설정과 배경 스토리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 스토리 모드 완성도가 조금 더 높았으면 좋았을 것이다.

게임 핵심인 격투 메커니즘 측면으로 넘어가자면, 'R.E.V'와 'S.P.G'라는 시스템이 생겼다. S.P.G란 체력 게이지 중간에 S.P.G 구간을 설정하고 체력이 해당 구간에 도달했을 때 캐릭터가 강화되는 시스템이다. S.P.G 상태일 때 히든기어 같은 특수한 기술을 사용할 수 있고, 체력 게이지 초반·중반·후반 중 유저가 원하는 구간을 지정할 수 있어 플레이 스타일에 따른 전략적인 판단이 중요하다.

REV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유도하는 시스템이다. 적 공격을 파훼할 수 있는 일부 기술에는 'REV'라는 명칭이 붙어있으며, 가드와 REV 기술을 사용할 때마다 히트 게이지가 상승한다. 히트 게이지가 모두 채워져 '오버히트' 상태가 되면 게이지가 모두 감소하기 전까지 가드 성능이 약화되고 REV 기술을 사용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항상 히트 게이지를 주시해야 했다.

최근 트랜드인 '초심자를 위한 간편 조작 모드'도 탑재됐다. 게임 내에서는 기존 조작 방식을 '아케이드 조작', 간편 조작 방식을 '스마트 조작'이라고 구분한다. 스마트 조작이 활성화되면 '스마트 콤보' 버튼이 생기며, 이 버튼만 연타하면 자동으로 공격이 나감은 물론 게이지에 따라 필살기나 R.E.V 액션이 발동된다.

다만 대전 격투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심리전이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가드 캔슬 같은 기술을 아예 사용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플레이가 굉장히 단순해졌다. 사전 플레이 시점에서는 멀티 플레이가 불가능해 PvP 환경에서 테스트하지는 못 했으나, 아케이드 모드나 '에피소드 오브 사우스 타운'에서도 종종 스마트 조작만으로 헤쳐나갈 수 없는 스테이지가 있었던 만큼, PvP 환경에서는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할 전망이다.

컬래버레이션 캐릭터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살바토레 가나치'는 출시 전 부터 게임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인선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았고, 실제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그 우려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모션 측면에서 어색한 부분이 많았는데, 축구 기술에서 모티브를 얻은 탓에 '도저히 격투기 기술로 보이지 않는 모션에 지나치게 큰 피해를 입는' 장면이 자주 연출됐기 때문이다. 또한 현실에서 그랬듯 스토리 모드에서도 노쇼 사태를 일으킨 점 역시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살바토레 가나치'는 생각 외로 이질적이지는 않았는데, 지나치게 과장되고 우스운 모션과 이펙트로 설정된 탓에 오히려 가볍고 정제되지 않은'아랑전설 CotW' 속 길거리 분위기에 어울리는 측면이 생겼기 때문이다. 어쨌든 '아랑전설'은 닌자나 초능력자가 아무렇지도 않게 등장하는 게임 시리즈다. 격투 게임에 으레 등장하기 마련인 개그 캐릭터 포지션이라고 생각하면, 이 정도 유쾌함은 납득할 만한 범주에 속했다.

게임 플레이 외적인 부분에서는 그래픽 완성도와 OST 측면에서 모두 뛰어난 모습을 보인다. 언리얼 엔진 5로 구현된 그래픽은 '아랑전설' 시리즈를 상징하는 다양한 기술 연출(예컨대 테리 보가드의 '파워 가이저' 등)을 역대 최고 완성도로 구현하며, OST도 게임 분위기에 잘 맞는다. '이 정도 OST를 작곡했으면 게임 내에 캐릭터로 나올 자격 정도는 있는 것 같다' 라는 느낌이다.

다른 대전 격투 게임을 깊이 있게 즐긴 유저라면 '아랑전설 CotW'는 충분히 즐거운 게임이 될 수 있다. S.P.G 시스템 덕분에 유저가 본인 플레이 성향에 맞춰 능동적으로 전략을 수립할 수 있고, REV 시스템 덕분에 '적 공격을 파훼하기는 쉬우나 마냥 막고만 있을 수는 없는' 게임이 완성됐다. 깊이 있는 심리전과 화려한 액션을 즐기는 유저에게 안성맞춤인 게임인 셈이다.

반면 대전 격투 장르 초심자가 입문하기에 썩 좋은 작품은 아니다. 가뜩이나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은 장르에서 S.P.G와 REV라는 복잡한 요소가 추가됐고, 스마트 조작 모드 역시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대전 격투 초심자라면 '아랑전설 CotW'로 입문하기보다는 다른 게임으로 먼저 장르에 친숙해진 뒤 도전하기를 권한다. 예컨대 입문 난도를 낮춰 호평받았던 SNK 전작 '더 킹 오브 파이터즈 XV' 같은 작품 말이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