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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미소녀 캐릭터들과 난해한 조작, 동방 스펠 카니발

작성자 :	등록일 : 2025-04-30 오후 3:57:59

대원미디어는 아이디어 팩토리 산하 컴파일 하트가 개발한 '동방 스펠 카니발' 닌텐도 스위치 버전을 4월 24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정식 한국어 자막을 지원하며, 국내 심의기관으로부터 전체 이용가 등급을 부여받았다.

일본 인디 게임 개발자 'ZUN'이 개발한 슈팅 게임 시리즈 '동방 프로젝트'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2차 창작 게임이기도 하다. '동방 프로젝트'는 1995년 '동방영이전'부터 시작해 2025년 8월 출시 예정인 '동방 금상경'까지 본편과 외전 포함 약 33작품이 출시된 장수 시리즈로, 일본에서 폭넓은 인기를 구가하는 서브컬쳐 IP 중 하나이다.

'동방 스펠 카니발'에서, 유저는 현대 사회에서 잊혀진 것들이 모이는 장소인 '환상향'에 방생한 이변을 해결하기 위한 모험담을 지켜보게 된다. 주인공은 '동방 프로젝트' 시리즈에서 주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핵심 인물인 '하쿠레이 레이무'와 '키리사메 마리사' 둘이지만, 이외에 다양한 원작 캐릭터가 플레이어블로 등장한다.

스토리 전개는 복잡하지 않다. 레이무와 마리사 두 사람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환상향 곳곳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고, 이들과 탄막 전투를 벌이며 사건의 진상에 다가가는 방식이다. 스토리 상 일행으로 합류하는 캐릭터는 소수지만, 일단 한번 만나 싸운 캐릭터는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운용할 수 있다.

게임 플레이가 지루하지는 않다. 대다수 대사에 더빙이 적용돼 있고, 그동안 미소녀 게임을 수도 없이 개발해 온 컴파일 하트 다운 완성도 높은 일러스트 컷신도 적절한 순간마다 등장하기 때문에 '동방 프로젝트' 팬이라면 한 번쯤 신경 써서 감상해 볼만 하다. '동방 프로젝트' 원작을 플레이해야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는 아니지만, 원작 지식이 많은 유저일수록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전투 시스템은 SRPG를 실시간으로 옮긴 듯한 방식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탄막 슈팅 게임이라는 원작 게임성을 살려 대부분 적 이 탄막을 흩뿌린다는 점이다. 피하기 위해서는 캐릭터를 선택한 뒤 특정 위치를 지정해 캐릭터를 해당 위치로 이동시켜야 한다.

적을 공격할 때도 마찬가지로 캐릭터를 선택한 뒤 기술이나 스펠카드(필살기)를 지정하고 목적지를 설정하면 해당 기술이 발동되는 방식이다. 여러 캐릭터가 출전한 경우 캐릭터 전환 키를 사용하거나 커서로 캐릭터를 직접 선택해 조작 대상을 변경할 수 있다.

캐릭터마다 고유한 특성이 있다. 기본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하쿠레이 레이무'와 '키리사메 마리사'는 범용 캐릭터에 가깝다. '코치야 사나에'는 자체적인 공격 능력은 낮으나 아군을 보조하는 기술을 두루 갖추고 있으며, '레이우지 우츠호'는 필드에 잔류하는 탄막을 설치하거나 함정 구역을 지정해 적 움직임을 제한하는 데 특화돼 있다. 이러한 캐릭터 특성을 이해하고 출전 캐릭터를 구성해야 게임을 유리하게 풀어갈 수 있도록 되어있다.

게임 난도가 굉장히 높은 편이다. 적들이 자체적인 회복 수단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있어 여러 캐릭터 투입을 강요하는데, 여러 캐릭터를 동시에 운용하는 일 자체가 상당히 난해하게 설계돼 있다. 여러 캐릭터를 동시에 조작할 수 있는 어시스트 기능이 있긴 하나, 이동 지점이나 공격 대상만 지정할 수 있고 그마저도 스킬이나 스펠카드는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한계가 명확하다.

또한 적 공격력이 매우 높기 때문에 아차 하는 사이에 캐릭터가 빈사 상태에 빠지거나 그대로 처치당하는 경우가 많다. 초심자라면 보통이나 하드 난이도에 도전하는 행위 자체가 만용에 가까운 수준이다.

'동방 스펠 카니발'은 두 가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게임이다. 일단 '동방 프로젝트' 팬 게임이라는 점에서는 잘 만들어진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캐릭터 일러스트와 더빙도 훌륭한 편이고, 캐릭터 해석도 원작 캐릭터성을 크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이뤄졌다. 다만 독립적인 게임이라고 본다면, 난해한 조작과 불합리한 난이도 때문에 누구에게나 권할 만한 게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