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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주무부처까지……게임 산업에 ‘강제 기금 조성’법안

작성자 :	등록일 : 2013-06-18 오후 4:40:01

게임업계를 둘러싼 규제 법안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이제는 정부 타 부서뿐만 아니라 주무부처까지 게임 산업에 규제를 위한 법안을 만들고 있어 업계에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3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새누리당 박성호 의원 등 11인은 콘텐츠산업 진흥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해당 개정안은 전문 투자조합 출자 등 콘텐츠산업의 진흥을 위해 기금을 걷기 위한 법안을 추가하기 위함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상은 콘텐츠 개발 업체들에게 매출을 기준으로 강제 기금을 5%씩 징수한다는 것이 핵심 골자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법사위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의 의원들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콘텐츠 유통 콘텐츠 업계로부터 상상콘텐츠기금을 걷는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마련하면서 업계는 완전한 패닉에 빠졌다. 아직 게임사들의 매출 1%를 강제 징수하는 이른바 ‘손인춘법’도 해결되지 않은 마당에 주무부처가 업계의 기금을 걷겠다고 나선 것에 대한 충격은 더욱 배가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일 발의된 해당 개정안은 이 개정안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콘텐츠 유통을 통해 발생한 매출액의 5% 범위에서 부담금을 징수할 수 있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사실상 게임업계 죽이기에 타 부처 뿐만 아니라 주무부처인 문화부가 ‘숟가락’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문화부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법안에 해당되는 업체들은 연 매출 3백억 원 이상의 대기업들에만 징수를 할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 국내 콘텐츠 사업자, 혹은 게임업체들은 거의 대부분이 3백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업계 일각에서 “주무부처인 문화부가 게임업계를 저격하고 나섰다”라고 강하게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닌 셈이다.

△ 해당 법안이 액면 그대로 통과될 경우, 넥슨그룹에 소속되어 있는 업체들만 따져도 천문학적인 수준의 강제 기금을 내야만 한다. 국내 업체들은 ‘레드오션’화 되고 있는 국내 시장의 유지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극단적이지만 만약 해당 법률이 통과가 되면 넥슨이나 엔씨소프트만 합쳐서 1천억이라는 수준의 기금을 토해내야만 한다. 또, 게임업계 매출 상위 10개사가 부담하게 될 금액은 2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만약 기금이 걷혀질 경우 해당 기금의 사용 출처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손인춘 의원이 발의한 인터넷게임 중독치유법안 기금과 마찬가지로 수천억 원 수준의 기금이 마련되어도 해당 기금을 현 정부가 본래의 목적으로 온전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보장은 없다고 바라보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상위 10개 그룹이 만들어 내야 하는 한 해 기금 수준은 그야말로 천문학적”이라며 “넥슨의 경우 계열사들이 내야 하는 돈을 모두 합치면 국내 시장 유지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사실상 게임업계 해체를 바라지 않는 이상 이런 법안은 있을 수 없다”라며 분노했다.

손인춘법과 마찬가지로 비난 여론이 악화되자 법안을 대표 발의한 박성호 의원실은 언론을 통해 “5%라는 비율이 조정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사태를 관망하는 눈치. 그러나 순이익이 아닌 매출을 기준으로 기금을 출현해 적자 기업들에게도 강제 기금을 마련하라는 입장은 여전히 고수할 것으로 보여 업계 반발은 끊이지 않고 있다.

보수 정권의 거듭된 집권 하에서 계속해서 업계에 규제 일변도의 법안이 발의되자 업계는 현재 정권의 기조인 ‘창조경제’를 비롯해 비판적 해석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창조경제는 핵심 산업으로 콘텐츠 산업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성장을 강제 기금에서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라며 “작은 기업과 적자 기업들의 지원이 아니라 기금을 걷어 부작용을 막겠다는 생각을 먼저 하겠다는 것은 경제를 위하겠다는 자세가 아니”라며 비판의 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명박 정권에 이어 게임업계는 어쩔 수 없이 핍박을 받아야 한다는 자포자기식 여론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해당 법안에 대해 유진룡 문화부 장관은 1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토론회에서 “민간업체로부터 기금을 강제로 징수하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법안을 발의한 박성호 의원과 상의해 업계가 동의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혀 해당 법안의 수정을 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 다시 한 번 업계의 공동대응이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러나 업계는 문화부가 업계의 강제징수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사실상 해당 법안을 업계의 논의해 ‘어찌 되었든 강제징수를 하겠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겠다고 장관이 천명을 한 것이다.

법안 발의를 한 박성호 의원실 관계자 또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박 의원이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인 만큼 법안에는 문화부의 의견이 다수 반영되어 있다”라며 “기금 마련은 문화부의 의향이 100%반영되었다고 할 수 있다”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해당 법안은 문화부와 산하 법사위 의원들의 교감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업계의 의중이 반영된 수정사항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한 업계 전문가는 “주무부처가 반대하는 규제책도 그대로 통과되는 것이 현실인데 하물며 주무부처와 장관이 주도하는 법안이 수정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라며 유 장관의 ‘업계의 공조할 것’이라는 발언에 기대가 되지 않는다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부 타 부처가 아닌 주무부처가 강제 기금안을 마련할 의지를 내 보이고 있어 게임업계의 시름이 나날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업계의 공동 대응안이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