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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정부 e스포츠 부흥계획, ‘과연?’

작성자 :	등록일 : 2010-07-12 오전 11:46:31

최근 정부의 게임 산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 장관 유인촌)가 1998년 정식 출범 이래 12년 동안 발전한 e스포츠 산업을 육성시키고 도약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이른바 'e스포츠 이노베이션( e-Sports Innovation) 2.0' 이다.

문화부는 지난 8일 국민레저로서 e스포츠의 활성화와 글로벌화를 목표로 하는 e스포츠의 제 2의 도약, 'e스포츠 이노베이션 2.0 : e스포츠 중장기 발전계획(2010년~2014년)'을 서울 용산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발표했다. 이 계획은 문화부가 e스포츠의 중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올해인 2010년부터 4년 동안 중장기적인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것으로, e스포츠가 새로운 디지털 문화현상으로서 지난 10여 년간 산업적·문화적으로 거둔 성과를 평가하고 프로·특정종목에 편중된 한계를 넘어서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주요 전략과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문화부의 이런 정책 발표는 역시 최근 e스포츠계에 불어 닥친 승부조작 사건과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의 발매로 인해 점화되기 시작한 지적재산권 관련 갈등이 발생하면서 e스포츠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유인촌 장관이 직접 나서 의욕적으로 행한 이번 발표가 실효성이 있을지, 그리고 진정성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특히, 현 정부의 게임 산업 육성에 대한 일관성에 많은 의문을 품고 있는 업계 전문가들은 문화부의 갈지자 행보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문화부의 이번 발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발전한 e스포츠를 둘러싼 각종 위기론과 블리자드의 스타2의 발매로 인해 점화된 e스포츠의 지재권에 대한 갈등이 부각됨에 따른 새로운 정책 방향 설정이자 분위기 쇄신이라고 보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문화부 관계자는 “이번 중장기 발전계획은 e스포츠의 재도약이자 다양한 계층의 참여를 유도하는 ‘e스포츠 2.0’을 달성하기 위한 계기 마련”이라고 밝혔다.

물론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직접 나서 여러 문제로 인해 분위기가 뒤숭숭한 e스포츠 산업의 교통정리를 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업계 입장에서도 반가운 일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문화부의 이런 발표를 무작정 환영하는 것보다, 이전의 게임 산업 관련 정책들처럼 전형적인 이슈 만들기나 여론에 따른 형식적인 ‘급조 정책’에 머무르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내 e스포츠 경기장에서 e스포츠 중장기 발전계획에 대한 브리핑을 마친 뒤 던전앤파이터 시범경기를 하고 있다.

문화부는 과거에도 게임 산업에 대해 중장기적인 진흥 계획안을 다수 세워 게임 산업을 국가 비전 산업으로 키워 나가겠다는 의지를 여러 번 천명한 바 있다. 그러나 국내 온라인 게임 업계의 수출에 따른 산업이 성장하고 있는 과정에서 매년 게임 산업 진행을 목적으로 하는 각종 정부의 지원금은 줄어들고 있는 ‘말만 앞세운 이면’을 보여준 것이 사실이다. 문화부는 이번 e스포츠 진흥 정책에서도 국고 투입은 없이 민간의 재원을 모아 투자를 이끌겠다는 방침이다.

또, 문화부의 진흥 정책들도 그 실현과 실효성 없이 흐지부지되거나 겉만 번지르르한 ‘사탕발림’에 그친 것들이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세계 3대 게임강국으로 대한민국을 빛내겠다는 발표인 '2010 게임 산업 전략위원회'는 2012년까지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는 목표달성 시기가 2012년으로 유예되었다. 아무런 변화 없이 달성 시기만 살짝 변경된 행정이 이뤄진 것이다. 실질적으로 이 전략위원회가 내놓은 정책과 현안 등은 실질적으로 전무하다. 정부의 게임진흥이 말로만 앞서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e스포츠를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키워내겠다며 다양한 정책을 발표한 것이 ‘곧이곧대로’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밖에 없는 현실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일면으로는 게임의 과몰입 해소를 위한 기술적 보호 장치 도입을 위해 게임산업진흥법과 청소년보호법을 통해 입법을 추진하는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어 규제와 진흥의 법제와 정책이 얼마나 잘 어울릴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으로는 규제, 한편으로는 진흥을 외치는 것’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올 법 하다.

e스포츠 관계 전문가는 “상당히 달콤한 단어들로 구성되어 있는 정책이지만 그 실현 여부는 미지수”라며 “특히 문화부와 정부가 발표한 진흥 정책들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은 전례를 보면 젊은 층의 팬덤과 관심을 이끌기 위해, 그리고 여론을 의식한 정책 발표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게 사실”이라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특히 업계 전문가들은 문화부가 과거 게임업계 진흥책과 마찬가지로 ‘확실한 목표가 없는 두루뭉술한 정책’을 또 다시 내놓은 것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대부분의 정책들이 ‘~를 할 것이다’라는 무형적인 진행 방향만 제시되어 있을 뿐, 확실한 목표 수치나 유형적 진흥책은 결정되어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문화부가 발표한 이번 정책은 ▲'국민레저로서의 e스포츠 활성화' 및 '글로벌 브랜드화'를 목표로 5대 중점 추진전략 설정으로, 5대 중점 추진전략으로는 ▶ 국민레저로서 e스포츠의 확산 ▶ e스포츠와 게임 산업 간 연계 확대 ▶ e스포츠의 글로벌 리더십 강화 ▶ e스포츠의 지속성장 환경 조성 ▶ e스포츠 혁신모델 KeG의 국가브랜드화를 제시하고 있으며, 전략별 다양한 정책과제를 마련했다.

그러나 안으로 살펴보면, 대부분 확실한 목표 수치나 달성 목적은 없이 대부분 ‘e스포츠 활동 지원’이나 ‘지원 계획’, ‘환경 조성’, ‘보급, 갈등 해소’등이 주 내용들이다. 국내 e스포츠 시장의 정확한 시장조사 등이 정확히 이루어진 후에는 자연스럽게 달성 목표 등이 나왔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전 문화부가 내세웠던 진흥책들과 마찬가지로 ‘급조한 생색내기 정책’이라는 것이다.

△ 스타크래프트 이외의 장르 육성책은 과연?

그나마 확실하게 목표 체계를 밝힌 것은 KeG(Korea e-Sports Games: 대통령배 전국 아마추어대회) 조직위원회 사무국을 상설 운영하고, e스포츠 전국 시도지부를 설립하는 등 아마추어 e스포츠 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할 계획이라는 점이다. 또 생활문화로서 e스포츠 혁신모델 수립을 위해 e스포츠를 둘러싼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참여하는 'e스포츠 2.0 미래포럼'을 구성해 운영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구성과 운영 방안 등 구체적인 내용과 자세한 계획은 미지수다.

업계 전문가는 “가장 급한 것은 블리자드와 국내 e스포츠 업계와의 지재권 협상인데 문화부는 당사자들 간의 협의만을 바라보겠다는 입장”이라며 “e스포츠 진흥법도 국회에 계류 중이고, 콘텐츠 산업 분쟁조정위원회가 저작권 문제를 둘러싼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데 두루뭉술한 진흥책은 실효성이 없을 것이 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국내 e스포츠 현황과 정확한 실태 파악이 가장 중요할 것인데 문화부가 이런 것이 되어 있는지 의문이며, 스타크래프트 이외의 종목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운영시킬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겜툰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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