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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게임 INSIDE 9화- 뱁새와 황새의 경주

작성자 :	등록일 : 2010-12-17 오후 4:54:40

2008년부터 닌텐도라는 이름은 국내에서 게임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다 아는 이름이 되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닌텐도’라고 말하면 그것은 작고 네모난 게임기를 말하는 것이었다. ‘닌텐도DS'라는 정식 명칭을 모르더라도 최소한 ’닌텐도‘라는 이름을 알고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는 정말 대단한 발전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게 많은 이들이 닌텐도라는 이름과 그 구매처를 알아보고 어떤 게임들이 재미있는지를 따져볼 만큼, 닌텐도가 불고 온 센세이셔널은 정말 대단한 것임에 틀림이 없었다. ‘게임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을 게임이라는 소재로 이목을 돌리기 위해선느 어떻게 해야 하는가’의 정석을 닌텐도라는 회사가 보여준 것이라 할 수도 있었다.

온라인 게임이 ‘흥하고’있기는 하지만 불과 10년 전에는 게임의 불모지라고 할 수 있었던, 그리고 여전히 패키지 게임은 무덤이라고 불리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닌텐도라는 회사의 이름이 대중적으로 알려지고 있다는 사실은 그야말로 게임인들에게 감개무량한 사실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그랬으니 닌텐도의 국내외에서의 인기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르는 그것임에 틀림이 없었으며, 2008년과 2009년에는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기업’에 올랐다. ‘잘나가는’구글과 애플도 당시엔 2위와 3위에 머물렀으니, 닌텐도라는 이름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잘 알 수 있을 만한 부분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의 닌텐도는 스마트폰의 등장과 맞물려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한다. 라이벌이자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MS의 Xbox360가 절찬리에 판매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태블릿과 스마트폰의 등장은 닌텐도에 위기의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는 얘기다. 한 마디로 말해서, 세계적인 트렌드와 흐름을 정확히 읽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닌텐도의 위기가 왔다는 것.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지만, 이런 내로라하는 대기업들도 시대의 흐름에 대한 적절한 대처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런 흐름에 나름대로의, 명쾌하고 확실한 대처를 하지 못하면 도태되기 쉬운 것이다. 하물며, ‘한 우물만 파도 살아남기 힘든’중소기업들 입장에서는 어떠랴!

태생적인 환경이 완전히 갈리는 경우는 너무나 많다. 인간사에서도 이련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부모님들의 재산이 많은가, 그렇지 않은가에 대한 여부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을 시작하는 출발선이 완벽히 다르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물론, 매우 직관적이고 단순한 사례라 할 수 있으나 대한민국에서는 이보다 더 확실한 사례는 없을 게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 할 수 있지만-후자가 본인이기 때문애-전자는 황새, 후자는 뱁새가 되는 것이다. 물론! 황새가 태생적인 장점만을 믿고 나태하고 방탕한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를 살다 뱁새에게 추월을 허용하여 ‘세상에 꾸준한 노력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라는 교훈을 이야기하는 사례도 있다. 그러나, 그런 훈훈하고도 뿌듯한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황새가 뱁새의 추월을 허락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의’이야기의 결말이다.

때문에, 우리 모두는 황새가 되기를 바라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는 법. 선택을 받는 황새는 따로 있다.

△ 국내를 대표하는 중견급 게임사인 엠게임의 차기 간판 게임이 될 열혈강호 온라인2. 전작은 캐주얼성을 강조해 성공한 게임이 되었지만, 후속작은 리얼사이즈에 블록버스터 무협 게임을 표방하고 있다. 전작은 WOW가 흥행할 시기에 틈새 시장을 노려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그러나 열혈강호2가 등장할 시기에 테라, 블레이드앤소울, 아키에이지, 디아블로3 등과 정면 대결했을 때의 결과는 장담하기 어렵다.

왜 갑자기 황새니 뱁새니 새가 날아드는 이야기를 하고 있냐고? 게임업계 역시 황새와 뱁새가 존재하고 있다. 황새는 한 걸음을 내딛으면 엄청난 거리를 뛸 수 있는 황새는 바로 엄청난 자본력과 시장 장악력을 갖추고 있는 메이저 게임사들이고, 뱁새는 그 밑에서 열심히 그 뒤를 따라가고 있는 중소기업 게임 개발사들, 혹은 2위권 그룹 게임사들이다(물론 이들이 태생적으로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메이저 게임사들은 최근의 게임 시장의 반응에 매우 행복해 하고 있을 것이다. 지스타 2010에서처럼, 엄청난 유저들이 호응과 반응이 온라인 게임사들을 둘러싸고 있기 때문이다. 규제가 어떻고 저떻고, 신데렐라법인지 효녀 심청이 법인지 뭔지가 언급이 되고 있지만 게임사들의 사업 전개의 온도는 아무런 영향을 받고 있지 않는 듯 하다. 오히려 다수의 1위권 ‘황새’들은 성장 일로를 계속해서 걷고 있고 시장에 엄청난 기대를 받고 있는 인기 기대 신작들의 런칭을 다수 준비하며 뜨거운 용광로를 방불케 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뱁새들은 어떨까. 물론, 이름 있는 중견 게임 그룹들은 분발하고 있다. 중견 게임들 역시 히트작이 존재하고 있는, 개발 역량이 충분히 있는 게임사들인 만큼 기대 신작들의 이름을 리스트 업 시켜놓고 있다. 그.러.나. 과연 이들 뱁새들이 황새들과의 경쟁에서 추월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여부는 확실히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부분임에 틀림이 없다.

많은 게임사들이 흥행을 하고 있고, 또 성공적인 사업 전개를 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게임사들도 많다. 특히, 중견급 게임사들의 실적은 ‘매우’아쉬운 수준이다. 게임업계의 양극화가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은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메이저 게임사들도 최근 게임업계의 트렌드나 젊은이들의 감성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래서 실적이 떨어지고, 위기를 맞이하곤 합니다. 탄력적인 대응이 가능한 역량을 여러모로 갖춘 메이저 게임사들도 그럴 진데, 그 밑에 위치하고 있는 게임사들은 더하면 더한 게 사실이죠. 한 우물만 파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은데……”한 중견 게임 개발사에 소속되어 있는 개발팀장의 말이다.

게임업계 ‘3N'을 포함한 메이저 게임사들을 게임업계 1위권 그룹이라 한다면 그 아래의 네임벨류는 있지만 1위권 그룹과는 현격한 매출과 규모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게임들을 2위권 그룹이라고 할 만 하다. 이들 2위권 그룹, 중견 게임사들은 대부분 1~2개 정도의 간판 히트작을 만들고 그에 준하는 후속작을 만들지 못하고 부진을 겪고 있는 것이 현재의 대부분의 실정이다. 왜 그럴까. 그것은 이들이 히트작을 만들었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경쟁의 첨예함이 도를 넘고 있기 때문이다.

△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는 온라인 게임 초창기의 대박 게임 중 하나였다. 그러나 그 영광을 다시금 불러오기 위해 만들어 진 라그나로크2는 전작의 기대마저 너무나 큰 ‘실망’을 하게 만든 대표적인 케이스였다.

하나의 간판 히트작을 만들었을 때 회사가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가에 대한 ‘맛’을 본 게임사들은, 대부분 그에 준하는 후속작들을 만들기 위해, 그리고 메이저 게임사들과의 경쟁에도 뒤처지지 않을 정도의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과 역량을 집중한다. 하지만 그것은 쉽지 않다. 이미 많은 메이저 게임사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황새들과의 경쟁이 더욱 그 밀도를 더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막대한 자본금을 들여 대세의 흐름을 선도하고 있는 메이저 게임사들의 신작들을 ‘따라가는’모습은 애처롭다고 여겨지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메이저 게임사들은 작은 연못에 사는 황소개구리처럼 닥치는 대로 역량 있는 중소규모의 게임사들을 인수합병하고 있다. 한 마디로, 변화하는 트렌드에 탄력적인 대응마저도 가능한 ‘전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이 무슨 ‘치사한’일인가!

또, 이 게임사 중의 간판 게임들은 흥행 당시 대작들 속에서 ‘틈새시장’이나 해외 시장을 공략해 성공한 것들이 있다. 그러나 현재는 뻑적지근한 대작들이 ‘판’을 치고 있는 상황에 시장에 ‘전면전’을 선포하고 있으므로 아무래도 유저들의 눈에는 차지 않는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말하자면, 현재의 시장은 뱁새들이 황새들의 뒤를 쫓아갈 수 있는 환경으로는 더욱 ‘빡새졌고’, 그러므로 그 차이를 좁히기 위해 뱁새들은 아무래도 무리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뱁새들이 가랑이를 찢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성공은 해야겠는데, 과거 성공의 요인으로 꼽혔던 틈새시장과 장점으로 꼽힌 부분들은 모두 레드오션화 되어 있는 상태.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은 점차 ‘바늘구멍’이 되고 있는 가운데 메이저 게임사들의 한걸음 한걸음은 부담스러운 것임에 틀림이 없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 들어 중견급 게임사들이 내놓는 상품들의 호응도가 높은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혹은, 과거의 영광과 현재의 자신들을 있게 한 게임의 후속작들은 시장에서 그리 큰 호응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훌륭하고 충분한 역작이었던 전작을 해 봤던 유저들의 기대감이 후속작에까지 미쳐 그것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게임에 대한 콘텐츠가 상당한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중견 게임사들의 운영이나 서비스, A/S등이 문제가 되어 그 콘텐츠의 퀄리티가 충분히 시장에서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런 부분들은, 역시 중견 게임사들의 ‘무리수’가 충분히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공한 뱁새’들의 케이스를 다시금 곱씹어 봐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 괜찮은, 그리고 충분히 할만 한 콘텐츠를 갖추고 운영과 런칭 사후 처리가 ‘막장’이었던 탓에 그 인기가 바닥을 친 헬게이트. 게임은 자체 콘텐츠의 재미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특히 최근 급성장한 ‘만년 2위 그룹’이었던 네오위즈게임즈의 사례는 중견급 게임사들이 충분히 곰곰이 새겨봐야 할 부분이 있음에 틀림이 없다. 단순히 한 게임이 중국 시장에서 ‘대박’을 쳤다는 것만으로 그들의 성공을 폄훼해서는 안 되는 부분들이 많다. 많은 이들이 간과하고 있던 시장이라든가, 혹은 콘텐츠를 터뜨렸다는 점에 있어서는 그들의 눈썰미만은 인정해야 한다.

2010년을 넘어서, 2011년에도 산업을 지탱하고 있는 중견급 게임사들의 신작 러시는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에서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연 초부터 대작들이 시장을 주름잡을 것이며, 이들을 피해 절묘한 타이밍에 게임을 런칭하겠다는 생각은 이제는 버리는 것이 좋다. 보통의 경쟁력을 갖춰서는 황새는 뱁새를 따라갈 수 없다. 뱁새와 황새의 경주가 ‘뻔 한 결말’로 끝나지 않기 위해선, 뱁새들의 선견지명이 필요하다.

겜툰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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