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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디아블로3, 현금거래 시스템도입……향후 파장은?

작성자 :	등록일 : 2011-09-27 오전 10:41:14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가 국내 게임업계에서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디아블로3’의 현금 경매장 기능을 국내판에서도 포함시킬 것을 분명히 하면서 게임업계의 해묵은 논란인 현금거래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블리자드 측은 지난 22일 오전 서울 논현동 임페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디아블로3’ 향후 일정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 버전 배틀넷 서비스에 현금거래가 가능한 경매장 시스템을 포함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 모하임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직접 “알려진 바와 같이 '디아블로3'에는 게임 내 현금 경매장 기능이 도입된다"며 "한국에서 우려가 크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현금 경매장은 고품질 게임 경험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며 국내 서비스서 현금거래 경매장 시스템 을 탑재할 것을 천명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현금거래에 민감한 국내 정서상 이 시스템이 국내 배틀넷 서비스에 포함될 가능성이 적다고 관측해 왔다.

블리자드 측이 ‘디아블로3’에 대한 사실상의 현금거래 시스템 탑재를 선언함에 따라 현금거래에 민감한 국내에서 많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디아블로3’가 국내서 등급을 받지 못할 가능성과 그로 인한 사행성을 지적하는 목소리, 그리고 한편으로는 현금거래 시장이 양성화 될 절호의 기회라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업계의 주목을 이끌고 있다.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은 모하임 블리자드 대표는 주목 속의 경매장 도입 여부에 대해 “블리자드가 경매장을 운영하려는 이유는 외부 사이트에서 아이템 현금 거래가 다수 이뤄져 불법 사기 거래가 성행하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를 게임 내부로 가져와서 유저들에게 더 안전한 게임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특히 모하임 대표는 경매장 시스템이 사실상의 현금거래 시스템을 게임 내에서 지원하는 것에 대해 국내 여론이 분분한 것을 의식한 듯 “블리자드 법률팀과 검토한 결과 한국 정부가 이를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블리자드는 국내법을 준수하는 범위 안에서 경매장 시스템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블리자드 측은 미국 내 경매장 시스템을 지원할 업체를 확정하며 본격적인 경매장 운영 시스템 구축을 위해 공을 기울이고 있다.

△ 기자회견장에서의 발언하는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대표의 모습. 블리자드 측은 이 자리에서 강력하게 경매장 시스템에 대한 의지를 표출했다. 이제 관건은, 국내 시장이 ‘디아블로3’의 경매장 시스템을 받아들을 준비가 되었는지로 넘어갔다.

블리자드 측이 국내 배틀넷 서비스와 게임 내에서도 현금거래 경매장 시스템을 탑재할 것을 천명함에 따라 게임 내에서는 ‘금화 경매장’과 ‘현금 경매장’이 나누어져 운영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금화 경매장에서는 게임 내 화폐인 금화를 이용해 아이템을 거래하게 되고, 현금 경매장에서는 실제 현금을 이용해 이용자 간 아이템을 사고팔게 된다.

경매장에서는 블리자드 측이 직접 아이템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이용자 간 거래만을 지원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매 등록비와 거래 수수료, 환급 수수료 등을 받게 된다. 이는 경매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자의 수입으로 돌아가게 될 것으로 블리자드 측은 밝히고 있다. 또, 이 날 기자간담회에서 블리자드 측이 ‘디아블로3’에 대한 국내 베타테스트가 없음을 밝힘에 따라 경매장 시스템도 이렇다 할 테스트 없이 곧바로 게임에 적용되어 출시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 내에서 꾸준히 현금 경매장이 도입되면 사행성과 게임 과몰입을 조장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논란이 거세게 몰아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대해 게임업계 관계자는 "현재 법령상 게임 내 현금 거래 기능을 막는 조항은 없다"면서도 "과거 '황제 온라인' 게임이 현금 거래 기능 때문에 게임물등급위원회에서 '등급 거부'를 받은 사례가 있어 '디아블로3'도 등급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디아블로3’가 게임 내에서 유저 간의 현금거래를 인정하는 시스템을 도입함에 따라 이에 대한 업계 반응은 흑과 백처럼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 동안 막대한 수준의 시장이었지만 음성화 되어 산업의 일선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던 현금거래 시장을 양성화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시기상조를 외치며 사행성과 과몰입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부정적인 관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이다.

찬성 측에서는 현행법상 유저 간의 아이템 거래 자체를 막는 법률은 없으며, 사실상의 개인 간의 게임 아이템을 사고파는 것을 주선하는 사이트들이 성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성화를 하는 것이 산업의 발전에 더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온라인게임 아이템 중개업체의 한 운영 관계자는 “아이템 중개거래 사이트들이 하나의 산업을 이룰 만큼 성행하고 있으며 개인 간 아이템 현금 거래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라며 “고스톱과 포커 등 사행성 게임에서 획득한 게임머니를 사고파는 행위나 오토마우스 사용 등 부당한 방법으로 획득한 게임머니를 사고파는 것만이 불법”이라며 ‘디아블로3’를 기점으로 아이템 거래 시장에 대한 양성화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해 대법원은 MMORPG에서 획득한 게임 머니를 현금 거래한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MMORPG 게임에서의 아이템은 고스톱이나 포커 등과 달리 우연에 의해 얻어지기보다는 시간과 노력을 들여 얻은 것이기 때문에 사행성 요소를 인정하기가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다.

아이템 거래 시장뿐만이 아니라 게임업계에서도 이번 ‘디아블로3’경매장 논란이 아이템 거래 시장을 양성화 하는 기폭제 역할이 되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아이템 거래 사이트가 성행하는데도 대부분의 국내 게임업체들이 약관으로 유저 간 아이템 거래를 금하고 있어 사실상 이치에 맞지 않고, 선량한 유저들의 사기 거래에 피해자가 되는 모습을 안타깝게 봐 왔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템 거래가 게임 내부로 흡수가 된다면 게임사의 수익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

△ 게임업계의 해묵은 과제인 아이템 현금거래에 대한 논란은 ‘디아블로3’의 경매장 시스템 등장으로 인해 재점화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이템 거래가 실제로 외부 사이트에서 이뤄지는 현실에서 이를 게임 내부로 가져와 안전성을 높이는 편이 낫다고 본다"며 "업계에서는 게임 아이템으로 엉뚱한 업체가 편법 수익을 얻고 있다는 불만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하는 다른 한편에서는 아이템 거래가 정식으로 인정된다면 사행성과 게임 과몰입에 대한 부분이 더욱 극명하게 부각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셧다운제’등 온라인 게임을 둘러싼 과몰입 논란으로 인해 계속해서 게임에 대한 규제책이 강하게 불고 있는 상황에서 사행성을 자극하는 결정적 요소라고 할 수 있는 현금거래 시장을 정식적으로 도입한다면 그에 대한 부작용이 더 크게 업계에 미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디아블로3’가 현금거래 경매장을 도입해 출시된다면 다른 국내 온라인 게임사들도 이 시스템을 연쇄적으로 채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 사실. 이미 ‘황제온라인’등이 비슷한 방식의 현금 거래 기능을 시스템에 적용해 게임물등급위원회에서 등급 거부를 받았던 사실이 부각되며 업계가 아무런 준비와 심도 깊은 논의 없이 현금거래 시장을 부각시키는 것은 부작용만을 일으킬 뿐이라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디아블로3'에서 일단 현금 거래가 허용되면 사행성이 심한 다른 게임에서의 현금 거래를 막을 명분도 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우려는 현실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모하임 대표는 현금 거래를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 등 '디아블로3' 이외의 자사 다른 게임으로 확대할 계획은 없으며, 현금 거래와 관련한 보안 위험을 불식시키기 위해 '보안 인증기'를 확대하고 아이디 검증 등 관련 이슈도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에 대한 찬반양론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화제작, ‘디아블로3’가 게임업계의 대표적인 뜨거운 감자인 현금거래 시장 논란을 ‘종결’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겜툰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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