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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게임 만평] 밸브 스팀 덱, ‘하드웨어 흑역사’ 끝낼까

작성자 :	등록일 : 2022-02-07 오전 7:43:43

세계 최대 PC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을 운영 중인 미국 게임사 밸브 코퍼레이션(이하 밸브)이 휴대용 게이밍 UMPC(Ultra-Mobile Personal Computer) ‘스팀 덱(Steam Deck)’ 출시일을 2022년 2월 25일로 확정했다. 곧바로 예약 구매를 진행, 2월 28일부터 배송을 시작한다.

‘스팀 덱’은 스팀 내 입점한 다양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게이밍 UMPC다. AMD와 협력해 만든 ZEN 2 4코어 8스레드(2.4-3.5GHz) CPU와 8x RDNA 2 CU(1.0-1.6GHz) GPU, 16GB 메모리(LPDDR5)를 탑재했다. 저장 공간은 64GB eMMC, 256GB NVme SSD, 512GB NVMe SSD와 고속 마이크로 SD 슬롯 1개를 지원한다.

기본 저장 공간에 따라 가격이 나뉘는 점이 특징이다. 64GB 모델은 399 달러(약 48만 원), 256GB 모델은 529 달러(약 64만 원), 512GB 모델은 649 달러(약 78만 원)다. 모든 모델은 휴대용 케이스를 지급하고 256GB 모델은 스팀 커뮤니티 프로필 독점 꾸러미, 512GB 모델은 반사 방지 에칭 유리와 전용 가상 키보드 테마를 추가 제공한다.

2021년 11월 25일 국립전파연구원으로부터 전파인증(인증번호 R-C-V1V-1010)을 받기도 했다. 기기 명칭은 특정소출력 무선기기(무선랜을 포함한 무선접속시스템용 무선기기, 5150∼5350㎒, 5470∼5850㎒ 주파수 대역)다. 이에 따라 국내 출시도 예상됐으나 과거 밸브가 국내 전파 인증은 받고 제품을 출시하지 않은 사례(인덱스, 스팀 컨트롤러)가 있어 국내 출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밸브가 게이밍 하드웨어를 내놓은 건 ‘스팀 덱’이 처음은 아니다. 2015년 게이밍 PC ‘스팀 머신(Steam Machine)’, 게임 컨트롤러 ‘스팀 컨트롤러(Steam Controller)’, 스트리밍 전용 하드웨어 ‘스팀 링크(Steam Link)’, 2019년 VR HMD ‘인덱스(Index)’를 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모든 제품이 큰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스팀 머신’은 처음 정보가 공개될 때는 콘솔 게임기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정식 출시 후에는 스팀 OS(리눅스 기반)를 탑재한 PC라는 게 밝혀졌다. 가격 거품을 상당히 뺀 브랜드 PC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콘솔 게임기나 조립 PC와 비교하면 사양이 높지 않고 최적화도 부족해 흥행에 실패했다.

‘스팀 컨트롤러’는 ‘스팀 머신’과 함께 나온 게임 컨트롤러다. 모든 스팀 게임과 작동하도록 설계됐고 컨트롤러를 지원하지 않는 고전 게임까지 키보드/마우스로 인식해 플레이할 수 있도록 제작된 획기적인 제품이다. 그러나 허술한 마감과 조작이 어려운 디자인, 복잡한 매핑(키 설정) 등으로 유저들로부터 외면받았다. 2019년 추수감사절 세일 때 5 달러(약 6천 원) 땡처리로 단종됐다.

‘스팀 링크’는 스팀을 설치한 PC에서 TV, 스마트폰, 태블릿 등으로 게임을 스트리밍해주는 기기다. 1080P 해상도와 60프레임을 지원한다. 출시 직후에는 20 달러(약 2만4천 원) 수준으로 판매돼 인기를 끌었으나 최근에는 125 달러(약 15만 원) 수준으로 가격이 올랐다. 스팀 자체 스트리밍 ‘리모트 플레이(Remote Play)’ 성능이 좋아 사장된 기기다.

‘인덱스’는 밸브가 개발하고 출시한 VR HMD다. 자유도 높은 컨트롤러와 핸드 트래킹이 유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조이스틱 쏠림, 헤드셋 소리 불량, 손에 땀이 날 때 인식 불량 발생 등 내구성 문제가 드러났고 밸브는 무조건 교환으로 이에 대응하고 있다.

이처럼 밸브가 내놓은 게이밍 하드웨어는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모든 제품이 출시 전에는 유저들로부터 큰 기대를 받았으나 실제 제품이 나온 후엔 유저 사이에서 비판받았다. ‘스팀 덱’도 출시 전인 현재는 유저 기대치가 높아 출시 후에는 기존 밸브 게이밍 하드웨어들과 마찬가지로 혹평이 나올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수년간 게이밍 하드웨어 시장에 꾸준히 도전한 밸브가 휴대용 게이밍 UMPC ‘스팀 덱’을 2월 25일 정식 출시한다”라며 “스팀 게임 연동, 타사 PC 게임 플랫폼 지원, 멀티 OS 부팅을 통한 모바일 게이밍 경험 제공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있는 만큼, 그간 밸브가 겪은 ‘하드웨어 흑역사’를 끝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라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겜툰 박해수 기자(caostra@gamtoon.com)