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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규제 고민’게임업계, 현금거래관련 논란 예고

작성자 :	등록일 : 2011-09-28 오후 12:38:48

오는 연말 게임업계를 향한 규제가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업계 내외에서 현금거래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고자 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어 심각한 논란을 부르고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게임 아이템 중개거래업체 IMI(대표 이정훈)는 최근 중국 킹소프트에서 제작한 ‘검협정연3’를 ‘명품 온라인’이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서비스하겠다고 밝히며 게임에 대한 주요 시스템과 콘셉트를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IMI측은 ‘명품 온라인’에서 최초로 게임 내 아이템의 현금화 가치를 게임사 측에서 인정하고 이를 되사는 시스템을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최근 ‘디아블로3’에 현금거래 경매장 시스템이 국내 배틀넷 서비스에서도 지원된다는 방침이 발표된 뒤 연쇄적으로 아이템 중개거래업체의 서비스 게임이 사실상의 현금거래 시스템을 게임 내에서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사행성 문제와 과몰입으로 인해 정부에서 규제에 직면해 있는 게임업계에 다시금 현금거래 시장에 대한 논란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디아블로3’의 현금거래 경매장의 국내 서비스 실시에 대한 움직임을 현금거래 시장을 양성화 하려 하는 움직임이 드러나고 있어 업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

IMI측의 ‘명품 온라인’은 중국 킹소프트에서 중국 당나라를 배경으로 개발한 동양판타지 MMORPG로 개발비만 500억 원이 투자됐다. 아직 첫 번째 클로즈베타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 게임이 업계로 하여금 주목을 모으고 있는 이유는 게임 내 유저들이 획득한 아이템의 가치를 인정하고 리워드 결제 시스템을 지원한다는 것 때문이다.

리워드 결제 시스템이란 유저가 원할 때 서비스사인 IMI에서 유저의 아이템을 게임머니인 캐시나 쿠폰 등으로 보상하고, 구매 아이템은 모두 폐기 처분한다는 방식이다. 아이템 현금거래, 아이템을 사고파는 행위를 게임사가 직접 지원하는 것이다.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아이템에 대한 가치를 게임사가 직접 평가하고 현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단으로 바꿔주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은 사상 최초다.

이에 앞서 블리자드 측은 지난 2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디아블로3’의 현금거래 경매장 지원 시스템을 국내판에서도 적용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대표는 간담회장에서 "알려진 바와 같이 '디아블로3'에는 게임 내 현금 경매장 기능이 도입된다"며 "대한민국 시장에서 우려가 크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현금 경매장은 고품질 게임 경험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강행의사를 내비쳤다. ‘디아블로3’화폐경매장 도입으로 불거진 아이템현금거래 논란이 게임사와 아이템중개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일련의 일들이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며 현금거래 시장에 대한 양성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업계에 대해 사행성과 과몰입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지적당하고 있는 가운데 법적으로 제제가 불가능한 현금거래 시스템을 국내 게임사들이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자칫 업계의 규제와 인식 하락에 부채질을 할 수 있다는 우려다. 한 업계 전문가는 IMI측의 발표에 대해 “대작인 ‘디아블로3’의 경매장 시스템 지원으로 인한 여파가 열병처럼 국내 게임사들에 번질 가능성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IMI는 ‘명품 온라인’을 내세워 현금거래 시장이 양성화가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그러나 게임사가 직접 게임 내에 유저들의 아이템에 대한 현실적인 가격을 책정하고 그것을 되사는 시스템은 직접적으로 사행성을 자극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만약 국내 게임사들이 현금거래 양성화에 대한 바람에 편승해 유저 간 현금거래를 할 수 있는 경매장 시스템이나 직접적으로 현금거래를 관리하는 등의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도입한다고 해도 막을 수 있는 법적 근거는 현재로써는 매우 미약하다.

‘디아블로3’나 ‘명품 온라인’그리고 만약에 있을 현금거래 지원 게임들의 현금거래를 규제하기 위해서는 현행법으로 현금거래가 불법이어야 하지만, 현행법으로는 아이템 현금거래를 불법으로 볼 수 있는 근거는 매우 미약하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아이템 현금거래 시스템을 막을 수 있는 유력한 방법인 등급분류 거부 사유를 사행성 게임인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금거래가 지원된다고 해서 사행성 게임으로 볼 수 있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지난해 대법원은 게임에서 얻은 아이템을 ‘노력과 경험의 산물’이라고 인정, 현금 거래가 불법이 아니라고 판시한 바도 있다.

그러나 같은 법(32조 7항)은 아이템의 환전 또는 환전 알선,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경우 게임 유통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개인 간 거래는 불법이 아니지만, ‘명품 온라인’과 같이 아이템을 실제 재화로 할 수 있는 수단으로 게임사가 직접 ‘환전’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이는 재고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게임물등급위원회는 이와 같은 움직임에 대하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단적으로 유해매체물로 인해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기간이기 때문에 논란이 많은 현금거래 양성화를 찬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게임위 한 관계자는 “게임위의 설립 목적이 있는 만큼 현금거래 양성화를 보수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논란에 서있는 ‘명품 온라인’은 게임위를 통해 15세 이용가를 받은 상태. 그러나 이는 리워드시스템과 결제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은 상태로, IMI측은 2차 비공개테스트와 10~11월에 예정되어 있는 공개서비스에 앞서 리워드시스템을 탑재한 상태로 내용 수정신고를 게임위아 할 계획이다.

이재원 게임사업 총괄 이사는 “게임 이용 중 획득한 게임머니 가치를 보전하면서 게이머가 투자한 시간과 돈의 결과를 가치로 인정하고 결제 부담감을 해소한 방식”이라며 “단순한 즐길거리에서 나아가 투자 개념을 강화한 것이다. 등급분류는 게임물 내용에 심의를 하는 것이고 마케팅정책이나 이벤트 방식으로 적용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게임위에서는 18세 등급은 물론 상황에 따라 등급거부까지 받을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만약 IMI측이 등급거부를 받을 경우 업계는 다시 한 번 현금거래 시장에 대한 양성화 논란으로 시끄러운 잡음이 일 가능성이 크다. 현금거래 양성화를 찬성하는 측인 아이템 거래 업계에서 대대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게임위를 압박할 경우 주무부처인 문화부는 물론 게임업계를 탐탁지 않게 보고 있는 여성부 등의 정부 각 부처가 새로운 규제책을 들고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업계는 곧 다가올 본격적인 규제인 ‘셧다운제’를 앞두고 다시 한 번 사행성과 과몰입 논란이 일어나지는 않을지에 대해 좌불안석인 눈치다. 오는 11월 20일 시행 예정인 강제적 셧다운제에 대해 여성부는 청소년보호법 시행개정령안을 지난 23일 입법예고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사행성 논란을 크게 일으킬 수 있는 현금거래 양성화가 크게 불거지고 있는 것이 고민인 것이다.

△ 현금거래 양성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논리도 긍정적인 부분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면도 충분히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철저한 준비가 된 뒤에 양성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은 분명 설득력이 있다.

현금거래 양성화를 찬성하고 있는 측은 블리자드가 ‘디아블로3’에 화폐경매장을 도입하면서 결제업체로 페이팔과 계약을 맺는 등 아이템가치 인정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생각한다며 국내에서도 현금거래 양성화를 본격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여론을 형성하고 있는 상태. 아이템 현금거래 시장 규모가 약 1조 5000억 원(2010년 기준)이기 때문에 이 같은 시장을 사장시키는 것은 업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를 반대하고 있는 측에서는 당장의 이익을 위해 ‘디아블로3’의 화폐경매장으로 인해 당장의 이득을 위해 아이템중개거래 업체들이 업계의 이득을 대의로 내세워 아무런 준비도 없이 현금거래 시장의 양성화를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현금거래 시장인 만큼 철저한 준비와 역기능 보완을 위해 오랜 기간 준비하고 심도 깊은 논의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규모만을 내세워 양성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와 같은 바람이 인기와 수익을 쫓는 국내 업체들에 무분별하게 번지지는 않을지에 대한 부분이다. 경쟁이 과도하게 심화되어 있는 국내 시장에서 업체들이 인기와 수익을 위해 현금 경매장 등의 시스템 탑재를 시행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 것이 사실. 업계는 게임 내 현금 경매장이 도입되면 게임 아이템에 대한 환전과 알선행위가 광범위하고 무차별적으로 이뤄져 ‘바다이야기’와 같은 사태가 벌어지지 않는다는 장담은 누구도 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바다이야기'는 당시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등급을 받은 합법적인 게임기였지만 진짜 화폐로 환전해주는 변질된 경품용 상품권은 전국을 도박장으로 만든 주범으로 변질됐다.

때문에 업계의 의식 있는 전문가들은 당장의 현금거래 시장 양성화 움직임보다는 지금부터라도 충분한 시간을 갖고 본격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현금거래 경매장 시스템에 대한 논의는 물론, 양성화에 대한 논의를 심도 깊고 지속적으로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대로 방치했을 경우 국내 업체들이 무분별하게 현금 경매장 시스템을 답습할 것은 물론, IMI의 ‘명품 온라인’과 같이 충분히 사행성이 우려되는 시스템이 등장할 경우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이후에 다시 양성화 논란이 자극적으로 불거질 우려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번에야말로 업계가 철저한 논의와 토론을 통해 현금거래 양성화 여부와 그 부작용을 막고 업계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 동안 현금거래 논란은 수도 없이 불거져 왔지만 그 때마다 단발적이고 근시안적인 논쟁만 되풀이 되어 왔을 뿐 이와 같은 논란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 해결책과 양성화에 대한 방안 등은 아무것도 마련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항상 단발적으로 논의가 끝나 왔기 때문에 논란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업계 전문가는 “당장의 이익을 위해 현금거래 시장 양성화 바람에 편승하는 몇몇 업체들은 이와 같은 움직임을 지양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국내를 대표하는 업체들은 이와 같은 입장을 견제하고 업계의 논의를 주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겜툰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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