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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파멸’의 대결, 승자는?

작성자 :	등록일 : 2011-06-14 오후 6:03:29

엔씨소프트와 NHN한게임이 ‘파멸’이라는 이름으로 시장에서 다시 격돌했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단행하는 대규모 업데이트의 패치 이름이 같아 2011년 유난히 비교대상이 되고 있는 양 회사가 또 다시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커져 주목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일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의 신규 에피소드이자 3번째 타이틀인 ‘파멸의 여신’의 업데이트 런칭 파티를 9구단 창단지인 경남 창원에서 개최하고 업데이트 날짜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파멸의 여신’이 업데이트 되는 날짜는 오는 15일. 이 날 현장을 찾은 많은 유저들에게 엔씨소프트는 ‘파멸의 여신’의 핵심 내용이 담긴 게임 동영상을 공개하고 업데이트 행보를 본격화했다.

이에 앞서 7일 ‘테라’는 첫 번째 대규모 업데이트인 ‘파멸의 마수’를 본 서버에 업데이트하고 폭발적인 흥행 뒤 정체기에 있던 분위기를 다시 상승세로 반등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테라’가 초기 흥행 이후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부분들을 해소시킬 수 있는 업데이트로 기대를 모아 온 ‘파멸의 마수’는 예상대로 ‘테라’의 부진에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하며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이처럼‘파멸’이라는 이름을 가진 대규모 업데이트를 자사의 간판 게임들에 비슷한 시기에 적용함에 따라 2011년 초부터 우연치 않은(?) 맞대결로 라이벌 대결을 펼쳐 흥미진진함을 연출했던 엔씨소프트와 NHN한게임이 다시 한 번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른바, ‘파멸’의 대결인 것이다.

NHN한게임과 엔씨소프트는 현재 ‘게임업계 4N'으로 국내 게임업계 1위권 그룹을 형성하는 등 업계의 축을 형성하고 있는 업계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양 사는 업계의 ’핫이슈‘의 중심에서 미묘한 대립관계가 되어 흥미진진한 경쟁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각각 온라인 게임 개발과 서비스, 그리고 고포류 등 웹보드 게임에 두드러진 강점을 나타내고 있던 엔씨소프트와 NHN한게임은, 그러나 NHN한게임이 웹보드 게임에 대한 비중을 줄이고 온라인 게임 퍼블리싱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하면서 ‘접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2007년 엔씨소프트가 자사에서 '리니지3'제작을 총괄하던 당시 박용현 실장이 사내 마찰로 퇴사를 한 후 함께 따라나선 개발자들과 블루홀스튜디오를 설립해 현재의 '테라'를 만들었고, 엔씨소프트에선 2008년 박 실장 등을 상대로 '리니지3'의 핵심 정보를 유출했다며 민형사상의 소송을 제기했던 사건에서부터 양 사는 대립을 하기 시작했다. 이런 ‘테라’를 NHN한게임이 퍼블리싱 계약을 한 것이다.

결국 이로 인해 엔씨소프트 측은 공식적으로 ‘리니지3’의 개발을 중단한 뒤 원천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입장을 발표하며 자사와 소송 중인 게임에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 NHN한게임에 유감의 뜻을 밝혔고, NHN한게임은 그런 일로 인해 우수한 게임이 시장에 묻히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맞섰다. 이후 시간이 흘러 엔씨소프트 출신 홍보인력기 NHN한게임에 입사해 ‘테라’의 홍보를 시작하면서 양 사의 미묘한 대립 관계는 계속되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엔씨 입장에서는 눈엣가시나 다름없는 게임이 자신들의 독보적인 영역이라고 자부했던 MMORPG인데다가 호평이 이어지면서 경계감이 커지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테라’의 런칭으로 모든 시선이 NHN한게임에 쏠릴 때, 엔씨소프트는 ‘야구단 창단’으로 맞불을 놨다. 2011년 연초 업계의 포커스는 엔씨소프트와 NHN한게임이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이들의 경쟁이 ‘비난과 상대를 깎아내리는’것으로 점철되지 않고 건전한 경쟁으로 시너지 효과를 업계에 선사했다는 점이다.

그렇게 은연중에 대립각을 세우던 양 사는 ‘테라’가 클로즈베타를 마친 뒤 2011년 초 본격적인 오픈베타 준비 행보를 시작하면서 시장에서 직접적인 경쟁 상태로 들어갔다. 엔씨소프트는 ‘테라’가 오픈베타 날짜를 발표하며 단숨에 연초 시장을 장악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프로야구 제9구단 창단 의향서를 제출하고 그 의지를 대외적으로 표명해 게임 시장의 관심뿐만 아니라 전국의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공교롭게도 창단 승인에 대한 첫 관문이었던 1월 11일이 ‘테라’의 오픈베타일이였던지라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의 치밀한 사전 견제'라는 농담 섞인 억측이 나오기도 했다.

우연치 않게(?) 이슈 메이커 경쟁이 되자 NHN한게임도 가만있지 않았다. 각 기업들의 시무식이 열린 3일에 '테라'간담회를 가져 엔씨소프트 측이 ‘테라’에 대한 이슈 모으기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게 했고 여기에 1월 5일에는 프로야구 선수협회와의 초상권 사용 권리에 관한 독점 계약 사실을 공표하면서 야구팬들의 관심까지 끌어들였다. NHN한게임이 내놓은 카드 또한 만만치 않았던 것. 당시 업계에서는 “야구와 테라 아니면 업계 이슈가 없을 정도”라며 양 사가 연일 내놓는 뜨거운 핫이슈에 혀를 내둘렀다.

양 사의 경쟁은 ‘테라’가 오픈베타 런칭 뒤 폭발적인 인기 상승세를 기록, 엔씨소프트의 업계 1위 게임인 ‘아이온’을 위협하고 엔씨소프트가 수성을 위해 ‘아이온’의 2.5업데이트인 ‘주신의 부름’을 26일 실시하면서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러나 이들의 경쟁은 결코 비난과 깎아내리기로 점철된 것이 아닌, 서로의 실력과 위치를 인정하면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콘텐츠’로 건전한 경쟁으로 인한 ‘윈윈 게임’이었기에 업계는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양 사의 뜨거운 ‘핫이슈 경쟁’덕분에 업계는 연초부터 뜨겁게 달아올랐으며, 많은 유저들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었다.

엔씨소프트가 ‘아이온’의 2.5업데이트를 단행하면서 양 사의 경쟁은 한층 소강상태를 보였다. ‘테라’가 광풍을 부르며 1위를 위협하며 인기가 폭발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2~3월 들어 인기가 한층 꺾여 1위 등극에 실패하고 말았기 때문이었다. 이어서 오픈 이후 자연스럽게 게임 내에 존재하고 있는 문제들이 불거지며 위기론이 대두, 연초의 뜨거운 분위기는 가라앉게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테라’가 유저들의 피드백을 게임에 적용하는 ‘각성’에 이어 게임 내에 문제가 되고 있는 현안들을 해결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대규모 업데이트인 ‘파멸의 마수’를 단행하고 ‘리니지2’가 신작 블록버스터 못지않은 수준의 대규모 업데이트인 ‘파멸의 여신’업데이트를 15일로 예정하면서 다시 한 번 엔씨소프트와 NHN한게임의 맞대결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테라’의 가장 심각했던 문제는 캐릭터 간 불균형으로 인해 정형화 된 파티플레이만 가능하고 게임 플레이가 자연스럽게 단조로워져 고레벨 콘텐츠 부족을 겪고 있는 유저들에게 서브 캐릭터를 키우게 하는 단초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업데이트를 단행한 ‘테라’는 서버 통합 효과와 함께 가장 맞지 않았던 캐릭터 간 밸런스가 맞아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들으며 게임의 매력이 다시 한 번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버 통합 후 파티플레이를 할 수 있는 유저들이 기존보다 더 많아졌고, 업데이트 이후 사제를 하는 유저들이 늘어나 레이드 파티 플레이가 자연스럽게 다양화 됐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 그래픽 이펙트 강화나 최고레벨 상향, 신규 레이드 인던 추가 등의 콘텐츠 증축 효과도 함께 작용해 게임에 등을 돌렸던 유저들도 서서히 다시 게임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평가다. NHN한게임은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다시 인기 게임으로의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 공교롭게도 두 게임의 주목받는 업데이트는 ‘파멸’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고, 또 같은 시기에 업데이트를 예정하고 있다. 경쟁이 불가피한 것임에 틀림이 없다.

업데이트 이후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는 ‘테라’의 ‘파멸의 마수’에 이어 엔씨소프트가 ‘리니지2’의 신규 에피소드인 ‘파멸의 여신’의 업데이트를 발표하면서 ‘파멸 업데이트 맞대결’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파멸의 여신’은 8년을 훌쩍 넘어가고 있는 장수 인기 온라인 게임 ‘리니지2’를 완전히 일신하는 업데이트로, 비주얼 효과 일신은 물론 최고레벨 상승과 4차 전직 클래스 업데이트 등으로 유저들에게 게임을 완전히 바꾸는 업데이트로 유저들에게 관심을 받아 왔다. 전투 시스템과 조작감 등도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에 기존의 ‘리니지2’유저들은 물론 신규 유저들의 유입도 가능해 업데이트가 아닌 신작 블록버스터 게임 못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기 순위 10위권에서 꾸준히 랭크가 되어 왔던 만큼 ‘리니지2’가 완전히 새로운 게임으로 거듭난다면 그 파급 효과는 1위권 게임들에게도 미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양 측의 ‘파멸’이 모두 좋은 평가를 받고 또 그 효과 또한 상당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만큼 연초에 이어 또 다시 점화된 양 사의 ‘콘텐츠 대결’이 다시 한 번 시장의 ‘붐업’을 일으킬 수 있으리라는 분석이 자연스럽게 뒤따르는 것이다.

특히 연초를 뜨겁게 달궜던 엔씨소프트와 NHN한게임의 콘텐츠 맞대결이 성수기 시즌을 앞두고 다시 재현될 조짐을 보여 시장으로써는 화색을 띄고 있다. '테라‘가 먼저 업데이트로 하락세를 탈위기에 놓인 게임에 승부수를 띄웠고, ’아이온‘이 1위 자리를 위협받을 상황에서 이를 견제할 수 있는 ’리니지2‘의 새로운 업데이트를 단행함으로써 이전과 마찬가지로 핑퐁게임으로 장군 멍군을 부르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두 업데이트 이름 모두 ’파멸‘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묘하게 대결 구도를 부추기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리니지2’가 10위권에 랭크되어 있지만 업데이트 기대감으로 인한 순위 상승이 ‘테라’의 자리를 위협할 만큼이 될 수도 있다”라며 “또 ‘테라’는 업데이트로 인한 상승으로 1위의 ‘아이온’을 견제할 수 있어 ‘파멸’업데이트의 승부가 시장을 주목하게 만들고 있다”라며 두 업데이트의 경쟁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여름 성수기 시장을 앞두고 펼쳐지고 있는 ‘파멸’업데이트 대결구도. 과연 그 종착지는 어디가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