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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게임시장 양극화, 중소업체 ‘성장세 둔화’

작성자 :	등록일 : 2010-08-27 오후 11:49:26

국내 게임업계의 양극화가 2010년 들어 더욱 심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선두권 업체들은 급격한 상승세를 타거나 혹은 현상 유지에 성공하며 계속된 성장과 ‘몸집 불리기’를 거듭하고 있는 반면, 중소 업체들이나 중위권 매출을 내고 있는 업체들의 성장세는 둔화되어 ‘빈부의 격차’를 크게 느끼고 있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선두권 업체들의 상반기 실적들에 따르면, 대형 게임사들의 경우 대부분 2009년에 이어서 2010년에도 꾸준히 실적 호조를 이어 온 상승 그래프를 계속해서 그리는 모습을 보인 반면, 2위권 그룹에 있는 업체들과 상대적으로 매출이 적은 업체들은 실적이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며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어 왔던 ‘자본력을 중심으로 한 양극화 우려’가 심화되어 가는 현상을 그리고 있다.

특히, 대형 게임사들의 성공이 자체적인 새로운 게임 개발과 그에 대한 성공이 아닌, 이미 성공 가도를 그리고 있는 중소 게임을 막대한 자금력으로 인수하거나 혹은 개발력을 갖추고 있는 중소 개발사를 인수해 자사의 신작 프로젝트에 참여시키는 등의 사업 전개로 막대한 실적을 올리고 있어 게임시장의 자본력에 따른 양극화 우려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상반기 선두권 업체들의 컨퍼런스 콜 등에 의하면, 엔씨소프트, 넥슨, NHN한게임, 이른바 ‘온라인 게임업계 3N'이 대부분 실적을 유지하거나 계속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3개 대형 업체들뿐만 아니라 2009년부터 지속적인 상승세를 그리고 있는 네오위즈게임즈 역시 2010년 상반기 계속해서 창사 이래 최대 매출 신기록을 경신하며 가파르게 성장, 선두권 업체를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를 그리고 있다.

한편, 중소 업체들 대부분은 실적 하락을 맛봤다. 특히 네오위즈게임즈의 가파른 상승세를 지켜 본 2위권 그룹의 대표적인 게임업체이자 네오위즈게임즈의 라이벌인 CJ인터넷은 이렇다 할 반등요소 없이 상반기 실적이 급격하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CJ라는 대기업의 계열사마저 실적하락을 통해 ‘양극화 현상’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 네오위즈게임즈는 가파른 상승세로 1위권 그룹과의 대등한 위치에 섰다

CJ인터넷뿐만 아니라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YNK코리아, 엠게임, 한빛소프트 등 대표적인 중견 업체들의 실적은 대부분 하락했다. 이들 모두 캐시카우가 되고 있는 간판 온라인 게임들의 수명이 너무 오래되었고, 간판 온라인 게임의 뒤를 잇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오랫동안 찾지 못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실적 부진이 찾아 온 것이다.

CJ인터넷의 경우 간판 게임이라고 할 수 잇는 ‘서든어택’과 ‘마구마구’의 뒤를 잇는 새로운 히트작을 발굴하는 데 계속해서 실패하고 있으며, YNK코리아의 간판 게임인 ‘로한’역시 회사의 새로운 성장을 담보하기에는 너무 오랜 시간이 흘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엠게임의 ‘열혈강호 온라인’, 한빛소프트의 ‘그라나도 에스파다’등이 모두 마찬가지다. 장기적으로 회사의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신작의 발굴이 너무 늦어지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부침이 올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중소 업체들의 이런 ‘새로운 캐시카우 발견 불발’은 시장에 쓸 만한 퍼블리싱 게임들, 혹은 양질의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개발력을 갖춘 스튜디오 등을 대형 게임업체들이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싹쓸이’해 가고 있기 때문에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은 중견 업체들의 부진과 새로운 게임 미등장에 대한 ‘항변’으로 충분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중견 업체들을 흡수해 나가는 대형 게임 업체들의 M&A는 2010년에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던전앤파이터’로 유명한 네오플을 인수해 그 이후 최고의 주가를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넥슨은 ‘아틀란티카’로 유명한 엔도어즈와 ‘데카론’과 ‘서든어택’으로 유명한 게임하이의 피인수를 최근 마무리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세븐소울즈’의 씨알스페이스를, 엔씨소프트는 ‘펀치몬스터’의 퍼블리싱을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가 아예 개발사인 넥스트플레이를 인수해 버렸다.

이처럼 MMORPG 뿐만 아니라 시장에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캐주얼 게임마저 ‘독식’을 하다 보니 막상 중소 게임사들이나 중견 게임사들이 퍼블리싱을 하거나 서비스를 할 수 있을 만한 ‘선택권’이 엄청나게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다. 자연스럽게 자체 개발 게임이나 웹게임 퍼블리싱으로 방향을 선회할 수밖에 없는 것. 최근 중소 업체들이 다양한 신작을 시장에 내놓는 대신 틈새시장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 이유다.

△ 엔씨소프트는 펀치몬스터의 개발사인 넥스트플레이를 인수했고, 펀치몬스터의 성공적인 런칭으로 인해 엔씨소프트는 많은 효과를 누리고 있다

문제는 이런 대대적인 인수 현상으로 인해 대형 게임사들은 막대한 성과를 거두며 ‘양극화 현상’을 더욱 두드러지게 하고 있고,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는 대형 게임사들은 가능성이 있거나 장래성이 있다고 생각되는 M&A를 멈추지 않을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 2/4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엔씨소프트의 이재호 CFO는 “가능성 있는 업체나 게임이 있다면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인수합병에 대한 적극적인 의사를 다시 한 번 피력하기도 했다.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중견 업체들은 자체 개발력과 투자로 만들어 진 게임들의 성공적인 런칭을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또,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중국산이나 웹게임 등을 퍼블리싱하며 시장의 반전을 노릴 복안이다. 한빛소프트의 경우 자체 개발 게임인 ‘미소스’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엠게임의 경우 MMORPG ‘아르고’가 시장에서 성공적인 런칭을 실시한 만큼 중견 업체들의 양극화 현상에 대한 돌파구에 대한 ‘모범답안’이 나올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시장에 존재하고 있는 ‘사냥감’을 공룡 업체들이 모두 독식하는 것은 분명히 문제”라며 “그러나 이들 역시 자체적인 새로운 생산 동력을 꾸준히 발견하고 시장에서 성공시키는 수완을 발휘한 만큼, 중견 업체들의 자체적인 게임 개발력이나 퍼블리싱 능력을 키워야 하는 때가 왔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