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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추억장사의 끝은 과연 무엇일까?

작성자 :	등록일 : 2011-09-22 오전 10:56:25

네트워크에서 돌아다니는 말 중 ‘추억장사’라는 것이 있다. 간단하게 정의하면 ‘추억장사’라는 것은 과거의 향수를 이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과거의 향수를 활용한 마케팅은 꽤 오래전부터 계속되어 왔다.

문제는 이 추억장사가 도가 지나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가끔이라면 추억장사도 할만하다. 문제는 좋은 것도 한 두 번이지 몇 번이고 이를 되풀이한다면 유저들도 질릴 수밖에 없다. 최근 열린 TGS 2011은 그야말로 추억장사의 절정을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유명 게임들의 HD 리마스터를 좋게 봐야만 할까?

점차 디스플레이 기기의 성능이 높아짐에 따라 게임도 고해상도 퀄리티를 유지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최근 PC 사양을 봐도 1920x1080의 고화질 게임을 표현하는데 부족함이 없을 정도 고성능이 된지 오래다.

최근 게임 시장에는 리마스터 열풍이 불고 있는데 이는 과거에 출시됐던 게임들을 새롭게 고화질로 만들어 다시 판매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 리마스터 타이틀이 오히려 유저들의 환영을 받기는커녕 분노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미 과거 휴대 콘솔기기 성능이 높아지면서 거치형 콘솔 플랫폼에 출시됐던 게임들을 단순 이식하는 일이 많았다. 결국 새로움을 찾던 유저들은 이런 게임사들의 이식 타이틀에 불만을 내보였고 어느 정도 시기가 지나자 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몇 년 전에는 게임사들도 양심은 있었는지 이식 과정에서 추가 콘텐츠를 추가하는 나름의 성의 표시는 했다. 하지만 최근 일본 게임사들은 도가 지나칠 정도로 과거 타이틀을 재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모 게임사의 타이틀의 경우 HD 리마스터라는 타이틀을 달고 재판매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추가 요소는 전혀 없이 해상도만 높여 나온 이 타이틀은 구입한 유저들로부터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특히 이 게임의 경우 아예 처음부터 새롭게 리마스터 작업을 거친 것이 아니라 단순히 해상도만 높인 꼴이어서 오히려 질이 더 떨어져 보이는 부작용도 있었다.

리메이크의 경우 새로운 추가 요소도 포함하면서 최신의 트렌드를 적용시켜 만드는 것이 보편적이다. 리마스터의 경우는 기본적인 콘텐츠의 퀄리티만 높이는 것인데 유저들은 리마스터 게임에 대해 추억장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혹평을 내리고 있다.

하나의 세계관을 지나치게 재활용하는 것도 지치는데 타이틀마저도 재활용하고 있는 일본 게임사에 유저들의 실망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 새로운 프렌차이즈 게임의 등장은 요원하기만 하다

영상 DVD의 경우도 추가 요소를 도입해 여러 가지 패키지로 출시하는 것이 일반화됐다. 오죽하면 영상 DVD의 경우 첫 출시에 구입하는 것은 실수라고 지적한다. 영상 DVD와는 다르게 게임쪽의 사정은 나은 편이지만 똑같은 타이틀을 이식, 리메이크도 모자라 이제는 화질만 개선해 재판매하는 것은 유저들에게 그리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물론 제대로 된 리마스터라면 이야기가 틀릴 것이다. 최근에 등장한 리마스터 게임들은 ‘리마스터’라는 타이틀을 붙이기도 무안한 것들이었다. 단순히 해상도만 높일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는 이미 유저들도 잘 알고 있다.

사실 이런 타이틀 자체는 사기라고 부를 수 있는 심각한 것이다. 아예 처음부터 리메이크를 통해 HD 버전으로 제품의 성능을 높였다면 유저들의 비난도 그리 높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게임사들이 창고에서 잠들어 있는 게임들을 리마스터라는 이름으로 적당히 고쳐 시장에 다시 출시하는 행태는 분명 반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업계를 이끌어야 하는 유명 게임사들이 신작 프로젝트는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취소하고 리마스터 제품 판매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모습은 이것이 과연 오피니언 리더로써의 모습인가 되묻고 싶어진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서 최근 전 세계 시장은 북미와 유럽 쪽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다. 아니 이미 바뀐 상태다. 게임 시장을 이끌었던 일본 게임사들은 이미 그 힘을 잃어가고 최악의 상황으로 자신들을 몰아넣고 있다.

△ 우리는 이미 과거에 좋은 경험을 얻은 바 있다

물이 흐르지 않으면 결국 썩기 마련이다. 무분별한 리마스터 재판매는 업계의 흐름을 방해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이러한 행위는 결과적으로 세계 게임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일본은 유명 IP를 많이 가지고 있는 세계적인 게임 개발 국가 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의 흐름이 지속될 경우 결국은 북미나 유럽 계속 뒤쳐질 수밖에 없다.

만약 북미와 유럽 개발사만 시장의 남게 된다면 전 세계 게임 시장은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주요 콘솔 플랫폼 홀더들은 중요한 소프트웨어를 공급받지 못하게 되어 시장 자체의 자멸도 가능하다.

다행히도 국내 시장에서는 온라인 게임이 대세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영향에서는 자유롭다. 하지만 국내에 얼마 남지 않은 콘솔 유저들의 경우에는 해외 시장의 흐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수익을 내야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일본 게임사의 행태는 분명 잘못된 것이고 오랜 시간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

일본의 게임사들은 이제 과거의 영광을 버려야 할 것이다. 미래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새로운 제품을 창출해야 하는 기본을 지킬 필요가 있다. 한국의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일본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고인 물은 썩기 마련다. 이러한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 더욱 더 게임 개발에 노력을 기울야야 할 것이다.

겜툰 민재홍 기자
trapmaster@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