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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e스포츠 만평] 프로 선수가 아마추어 팬 ‘폄하(貶下)’하는 LC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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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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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1-06-04 오전 8:19: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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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엇 게임즈(이하 라이엇)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 이하 LoL)’ 국내 정규 e스포츠 대회 ‘2021 LoL 챔피언스 코리아(Champions Korea, 이하 LCK)’가 오는 6월 9일 개막을 앞뒀다. 그런데 개막 전 일부 선수들이 아마추어 팬을 폄하한 정황이 밝혀져 논란이 됐다.
지난 6월 1일 ‘LCK’ 참가 팀인 리브 샌드박스 소속 원거리 딜러 ‘프린스’ 이채환 선수는 방송 중 담원 기아 미드 라이너 ‘쇼메이커’ 허수, 정글러 ‘캐니언’ 김건부 선수와 이야기를 나눴다. 이 와중에 담원 기아 원거리 딜러 ‘고스트’ 장용준 선수와 같은 팀 서포터 ‘베릴’ 조건희 선수가 하던 대화가 방송을 탔다.
대화에서 ‘베릴’ 조건희 선수는 “이 사람 룰루 서폿인데 Q 3개 찍는다”라며 “제가 봤는데 라인전에서 하는 게 뒤에서 쉴드 밖에 안 준다”라고 말했고 ‘고스트’ 장용준 선수는 “나도 룰루 한 다음에 뒤에서 쉴드만 줘야 되겠어 그냥”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LoL’ 전(前) 프로 선수이자 현재 BJ로 활동 중인 ‘폰’ 허원석과 ‘오뀨’ 오규민이 나눈 대화도 구설에 올랐다. ‘폰’ 허원석은 “나는 서폿 챌(챌린저)는 인정 안한다”라고 말했고 ‘오뀨’ 오규민은 “서폿 여자챌은 기대는 안 되고 못 미덥다”라고 말했다.
두 선수와 두 BJ가 언급한 인물은 6월 1일 ‘LoL’에서 서포터로 챌린저를 달성한 스트리머 ‘순당무’ 전수진이다. 이튿날 ‘순당무’는 방송에서 두 선수가 나눈 대화를 확인 후 “(‘베릴’ 선수) 영상도 챙겨 보고 많이 배웠는데, 프로 선수들 보기엔 내가 부족한 점이 보이니까 그렇게 말하는 거 같다”라고 전했다.
전직 ‘LoL’ 프로 선수와 현직 프로 선수가 나눈 대화를 두고 유저 커뮤니티는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프로, 전 프로가 일반인을 폄하한 점과 팬을 뒷말한 점, 일반인 챌린저 달성을 무시한 점 등이 비판받았다.
유저들은 “축구로 따지면 손흥민 선수가 조기 축구 아저씨를 비하하는 꼴”이라며 프로 의식 결여를 지적했다. ‘순당무’가 평소 ‘베릴’ 조건희 선수 플레이를 좋아해서 보고 배운다고까지 언급한 만큼, ‘베릴’ 조건희 선수가 자신을 좋아하는 팬을 특정하고 지목해서 뒷말한 점이 크게 비판받고 있다.
프로가 일반인이 달성한 챌린저를 무시하는 듯한 발언도 적지 않은 비판을 받고 있다. ‘LoL’에서 챌린저는 상위 0.013% 정도로 뛰어난 실력 지표다. 하지만 프로 선수와 프로 출신이 이런 성과를 무시한 점은 챌린저 이하 브론즈, 골드, 플레티넘, 다이아몬드, 마스터, 그랜드 마스터인 유저 대다수를 평소 무시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이후 ‘폰’ 허원석, ‘오뀨’ 오규민은 SNS를 통해 사과문을 게시했다. 담원 기아도 6월 2일 팀 SNS를 통해 사과했다. 사과문에서 담원 기아는 “두 선수는 해당 인물에 대한 사과 의사를 밝혔고 이에 해당 인물과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사과하는 뜻을 전달했다”라며 “해당 인물께서는 무례함에 대해 너그러이 용서하는 답변을 주셨고 향후 담원 기아는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소양 교육을 진행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겠다”라고 전했다.
논란에 관계된 전·현직 프로 선수 중 세 명(‘폰’ 허원석, ‘고스트’ 장용준, ‘베릴’ 조건희)은 ‘롤드컵’ 무대에서 우승해 ‘세계 최강’ 타이틀을 달았던 바 있다. ‘LoL’에서 정점을 찍은 선수들이라 발언이 가져올 파급력이 절대 작지 않다. 이 때문에 논란 과정을 지켜본 유저 사이에서는 크게 실망하는 기류가 감돌고 있다.
전통 스포츠에서는 프로 선수가 되려면 1군, 2군, 3군과 그 이하 아마추어까지 개인 전적에 따라 단계를 밟아 나간다. 그러나 온라인 게임을 기반으로 한 e스포츠는 프로와 아마추어 경계 없이 게임 내 실력으로 순위를 매기고 이를 통해 팀에 입단해 프로 선수가 될 수 있다.
‘LoL’을 비롯한 전 세계 e스포츠 대부분이 이렇게 발전해 왔다. 우선 유저 사이에서 게임이 인기를 얻은 후 e스포츠 리그가 출범하고, 여기에 출전할 프로팀이 하나둘 창단된 후 실력이 뛰어난 유저 중에서 프로 선수가 탄생했다. e스포츠 근간에는 유저가 있는 셈이다.
이번 논란은 프로 리그가 존재하는 스포츠에서는 절대 발생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 유저 덕분에 ‘프로 선수’라는 지위를 얻은 이들이 유저가 이룬 성과를 폄하했기 때문이다. 당사자 간 사과와 화해로 일단락되기는 했으나 전·현직 프로 선수가 함께 논란에 휩싸인 점은 두고두고 유저 사이에서 회자될 ‘LCK 흑역사’가 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그림 텐더 / 글 겜툰 박해수 기자(caostra@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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