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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글리치펑크, 레트로 감성 사이버펑크가 풍기는 익숙한 향기

작성자 :	등록일 : 2021-08-10 오후 5:25:17

‘글리치펑크(GlitchPunk)’는 사이버펑크 풍 심리스 오픈 월드 탑다운 슈팅 게임이다. 뭔가 거창하게 늘어놓았지만, 게임을 오래 즐긴 유저들을 단박에 이해시킬 수 있는 비유가 있다. ‘글리치펑크’는 사이버펑크 ‘GTA 2’다.

개발사 다크로드(DARKLORD)는 실제로 ‘GTA 2’에서 영감을 받아 게임을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GTA 2’를 계승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하는 듯이 ‘글리치펑크’는 캐릭터 머리 위에서 수직으로 내려다보는 고전적 시점을 택했다. 기술이 발달한 이후 등장한 탑 뷰 시점 게임들이 완전 수직이 아니라 사선에서 내려다보는 쿼터 뷰 형식을 택하는 것과 다르다.

고전적 시점을 택했지만, 게임 자체는 2D가 아닌 3D로 제작됐다. 덕분에 건물 고저 차와 도시 환경, 특히 폭발 그래픽이 한층 더 잘 살아난다. 탑다운 슈팅 장르에서 보통 제공되지 않는 점프 기능도 3D인 덕분에 가능하다. 한편 고전 게임 감성을 느끼고 싶은 유저들을 위해 그래픽을 픽셀화시켜주는 옵션이 별도로 존재해 켜고 끌 수 있다.

게임은 네 도시에서 진행된다. 각 도시는 서로 다른 특징이 있는데, 예컨대 게임이 시작되는 도시인 ‘뉴 벨티아(New Beltia)는 갱과 네온, 폭력과 음모가 난무하는 곳이다. 경찰은 신경질적이며 동시에 폭력적이고, 정부와 거대 기업들은 대중 위에 폭군처럼 군림한다. 최근 유저들에게 꽤 익숙해진 사이버펑크 세계 풍경이지만, 고전적 시점으로 보는 맛은 또 각별하다.

유저는 ‘글리치’라는 능력이 있어 프로그래밍에 저항할 수 있는 ‘글리치 안드로이드(Glitch Android)가 되어 미래 세계를 살아가게 된다. 유저가 택하고 행한 내용에 따라 다른 결과가 생겨나고, 이에 따라 특정 집단과의 관계나 더 나아가 도시가 나아갈 길 자체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대표적인 집단은 갱단이다. 게임에는 총 열두 개 갱단이 등장한다. 각 갱단은 서로 다른 문화와 설정, 이야기, 퀘스트를 제공한다. 퀘스트 진행에 따라 각 갱단과 관계가 유기적으로 변화한다. 이는 스토리 진행, 더 나아가 엔딩에도 영향을 미친다.

게임 진행에 따라 유저는 다양한 엔딩을 맞이할 수 있다. ‘뉴 벨티아’와 ‘아웃포스트 텍사스(Outpost Texas)’두 도시만 제공되는 앞서 해보기 버전에서는 도시마다 4개씩 총 8개 엔딩이 있으며, 차후 업데이트를 통해 다른 전개와 엔딩이 추가될 예정이다.

여러 도시로 구성됐다는 특징은 앞서 해보기로 출시되는 ‘글리치펑크’에게 상당한 강점이 된다. 게임을 정식 출시 전부터 즐기는 유저들은 대개 정식 출시 이후 추가된 요소를 즐기기 위해 앞서 해보기 단계에서 이미 즐겼던 부분을 지루함을 참아가며 다시 플레이할 때가 많다. 이는 게임에 대한 흥미를 급격히 떨어트리는 요인이 될 수 있는데, ‘글리치펑크’에서는 새로 추가된 도시에서 바로 추가 요소를 즐길 수 있다.

‘GTA 2’를 계승했다는 게임답게 다양한 무기와 차량도 제공된다. 평범한 자동차부터 기차, 탱크, 오토바이, 트럭과 버스 등 다양한 탈것을 다룰 수 있다. 여기에 사이버펑크 세계관을 살려 해킹 시스템이 등장하는데, 단순히 총알을 퍼붓는 게 아니라 누구를 어떻게 해킹해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드는 요소다.

높은 자유도를 표방하는 게임인 만큼 유저들이 기대하는 대로 범죄와 경찰 추격전도 즐길 수 있다. 대중이나 경찰 앞에서 범죄를 저지르면 현상 수배가 시작되고, 수배 등급에 비례한 시간 동안 경찰에게서 도주해야 해제할 수 있다. 주차된 차에 들어가 숨는 등 여러 수단을 사용할 수 있지만, 경찰도 오래 숨어 있으면 눈치채는 식으로 대응하기 때문에 쉽지만은 않다.

한편 주인공이 안드로이드라는 설정은 주인공이 사망하고 다시 살아나는 데에 핍진성을 부여한다. 이는 게임 중 행동에 무게를 실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죽었다가 살아난다고 해서 죽기 전에 한 일들이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사망 시 마지막 체크포인트 이후 행동이 무효가 되는 다른 게임들과 다른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사이버펑크 세계와 안드로이드 주인공이라는 조합은 게임상에서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을 제공하는 기반이 된다. 유저는 주인공 몸에 다양한 부품을 장착하거나 해제해 다양한 능력을 수시로 얻거나 수정할 수 있다.

게임 시작 장면이 유저에게 불친절한 부분은 아쉽다. 상황 설명 없이 바로 튜토리얼 격인 첫 임무가 시작되는데, 회복 아이템 구매법은 알려주나 사용 키는 알려주지 않는 식으로 조금씩 불편함을 유발한다. 추가 조작법이 궁금하면 키 설정 창을 확인해보라는 식이다. 앞서 해보기 단계인 만큼 추후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

완성도 높은 3D 모델링이나 화려한 액션에 익숙해진 유저라면 ‘글리치펑크’가 너무 고전적이고 재미없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예전부터 게임을 해 오거나 과거 영광을 누린 명작들에 관심이 있는, 혹은 사이버펑크라는 장르 자체를 좋아하는 유저들에게 ‘글리치펑크’는 훌륭한 선물이다.

‘글리치펑크’는 2021년 8월 11일 스팀 ‘앞서 해보기(Early Access)’를 통해 출시된다. 게임 콘텐츠는 개발 과정에서 꾸준히 출시될 예정이며, 한국어와 영어를 포함해 총 8개 언어가 제공된다.

겜툰 박현규 수습기자 gamtoon@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